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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알박기를 없애려면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정부가 16일 공공기관장 5명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또 다른 기관장 12명은 경고 조치 대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이다. 기관장 17명에게 인사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1984년 공공기관 평가가 시작된 뒤 가장 많은 숫자다. 그런데 17명 가운데 16명이 전임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이다. 자연 윤석열 정부가 ‘알박기’ 인사를 솎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속 조치로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대폭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장 알박기는 해묵은 논란거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를 두고 전·현 정부가 으르렁댄다. 보수·진보가 다르지 않다. 참 소모적이다. 이를 해결한 방안은 없을까? 차라리 이럴 바에야 대통령 임기와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공기업은 사실상 ‘공신전’ 조선 태종 이방원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을 통해 전권을 장악한다. 이때 이복동생 방석과 정도전이 살해된다. 방원은 큰 공을 세운 29명에게 정사(定社)공신이란 칭호를 내렸다. 공신은 죄를 지어도 용서받았다. 요즘 말로 하면 면책특권이다. 1등 공신 12명에겐 상으로 전(田) 200결(結), 노비 25명 등을 하사했다. 공신전의 전통은 형태를 달리할 뿐 지금도 살아있다. 다만 땅이 공공기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군부독재 시절엔 군인들이 공공기관장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빈번했다. 민주화 이후엔 정치인 몫으로 돌아갔다. 대통령 후보가 되면 대형 캠프를 꾸린다. 자기가 민 후보가 이기면 한 자리 차지하려는 이들이 캠프에 합류한다. 일부는 정치판으로 가고 일부는 고위공무원이 되지만 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때 공공기관 이사장, 사장, 감사만큼 캠프 출신 인사들을 다독이는 데 요긴한 자리도 없다. 통상 임기 3년 동안 연봉 수억원을 챙길 수 있어서다. 이러니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공공기관 낙하산 투하가 끊이지 않는다. ◇직권남용·블랙리스트 부작용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공공기관장 임기는 통상 3년이다. 임기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권말 낙하산이 늘 알박기 말썽을 부른다. 전 정권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이 버티면 이를 솎아내려 종종 무리수를 둔다. 그러다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2022년 1월 대법원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그는 산하 공공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했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을 갈아치우려다 생긴 일이다. 연초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백 장관 등은 정당한 사유 없이 산하 공공기관장한테 사표를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한덕수 총리도 직권남용 논란에 휩싸였다. 한 총리는 작년 6월 기자간담회에서 국책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바뀌어야지. 우리하고 너무 안 맞는다"고 말했다. 며칠 뒤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인 홍장표 당시 KDI 원장은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을 이유는 없다"며 물러났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한 총리가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기관장 임기 정책에 변화가 없는 한 정권 교체기에 나타나는 직권남용 또는 블랙리스트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무자격 낙하산도 채용 비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채용 비리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무총장 등 고위간부 자녀들의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졌다. 종종 민간 기업들도 특혜 채용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 누군가 연줄을 동원해 은행이나 공기업처럼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특히 청년층이 분노한다. 대기업 노조가 자녀를 특혜 채용할 것을 요구해도 욕을 먹는다. 곰곰 생각해 보자. 정권을 잡으면 대선 캠프 인사, 곧 자기 사람을 연봉이 센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줄줄이 내려보낸다. 형식상 공개 채용 절차를 밟지만, 정권에 줄을 댄 인물을 낙점한 경우가 흔하다. 정치밖에 모르는 문외한을 보낼 때도 있다. 이를 보은인사라고 한다. 공공기관 임원 인사에 엄격한 채용 비리 잣대를 대면 특혜투성이, 비리투성이다. ◇우상호식 해법 작년 7월 우상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임기제 공무원의 임기와 대통령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 위원장은 "어떤 자리든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철학과 노선을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부기관을 짜는 것은 맞다"며 "임기가 자꾸 불일치하고 이에 따라 거취 논란이 반복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임기제 공무원 대상을 분명히 정한 뒤 예컨대 임기를 2년 6개월로 맞춰 대통령이 취임 초에 한번, 집권 후반기에 다시 한번 임명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아이디어는 여당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흐지부지된 상태다. 특별법을 제정하려면 여야 간에 미리 손 볼 곳이 많다. 대표적인 임기제 공무원으로 방송통신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이 있다. 이들의 임기는 3년이다. 대통령 임기와 어긋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방통위와 권익위는 위원장 교체를 두고 갈등이 진행 중이다. 특별법의 목적이 국정철학 공유에 있다면 임기제 공무원의 범위에 한국전력 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 공공기관장을 포함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알박기 논란과 신·구 정권 충돌을 막을 수 있다. 특별법에 공공기관장 임기와 자격 등을 담으면 불공정 채용을 둘러싼 시비도 줄일 수 있다. 공기업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유능한 직원이 톱 매니지먼트에 오르는 게 상책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공기업의 목적, 지분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집권세력의 간섭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현실을 인정하고 ‘우상호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게 고질적인 소모전을 줄이는 방편이 될 수 있다.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지표 말하는 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지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임 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이창근 책임연구원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16일 제195회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이창근 책임연구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원장의 임기는 19일부터 3년이다. 이 원장은 1982년 충북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1985년 화학공학 석사를, 미국 리하이대학교에서 1994년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원장은 1985년 에너지연에 입사해 부원장, 기후변화연구본부장, 고효율청정에너지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운영위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의원 등을 맡고 있다. wonhee4544@ekn.krclip20230616144123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임 원장 연합연합

[기자의 눈] 잘 키운 ‘검은사막’, 열 ‘신작’ 안부럽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검은사막은) 코카콜라, 아이폰과 경쟁하는 한국 브랜드.", " 10년 가까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펄어비스의 지속적인 노력이 대단.", "한국 전통과 설화를 담은 한 편의 러브레터." 펄어비스의 PC·콘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과 신규 업데이트 ‘아침의 나라’에 대해 해외 미디어들이 앞다퉈 내놓은 반응이다. 2014년 말 오픈베타 서비스에 이어 2015년 7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검은사막은 전 세계 150여 개국 12개 언어로 서비스되는 글로벌 흥행작이다. 검은사막의 장기 흥행 요인으로는 가장 먼저 유저 친화적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펄어비스는 모험자(검은사막 유저명칭)들의 건의 사항을 반영한 라이브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매달 상세 내용을 게시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공들인 피드백은 모험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소통의 결과, 모험가들의 개발진에 대한 신뢰는 굉장히 두텁다. 지난달에는 2019년 시작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직접서비스 4주년을 기념해 모험가들 자체적으로 지하철 광고를 게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4호선 평촌역 광고판에는 모험가들의 애정과 응원 어린 축하 메시지가 담겼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펄어비스 전체 매출에서 검은사막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인건비 영향에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검은사막만 보면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1분기 쌍둥이 클래스 ‘우사’와 ‘매구’ 업데이트 효과로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각각 330%, 430% 증가했다. 3월 국내 선보인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된다. 게다가 지난 14일 ‘아침의 나라’ 글로벌 출시로 해외 매출 비중 70%가 넘는 펄어비스의 글로벌 성과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검은사막이 북미·유럽 매출 비중 50%를 넘길 만큼 서구권에서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검은사막은 최근 중국 서비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기대 신작 ‘붉은사막’, ‘도깨비’ 등의 출시 연기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다만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붉은사막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펄어비스의 도약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PD가 대규모 유저 행사에서, 행사가 끝났음에도 무대에서 내려와 유저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던 일화는 지금도 모험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검은사막의 유저 친화적 운영 노력이 10년을 넘어 20년, 30년 지속되는 인기로 돌아오길 응원한다. sojin@ekn.kr반명함 윤소진 산업부 기자.

[이슈&인사이트] 인구 절벽,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하자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을 겪은 것도 아닌 데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가 정부 수립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급속한 인구 감소는 사회 경제적으로 의미가 크다. 지난 수년 동안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와 노인인구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저출산과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우려와 함께 실제적인 많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희망적이고 발전적인 측면과 솔루션을 찾아서 이를 극복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처럼 우리나라 인구 감소의 경향은 생산 가능 인구 중에서도 특히 15~50세가 감소해 국가 전체 경제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히려 지원해야 할 근로자 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자원과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는 측면도 있다. 국가가 지원할 대상이 적어지면 주택, 교통 및 공공 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줄여서 새로운 투자 리소스를 찾을 수도 있다. 이것은 자원을 더 잘 분배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돼 남은 인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을 더욱 개발하고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데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머신러닝, AI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BA)등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다. 생산 인구 감소로 축소된 노동력을 보상하기 위해 최근에 부상하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로봇 공학 등의 기술 발전과 자동화 및 디지털 혁신에 더 중점을 둔다면 작업자당 생산량과 효율성을 증가시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잠재적인 생활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우리는 경제활력을 유지하는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인구 감소는 영리한 정책 입안자들의 보육 지원 개선, 유연한 근무 방식의 확대, 일과 삶의 균형 개선과 같은 가족 친화적인 정책을 장려하는 변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이는 사회 및 경제 개혁의 촉매 역할이 돼 경험 많은 연장자들의 사회활동을 확대하고, 여성 노동력 참여를 늘리는 등의 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수명 연장으로 발생하는 세대 간의 불균형은 세대 간의 연결, 지식 이전 및 다양한 분야의 연장자 기여의 환경으로 만들어내면 된다. 모두가 위기를 느끼는 지금이 바로 한국의 사회 및 경제 개혁의 기회인 것이다. 감소하는 국내 인구는 한국이 국제 인재를 유치하고 이민을 장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민 장려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과 함께 지식 교환 및 글로벌 연결을 증가시켜야 한다. 다양성의 기반이 되는 국제화는 혁신과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경제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이다. 더구나 인구가 줄어들면 탄소배출량도 줄어 오히려 환경 친화적 관행을 형성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인프라와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더 쉬워질 수도 있다. 많은 인구가 훼손하는 환경과 제한된 환경 자원에 대한 부담도 감소함으로써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촉진하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의 인구 감소에 대해 필자는 궤변처럼 긍정적인 시각만을 강조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미 노동력 감소, 비노동인구에 대한 부양비 증가, 내수 수요 감소 등 산재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 및 조치를 구현하는 것은 우리의 숙명적인 과제다. 언제까지 우려 가득한 글만 읽고 걱정만 할 것인가? 정부는 국민에게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지속 가능한 인구 증가, 사회 복지, 경제 개발 및 응집력 있는 사회 유지에 대한 필요성의 균형을 맞추는 긍정적인 전략과 솔루션에 집중해야 한다.박세원 S&P글로벌 한국지사 상무

[기자의 눈] 밈·비속어 제품명…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죽하면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라는 말이 나올까. 이왕이면 ‘소비하기 즐거운’ 제품이 잘 먹힌다는 뜻이다.트렌드에 민감한 식품만 봐도 그렇다. 신제품 홍수에서 기업들은 눈길을 사로잡고자 ‘관종(관심 종자)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바로 밈(meme, 유행 콘텐츠)이나 비속어를 활용한 이름을 붙인 제품이다. 관종 제품은 특유의 웃음코드로 관심을 끌기에 딱 좋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에게 ‘불편함’을 동반시킨다는 점이다. 가상의 일본인 호스트바 선수 캐릭터 ‘다나카’를 앞세운 푸르밀의 ‘캬라메르 요구르트’가 대표 사례다. 음지문화를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다나카는 ‘제노포빅(이방인 혐오)’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국인의 서툰 발음을 웃음거리로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나카의 어눌한 발음을 제품명(캬라메르)에 적용한 푸르밀도 덩달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최근 선보인 증류식 소주 ‘빡치주’와 ‘개빡치주’도 비속어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편의점 이마트24가 OTT업체 왓챠와 손잡고 내놓은 빡치주는 ‘화난다’는 뜻의 비속어 빡치다를 ‘술 주(酒)’자와 합성한 제품명이다. 개빡치주도 ‘매우 화가 난다’는 뜻의 ‘개빡치다’와 합친 이름이다.제품명이나 패키지 라벨에 비속어를 포함했다고 해당 제품에 법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비속어는 통상 사적인 장소나 관계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여과 없는 비속어 사용은 대중에게 거부감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기업 입장에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으로 젊은층과 소통하며 함께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긍정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다만, ‘갬성(감성)’이란 명목으로 자극적인 밈이나 비속어를 굳이 기업이 대중 제품에 적용하는 게 옳은 지는 의문이다. 적절한 표현의 판단 기준을 소비자에게 맡겨버리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이 아닌 기업에겐 ‘넘지말아야 할 선’이 있기 마련이다. 윤리적 책임을 갖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네이밍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도 기업의 역량이다. inahohc@ekn.kr

[EE칼럼]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과학적으로는 매우 단순한 문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하루 300톤씩 방류됐다. 그 때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바닷물이든, 수산물이든 아무런 영향도 나타나지 않았다. 2001년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바닷물과 수산물에 대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있고 그 결과는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지금 후쿠시마에서 방류하겠다고 하는 처리수의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배출기준 이하로 낮춘 것으로 2011년 당시 배출량의 0.0003 ~ 0.0005배 정도로 추산돼 문제가 될 턱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 이른바 ‘알프스(ALPS)’ 필터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배출기준인 6만Bq/L보다 훨씬 낮은 1500 Bq/L로 방류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의 음용수 기준인 1만Bq/L보다도 낮다. 방류지점으로부터 2∼3km 떨어지면 바닷물에 희석돼 삼중수소의 농도는 1 Bq/L로 낮아진다. 이는 빗물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수준이다. 평형수 형태로 퍼온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과도하지 않은 배출기준 아래로 배출하는 폐기물에 대해 옆 나라에서 뭐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공장폐수의 배출기준 이내의 배출에 대해서 옆 나라가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런데도 야당 등 일각에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위험하다고 선동한다. 그 선동 기법(?) 가운데 하나가 ‘좁은 틈으로 제한된 정보만 보게 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사성물질을 걸러내는 ALPS 필터의 성능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처리해야 하는 오염수가 많다.필터를 교환하기 어렵다. 필터가 이물질 등으로 막히는 사례가 있다. 한 번에 다 걸러지지 않아서, 한 번 거르고도 배출기준을 넘을 수 있다’ 등등이다. 각각에 대해서도 충분히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답을 하다 보면 선동가의 수단에 말려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방사성 액체폐기물 처리시스템은 유사하다. 우선 방사성 오염수의 방사성 농도를 측정한 뒤 처리계통을 통해 정화한다. 그리고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충분히 방사성 농도가 낮아지지 않았으면 낮아질 때까지 재차 정화한다. 마지막으로 배출할 때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해 농도가 높으면 배출하지 않는다. 이런 액체폐기물 처리시스템의 한 부분이 ALPS 필터다. ALPS 필터가 고장이 났건, 교환되지 않았건, 한 번에 다 거르지 못한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건, 다시 방사성 농도를 측정하고 기준치 이하로 낮아진 상태에서만 배출한다. 선동가들이 필터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대중이 문제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려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방사성 농도가 기준치의 180배인 우럭이 잡혔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그런데 이 우럭이 일반적인 어로 활동을 통해서 잡힌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이 우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오염을 우려해 그물로 입구를 막아 놓은 발전소 내항에서 잡은 것이다. 즉 식탁에 올릴 상업 어로가 아닌 도쿄전력의 모니터링용 포획이라는 게 팩트다. 또 기준치가 피폭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문턱 값의 1/100로 산정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방사성 농도에 우럭 무게를 곱해야 방사성물질의 절대량이 산출되는데 무게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는다. 나아가 세슘이 그만큼 있을 때의 우럭에 의한 방사선 피폭량이 전복의 폴로늄에 의한 방사성 피폭보다 낮다는 얘기도 안했다. 그냥 ‘180배’만 보여줬다. 전복도 우럭도 위험하지 않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속기에 딱 좋다. 지금 후쿠시마에서 방류하겠다는 물에 그 우럭을 풀어 기르면 세슘 농도는 감소할 것이다. 방류수의 세슘 농도는 L당 1/100 Bq 수준이기 때문이다. 농축계수 100을 곱하더라도 1 Bq/kg이 평균 농도가 될 것이다. 우럭의 방사능 농도는 후쿠시마 방류수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이런 선동가들의 문제 제기에 매몰되다 보면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되는 것이 일본 국민이고,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훨씬 희석된 극미량의 영향만이 올 텐데 우리가 왜 이리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 보호도 안하는 나라인가? 이 역시 좁은 틈으로 보여진 세상만 보고 세상을 오해한 것이다.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슈&인사이트]

최근 부동산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서민들에게 싼값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추진하던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서울에만 117곳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 중 많은 지역주택조합들이 사업성 부족이나 위법·부적정한 사업 추진으로 끊임 없는 민원에 시달리며 좌초 위기에 처해있다. 얼마 전 참여한 서울시의 지역주택조합 실태조사에서 2015년 정비사업조합에 대한 실태점검에 처음 나갔다가 기준 없는 업무처리, 부정이 의심되는 계약 체결, 지출 근거가 없는 회계로 황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나마 정비사업조합들은 도시정비법령 개정과 서울시의 조례 개정, 업무규정 도입으로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의 현실은 이런 개선 전 혼란스러웠던 정비사업조합의 확장판처럼 느껴졌다. 지역주택조합은 도시정비법에 따라 진행되는 정비사업조합과 달리 주택법에 근거해 사업을 추진한다. 인근 지자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합을 설립해 공동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주택이 지어질 지역에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사람들이 주로 조합원이 되는 정비사업조합과 달리 해당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 토지를 매입한 후 건물을 짓는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주택이 들어설 토지를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지역주택조합은 사실 서울과 같이 이미 촘촘하게 개발된 곳에서는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 사업부지의 50%이상 토지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뒤 홍보를 통해 조합원을 모집해 80% 이상 토지사용권원과 15% 이상 토지 소유권을 확보해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다. 본격적인 사업 절차인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려면 95% 이상의 토지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은 홍보를 통해 조합원을 모집하고, 토지도 완전히 새로 확보해야 하니 정비사업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가입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조합원을 모집하는 업체는 조합원 1명 모집할 때마다 보통 2000만∼3000만 원을 받는다고 알려진다. 더구나 주택건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주들에게 유리한 조건의 토지 매매계약계약도 한다. 심지어 과거에는 조합을 대행해 사업을 추진하는 업무대행자 대표가 조합의 임원이 돼 업무대행자에게는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하기도 했다.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사업에 따른 리스크도 많고 불확실성이 큰 것이 현재 지역주택조합의 현주소다. 도시정비법과 달리 주택법은 지역주택조합 설립 전 추진위원회를 법제화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이 임의단체인 추진위원회가 중요한 업무를 많이 한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민간사업이라는 이유로 비 법인사단인 이 추진위원회는 정부 규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다행히 2020년 7월 주택법 개정으로 일부 규제가 도입됐고 올해 말 주택법 제94조를 고쳐 지도·감독 대상에 지역주택조합을 포함시킨다는 발표도 있었다. 지금도 추진위원회나 지역주택조합은 100억원이 넘는 계약을 경쟁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이 계약 금액과 업무의 성격에 따라 경쟁입찰과 수의계약 등 세밀한 규정을 둔 것과는 대비된다. 개정된 주택법에서 조합원 모집 때 자격기준 설명의무를 부과했는데도 설명자료나 확인서에 가입 자격 요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앞으로 자격 결격이 확인되면 책임 소재와 가입비 반환과 관련해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주택법의 기저에는 지역주택조합을 민간사업으로 보고 최소한의 규제만 하겠다는 사고가 깔려 있다. 토지소유주들이 조합원이 되는 정비사업은 세밀하게 규제하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 통로인 지역주택조합은 시장경제 논리에만 맡기는 것은 곤란하다. "‘원수에게 (조합 가입을) 권한다’는 우스갯소리 마저 나오는 지역주택조합을 이대로 두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호소에 정부 당국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양희철 법무법인 명륜 파트너변호사

[EE칼럼]에너지 정책,소프트파워로 전환할 때

에너지 시장형성 과정에서 ‘하드파워’(Hard-Power·강한 물리적인 힘)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믿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Hard-Power의 대표 사례로는 1970년대 이래 OPEC의 금수조치 등 각종 행태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이후 전개된 유럽,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와 중국을 위시한 사회주의 진영 간 천연가스, 석유 규제와 반발 등이 새로운 ‘Hard-Power’로 등장했다. 에너지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동·서간 냉전(冷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서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 G2 국가로 등장한 중국은 러시아 편을 들면서 미국과의 세계 패권을 다투고 있다. 여기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러시아와 확장된 산유국 카르텔(OPEC+)을 결성하고 산유국 주도 에너지 시장 구도의 영속화를 기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친(親)미국 전략을 포기한 것이다. 바야흐로 석유 등 에너지가 세계질서의 분절화(分切化· Fragmentation)와 블록(Block) 대결을 조장하는 형국이다. 에너지를 둘러싼 이런 Hard-Power 대결은 지속될까? 그렇지 않을 조짐이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 이래 50여 년의 에너지 시장 왜곡 역사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그 사례로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를 주축으로 하는 OPEC+ 분열과 석유 시장의 반응이다. 이달 초 OPEC회의에서 사우디는 7월부터 자발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지난 4월 하루 50만 배럴 감산 조치에 추가한 것이다. 내년 말까지 감산 연장도 가능하단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가 감산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우크라 전쟁 후유증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의 자발적 추가 감산에 대한 국제원유가격 변화는 미미하다. 북해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 4월 70달러 후반 수준에서 지금은 75달러 안팎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WTI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경기 불확실성과 미국 석유 재고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빈 살만이 주도하는 ‘네옴시티’ 사업 등의 대규모 투자비 조달을 위해서는 석유 가격이 80달러 이상 유지돼야 한다. 다급하다. 산유국 Hard-Power의 끝물의 씁쓸함을 대변하는 것인가? 학계에서는 이미 Hard-Power의 시대가 끝나고 소프트파워(Soft-Power)시대가 오고 있다고 본다. 미국 하버드대의 조셉 나이 (Joseph Nye) 교수는 그의 명저 ‘Do Morals Matter? 2020’에서 Soft-Power 시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Soft-Power란 ‘강압보다 매력 발산으로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개념은 놀랍게도 2007년 중국 후진 따오 주석이 2007년 제17차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외교 전략의 중심 논리로 채택했다고 나이 교수는 말했다. 중국은 마오쩌뚱 정권 출범 이래 강한 인민 통제 정책을 지속했고 외교에서는 영토에 관해 인접국들과 충돌을 불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부 경제사회 성장에 필수적인 국제 선린관계 증진은 불가능했다. 이때 중국 실무진은 나이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또 다른 Soft Power 전략의 주요 사례로는 기후변화대응을 꼽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UN 당사국총회보고서(IPCC 2021)다. 지구 문명 유지를 위해서는 2040년 대기 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하 상승으로 유지를 권고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과 보급이라는 전형적 Hard Power 전략이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대기 온도는 지난 2년간 이미 0.07도나 올랐다. 이는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1.14도가 올랐음을 의미하며, 2040년 허용목표에 근접한다. 따라서 1.5도 이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이에 긴급하게 온실가스감축 기술개발이라는 전형적 Hard Power 전략보다 변화에의 적응(Adaptation)능력을 높이는 Soft Power 정책의 중요성이 부쩍 강조되는 추세다. 정부보다 민간과 지역사회의 자발적 추진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에너지분야 최대 현안인 우리나라 전기요금 조정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전기요금은 명목상 한전이 공지하는 것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유관 부처들과 그 산하 기구들이 개입한다. 각종 NGO와 학계 등도 제 몫을 챙기려 한다. 상위 의사결정권자의 명확한 지침이 없으면 아예 논의가 시작되지 않는다. 늦장 전기요금 조정으로 한전 경영 적자는 올해만 7조원에 달하고 누적분은 40조 원을 넘는다. 이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나이 교수 등 관련 학자들은 Soft Power전략 추진을 위해서는 ‘심층-중간 단계의 즉각적 이행’을 강조한다. 이는 정부 주도 전략에서는 불가능하다. 입법, 재원 조달, 이해 당사자들 간의 조정, 이행기구 설립 및 평가 등 각종 이행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료제 형식주의(Red Tape)의 전형인 셈이다. 특히 에너지와 같이 시장실패 가능성이 큰 부문에서 소비자 보호와 국익 증진을 핑계로 극성이다. 시장경제 논리 강화 등 기존 처방으로는 안 된다. 경제와 공학 논리로 해결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는 사회비용, 개인 행복의 폭 등 많은 미지의 영역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 참에 모든 에너지 관련 정책체계를 Soft Power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것은 어떨까?최기련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명예교수

[기자의 눈] 쿠팡-CJ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이 CJ제일제당 상품 직매입 중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CJ의 브랜드력이 아쉽지 않은 게 아닌가." 최근 유통 및 식품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커머스 1위 쿠팡과 식품 1위 CJ제일제당 간 납품가 갈등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CJ제일제당이 햇반과 비비고 등 고객 충성도가 높은 인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쿠팡이 CJ제일제당 상품 직매입 중단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로 CJ 핵심상품이 없어도 쿠팡 매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관전평’이었다. CJ와 쿠팡은 지난해부터 거래상품의 납품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CJ가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이 과도하다며 개선을 요구한 반면, 쿠팡은 CJ의 납품가가 비싸다고 반박하며 충돌했던 것이다. 급기야 쿠팡은 지난해 11월부터 햇반·비비고만두 등 CJ 주요제품 발주를 중단한 이후 반년이 넘도록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CJ가 쿠팡의 빈자리를 다른 경쟁사들로 채워가는 등 ‘반(反) 쿠팡연대’ 움직임을 강화하자, 쿠팡도 지난 11일 CJ를 향한 공개 저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쿠팡 자료의 핵심은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의 판매가 급증했다는 내용이었고, 자료에는 ‘수십 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 ‘특정 독과점 대기업이 독식’ 등 CJ를 암시하는 표현이 담겼다. 유통사와 제조사 간 ‘마진 갈등’은 처음은 아니다. 그럼에도 쿠팡과 CJ제일제당 갈등이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상 이커머스 1위와 식품 1위 간 대립하는 구도 때문이다. ‘갑 vs. 갑’ 싸움인 것이다. 국내 소매시장 초창기에 유통사와 제조사의 역학관계는 동등했다. 이후 제조사가 인기상품을 선보이고 대리점이 존재하던 당시엔 제조사가 갑으로 부상했다가 할인점(대형마트)의 등장으로 다시 유통사가 갑이 됐다. 그런데 코로나팬데믹으로 이커머스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태와 맞먹는 업태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쿠팡과 CJ 간 마진 갈등은 어찌보면 과거와 달라진 이커머스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과를 속단할 순 없지만 햇반과 비비고와 같은 인기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후발주자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쿠팡에 더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pr9028@ekn.kr서예온 기자수첩 사진 유통중기부 서예온 기자

[EE칼럼]유엔 안보리 재진입, 한반도

한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192개국 중 180국의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11년 만에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확보했다. 이로써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활동을 하게 된다. 1996~1997년과 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있어 안보리 재진입은 그 의미가 실로 크다. 2년 동안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안보리의 이사국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여러 가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이 안보리에서 최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 딜(No Deal)’ 이후 북한 핵문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미사일 도발은 일상화됐다. 더구나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서방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구도에서 북한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 실마리를 찾기가 절망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핵 없는 한반도’는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다음 세대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 이를 달성해 내기 위해서는 남북한과 주변 4강에 머물고 있는 우리의 시야를 확장해 보다 많은 지역의, 보다 다양한 나라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만한 것이 바로 ‘그린데탕트’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남북간 ‘그린데탕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전부터 ‘110대 국정과제’ 안에 그린데탕트를 포함했다. 한반도가 우리 민족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이상, 한반도 전체의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현 세대의 엄중한 책무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윤석열 정부의 그린데탕트는 가치가 큰 정책 목표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북한의 환경 파괴는 이미 고질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기상청에 의하면 한반도는 온난화가 전 지구의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며 북한의 상황이 남한보다 더 심각하다. 기후위기가 한반도의 생태안보를 위협하고 자연재해의 규모와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재난상황은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하고 경제가 폐쇄적인 북한에게 더욱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반복적인 재난 상황에 의해 노출될수록 북한 사회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고, 이런 사회적 불안은 결국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더욱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를 자행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한반도 평화에도 부정적이다. 반복적인 자연재해와 재난상황은 북한의 생산성을 더욱 떨어뜨리고 식량안보, 생태안보, 에너지안보는 물론 인간안보까지 위협하면서 북한 당국이 갈수록 위법적이고 국제사회에 위협적인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도 기후위기에 매우 민감하다. 북한은 2014년 ‘재해방지 및 구조·복구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국가재해위협감소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2021년 7월13일에는 유엔의 회원국으로서 ‘자발적국가검토보고서’(VNR·Voluntary National Review)를 발간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이행 동향을 유엔에 제출하기도 했다. VNR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보편적인 목표로 여겨지는 SDGs의 달성을 위해 17개 목표와 함께 95개 세부목표를 선별하고 132개 이행지표를 제시한 바 있다. 북한 나름대로 유엔 회원국으로서 책무를 이행하면서도 동시에 SDGs 달성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안보리에서도 북핵 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자연재해 및 재난 상황과 이로인한 생산성 저하, 생태안보 및 인간안보의 위협적인 부분 등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상황을 더 많은 국가들이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확산될수록, 바꿔 말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공고해질수록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와 그린데탕트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 북미, 북중, 북러, 북일 같은 양자 구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지금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신냉전’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대립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안보리 활동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국가들이나 북한과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에 있는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안보리 내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런 담론을 형성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남북한 그린데탕트의 계기를 만들기를 주문한다.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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