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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안보 방패’ 반도체 산업 키울 K칩스법 기대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2 16:07

이진솔 산업부 기자

이ㅣㄴ솔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대만 TSMC 미국 피닉스 공장 기공식은 규모와 투자액뿐만 아니라 참석자 명단을 두고도 화제였다. 세계적인 정·재계 인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TSMC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에서는 젠슨 황 CEO가 환영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참석했다. TSMC는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대한 보답으로 두 번째 반도체 공장 설립과 함께 총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에서 3배 늘어난 4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기공식을 두고 미국이 대만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빼갈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TSMC가 미국 본토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며 중국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자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TSMC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은 ‘안보 방패’로 떠오른 첨단 반도체 산업을 상징한다. TSMC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을 확보했다. TSMC가 멈추면 첨단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PC), 자동차뿐만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 산업이 중단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는 국가안보"라며 TSMC를 아끼는 이유다. 반도체 패권을 쥐면 중국을 물리적 공격 없이도 고사시킬 수 있다.

미국은 반도체 인프라에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반도체법’을 통해 약 2800억달러를 자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다. 투자액 대부분은 기업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에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도 국가적 지원에 목마르다. 하지만 우리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은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해왔다.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K칩스법’은 지난 8월 발의됐지만 이후 국회에 표류했다.

그러던 중 여야가 K칩스법을 연내 통과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법안 통과가 늦어진 만큼 이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대기업 특혜’라는 논리에 갇히기보다 반도체는 국가안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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