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해 선박 발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다. 평균 선가가 높은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위주의 수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17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200만CGT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발주량의 51% 수준이다.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성과 위주의 ‘선별 수주’로 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선별 수주 시 주요 선종은 LNG운반선과 친환경선이다. LNG운반선은 평균 선가가 2억4800만달러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운반선 건조 기술에 있어 ‘초격차’를 보이며 지난해 전세계 LNG운반선 발주량의 70%를 싹쓸이했다. 산업연구원의 ‘국가별 조선산업 경쟁우위 진단결과’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연구개발·설계 부문(89.1)과 생산 부문(91.9)에서 1위를 차지했다.올해 첫 LNG운반선 물량도 국내 조선사가 가져왔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20만㎥급 초대형 LNG 운반선 3척(9714억원 규모)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LNG운반선은 카타르 프로젝트와 LNG 시장 활황에 힘입어 발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LNG 운반선 발주량은 1452만CGT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도 카타르 프로젝트로 LNG운반선의 양호한 발주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LNG운반선은 전용 도크에서 만들어진다. 조선업계는 그 외 도크를 친환경 선박으로 채울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은 이중연료엔진(DF, 디젤과 가스 등 복수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장착한 선박을 뜻한다. 친환경 선박은 석탄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특히 올해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EEXI/CII)가 시행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의 발주 비중은 점차 높아질 예정이다. 해당 규제로 바다 위 모든 선박들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해야 한다. 이미 MSC, CMA CGM, Maersk, Euronav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신조선 중 90.8%를 친환경 선박으로 발주했다.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친환경 선박 발주량의 50%(1312CGT)를 수주하며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92%는 LNG 추진선이다. LNG는 화석연료를 이을 대안적 연료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조선업계 관계자는 "2009년부터 이어진 수요자 중심 시장은 공급자 중심 시장으로 바뀐지 오래다"라며 "조선사들이 3년치 물량을 확보한 이상 높은 가격의 선종을 선별 수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추진 탱커선. 사진=한국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