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산운용사들의 적자가 심해지는 가운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모펀드에 지분이 매각된 사례가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성과가 좋지 않아 대다수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의 매각, 혹은 사업 철수 사례가 이어질지 우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대주주로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이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0년 KB증권과 합작법인으로 디셈버를 설립한 바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과 엔씨소프트가 가진 디셈버의 지분은 모두 합쳐 85%에 달한다. 하지만 디셈버 설립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이번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디셈버 뿐 아니라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 타 사에 매각되거나 사업을 접는 ‘줄이탈’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 규모는 시간이 지날 수록 늘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기준 4220억원이었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금액 규모는 지난 2021년 말 1조8424억원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이 성장세는 작년부터 급격히 꺾여, 올해 7월 말 기준 운용금액 규모는 1년 7개월새 불과 약 1000억원 늘어난 1조9426억원에 그쳤다. 이중 은행권(1조6442억원)을 제외한 금융투자업계(증권+자산운용+투자일임업) 규모는 2984억원, 자산운용업계로 한정하면 1643억원에 불과하다. 상반기 말 기준 자산운용업계 전체 펀드 규모가 921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상품 수익률이 기대 수익률에 미치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2.43%였는데, 이는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의 수익률(4.94%)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이에 각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산운용사들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절대적인 운용 규모가 작은 데다 AI 상품 특성상 수수료율도 낮아 수익성이 부족해서다.이번에 매각된 디셈버의 경우 2021년(-207억원), 2022년(-320억원)에 이어 올 1분기(-91억원)까지 순손실 규모가 확대·지속했다. 이에 디셈버 출범 당시 300억원을 출자한 KB증권의 순자산지분가치는 27억원 수준(보통주 9.8%+무의결권전환우선주 7.8%)까지 쪼그라들었다. 또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파운트자산운용은 작년 연간 5억6715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모회사 파운트가 보유한 파운트자산운용 지분(100%) 가치도 취득원가(33억원) 대비 절반 정도에 불과한 17억원에 그쳤다.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로서 성과를 올리려면 마케팅 등 추가적인 인력·조직 구성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로보어드바이저를 취급하려면 자산운용 라이센스를 취득하기보다 투자자문사에 머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suc@ekn.kr여의도 증권가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