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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위기 돌파도 '중꺾마' 자세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5 06:15

조하니 유통중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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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으로 주문이 몰려 숨 쉴 틈도 없지만 이제야 좀 장사된다 싶어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조별예선 두번째 경기인 가나전이 있던 지난달 28일 저녁 동네 치킨가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해들은 가게 사장님의 말이다.

치킨집 입구에는 우루과이 첫 경기의 선전 여파로 포장 주문을 하려는 사람들로 꽤 북적였다. 반죽을 입힌 치킨 재료를 연신 튀김조리기구에 넣다뺐다 하느라 분주했음에도 가게 주인은 ‘행복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밀려드는 손님들 맞이에 바빴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치킨 판매가격도 올라 ‘소비자 저항’을 우려하던 차에 카타르 월드컵이 치킨업계를 포함한 외식업계 전반에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치킨·햄버거·피자·아이스크림 등을 다루는 주요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월드컵을 겨냥한 한정판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고객잡기에 바빴고, 실제로 치킨업계는 대한민국팀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짓던 이달 2일 가장 큰 재미를 보았다. 이날 BBQ·교촌치킨·BHC 등 치킨프랜차이즈 빅3의 매출액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나란히 100%, 75%, 180%씩 증가했다.

물론, 8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월드컵 매출이 ‘반짝특수’에 그쳐 아쉬움이 컸지만 동네 치킨가게에겐 ‘가뭄 속 단비’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외식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고물가·고금리 기조까지 더해져 식자재 비용부담에 시달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이태원 ‘10.29 참사’에 따른 애도 분위기는 영세 소상공인의 장사에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듯 했다. 다행히 대한민국팀의 선전으로 월드컵 호재가 작용해 어려움을 다소 덜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반짝 특수도 내년 경제가 ‘무척 힘들 것’이라는 국내외의 부정적 전망 소식에 묻혀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곧 2022년의 해가 지고, 2023년의 새 해가 떠오를 것이다.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와 온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다. 월드컵 16강 진출 ‘도하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붉은악마 응원단의 ‘중꺾마’ 자세로 닥쳐올 위기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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