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제22대 총선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권 뒤 첫 총선을 맞는 여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비교적 낮은 대통령 지지율로 인해, 중도층 변수가 큰 수도권에서 또다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총선에 있어 대통령 지지율은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 35~40% 가지 않는가. 45% 정도는 돼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윤 의원은 인천 지역에서 최근 두 차례 연속 무소속 당선 기록을 쓴 4선 중진으로, 이른바 ‘바닥 민심 전문가’로 꼽힌다.그는 "정당 간 지지율에 있어서 우리가 높게 나오더라도 정부 견제론이 훨씬 더 높게 나온다"며 "대통령 지지율과 정부 견제론·지지론, 이 팩트를 더 중요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실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이 33.5%로 더불어민주당(25.5%)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의석 대부분이 몰린 수도권에서 참패하면서, 국회 다수당을 민주당에 내줬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은 39%(이하 한국갤럽 기준) 수준으로, 현재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유사하다.반면 현재까지 윤 대통령과 가장 유사한 지지율 추이를 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 시기 때는 전혀 다른 결과도 나타났다. 이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박 전 대통령 시기보다 낮은 20% 중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야권 연대를 누르고 과반 의석수(152석) 확보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두 선거에서의 핵심적인 차이를 ‘차기 대권주자’로 꼽는다. 19대 총선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여당 내 야당’으로 꼽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에 총선 주도권을 넘겼다. 반면 20대 총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이 김무성·유승민 전 의원 등 지도자급 정치인 등과 갈등하며 ‘공천 파동’이 벌어졌다. 대통령 임기 말 19대 총선에서는 대통령 평가 보다 차기 주자였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주효했던 반면, 대통령 임기 전반 20대 총선에서는 ‘실망감’이 온전히 반영됐던 셈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후반부였던 2020년 21대 총선에는 이·박 두 전직 대통령 때와는 또 다른 양상도 나타났다. 21대 총선은 민주당 ‘원로급’인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를 이끌었다. 이때 당내에는 ‘대세론’까지 형성한 차기 대권 주자가 사실상 없었다. 이 가운데 선거가 코로나19 창궐과 맞물려 치러지면서 정부 재난 지원금 지급책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60% 수준까지 수직 상승했다. 결국 민주당계 정당은 비례의석 확보용 위성정당을 포함, 매직넘버인 180석을 넘겼다.즉, 이전까지 결과를 보면 여당에게 있어 총선 승리 전략은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리거나, 차기 대권 주자를 앞세우는 방안에 가까운 셈이다.다만 현재 윤 대통령으로서는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 등이 모두 대통령실과 한 차례 이상 갈등을 빚었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총선 이후까지 ‘당원권 정지’ 상태이고, 유 전 의원은 탈당 뒤 출마까지 열어뒀다. 안 의원에도 현재 지역구 전임자인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이른바 ‘자객 공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밖에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2026년 서울시장 5선 도전 확률이 "99%"라고 밝히는 등, 중앙 정치에 선을 긋고 있다. 이 가운데 제기되는 ‘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론’과 ‘이준석계 동원론’이다. ‘한동훈 차출론’은 대야 투쟁 선봉에 선 한 장관을 스타급 간판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친윤계와 척을 진 이준석 전 대표 역시 "(한 장관이) 만약 총선에 유의미한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한 장관 정도의 급이 되면 지도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다만 한 장관이 중앙 정치나 선거 지휘 경험이 없는 만큼, 친윤 진영이나 한 장관 본인 모두에게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제 황교안 전 총리 역시 선거 경험 없이 지난 21대 총선 지휘를 맡았다가 참패,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다.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이준석계 동원론’이다. 대선주자급인 유 전 의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체급이 비교적 낮은 이준석계는 ‘차별화 요소’로 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골자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은 지난 대선 때도 효과를 발휘했던 수단이기도 하다. 윤상현 의원도 이준석계 공천에 "당연히 해야 한다"며 "작년에 우리가 3월 9일 대선에서 24만 7000표로 간신히 이겼다. 어떻게 했겠는가? 당이 연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팀 정신으로는 다 가야 된다.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안 되고 이런 얘기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hg3to8@ekn.kr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유사한 곡선을 그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율.한국갤럽 캡처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를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