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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나스닥 상장 추진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증권시장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코스닥 상장 조건이 나스닥에 비해 까다로워지자 코스닥 대신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 증권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글람, 케이엔터홀딩스 등 상장 추진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디어파사드 기업인 글람이 오는 12일 나스닥 상장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 달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국내 미디어파사드 기업 중에서는 최초다.
글람은 IT 건축 신소재인 G-글라스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으로 국내외 450개 이상 사이트에 G-글라스를 설치했다. 글람은 이번 나스닥 상장을 기반으로 프롭테크 등 해외 부동산 개발 전문 기업과 협업을 통한 북미 초대형미디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엔터홀딩스는 국내 7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모여 미국에 세운 사업지주회사로 지난 6월 나스닥 상장 스팩 ‘글로벌스타’와 합병 계약을 맺고 오는 12월 나스닥 상장 예정이다. 케이엔터홀딩스의 기업가치는 약 6억1000만달러(약 7830억원)로 추산된다. 신약개발기업인 엔케이맥스도 미국법인 엔케이젠바이오텍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NKGN‘이라는 종목명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한류홀딩스는 한류 팬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달 이미 나스닥에 상장했다. 한류홀딩스는 지난 5월 한 차례 추진 일정을 연기하면서 상장 불발 가능성도 예측됐지만 지난달 상장에 성공했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류 확산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한류홀딩스를 비롯해 현재 나스닥에 상장한 국내 기업은 총 11곳이다.
◇ 나스닥, 코스닥에 비해 상장요건 유연
미국 나스닥 시장은 국내 기업의 나스닥 입성을 반기는 분위기다. 나스닥 상장 기업이 늘어날수록 나스닥 시장 확대는 물론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풍부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로 나스닥은 야놀자가 나스닥에 상장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야놀자의 GGT 인수를 기념해 나스닥 증권거래소 빌딩에 인수 축전 광고를 크게 싣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이 나스닥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는 코스닥에 비해 상장 과정이 비교적 덜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스피나 코스닥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면 사업성이나 매출 등 실적이 주요 심사 조건에 해당한다. 바이오기업의 경우 기술성 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이 기준 또한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다.
반면 나스닥 시장은 코스닥에 비해 상장요건이 유연한 편이다. 사업성 부문보다는 지배구조 등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 또 나스닥 시장은 글로벌 셀렉트 마켓, 글로벌 마켓, 캐피탈 마켓으로 나뉘는데 자격 요건이 가장 낮은 캐피탈 마켓으로 상장하더라도 실적이나 시가총액이 적정 수준을 충족하면 상위 마켓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일례로 국내 바이오 기업인 피에이치파마는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하고 코스닥 시장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피에이치파마는 인적분할해 만든 자회사 피크바이오를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나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코스닥 대신 나스닥으로 눈을 돌려 상장에 성공한 케이스인 셈이다.
◇ 해외 이탈 우려…"코스닥 시장 개선해야"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해외로 국내 기업들이 이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 정통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나스닥 진출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로의 우량 기업 이전, 나스닥 상장 기업 증가 등 시장이 위축될 만한 요인들이 많은 상황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나스닥과는 별개로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증권시장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과 비교하면 나스닥은 시장 관리가 잘 되고 있고 혁신 기업들을 위한 주식시장이라는 정체성도 뚜렷하게 확립돼 있는 편"이라며 "코스닥 시장도 디스카운트 요인을 줄이고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