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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래미 2개 부문 후보 지명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2개 부문 수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TS는 15일(현지시간)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 행사에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Group Performance)와 ‘베스트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BTS는 2020년과 지난해에도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돼 3년 연속 그래미 후보 지명이라는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더욱이 1개 부문 후보에도 오르기 힘들다는 이 시상식에서 이날 복수 부문 후보에 이름이 불리는 ‘깜짝 성과’를 이뤄냈다. 우선 BTS는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해 만든 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드는 데 성공했다. 이 노래는 BTS 멤버들이 직접 쓴 한국어 가사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멜로디와 어우러져 호평받았다. BTS와 콜드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세계 팬들에게 합동 무대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 유니버스’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바 있다. 미국과 영국의 양대 차트에 장기 진입하며 흥행했다. BTS는 앤솔러지(선집) 음반 ‘프루프’(Proof)의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로도 지명됐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지난 9년의 음악 여정을 진솔하게 풀어낸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미국의 한 사막에서 촬영됐다. BTS의 과거 노래를 상징하는 소품이 곳곳에 배치돼 팬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수려한 영상미로 호평받았다. ‘옛 투 컴’ 뮤직비디오는 공개 10일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이번 그래미 어워즈 후보 지명은 BTS 맏형 진의 입대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BTS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2020∼2021년과 달리 올해는 ‘프루프’ 발매 외에 그룹 음악 활동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런 성과가 나와 K팝 슈퍼스타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제65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그룹 활동 1막' 총정리 무대 마친 BTS 지난 6월 15~19일 새 앨범 ‘프루프’(Proof)의 컴백 무대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 BTS는 올해 ‘프루프’ 발매 외에 그룹 음악 활동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2개 부문 수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현장을 가다-下] 베트남 속 커지는 존재감…일상 곳곳에서 한국 찾는다

[하노이·호찌민(베트남)=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수교 30년간 교역량과 교류 면에서 급성장했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한국의 중요성과 위상도 커져갔다. 그러다 보니 한국이 베트남인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10월 30일∼11월 7일(현지시간) 기자가 직접 찾은 베트남에선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가 일상에 잘 스며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이 다양한 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대학에서 한국어학을 전공하거나 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는 현지인이 많다. 한국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베트남 CGV에서 한국 영화를 즐기거나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한다.기업들은 프리미엄 브랜딩에 힘 쓰며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의 한 채널에서는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을 단독으로 선보이는 H사의 방송이 흘러나온다. 홈쇼핑 방송에 현지인들이 등장해 복용 후기를 전하는데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송과 다를 게 거의 없다.흥미로운 부분은 한국산 브랜드가 베트남인들 입장에선 비싼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출을 주저하지 않는다.베트남 CGV의 경우 성인 기준 주말 영화 티켓 가격이 인당 13만동(약 7100원)이다. 한국 CGV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저렴해보일 수 있겠지만 베트남인들의 소득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채민수 베트남 CGV 운영총책임자(COO)에 따르면 베트남 CGV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시급이 우리 돈으로 치면 1000원 정도다.채 COO는 "현지 영화관 티켓 가격이 2500~3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시설·서비스·IMAX 등 특별관처럼 고급화 전략을 펼쳐왔고 젊은층은 젊은층대로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방문한 베트남 CGV는 외관이나 시설에서 국내의 것들과 다를 바 하나도 없었다.베트남에서 한국어 통역사로 일하는 현지인 A씨 역시 신입사원 초봉이 평균 월 700만동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인들의 경우 웰빙, 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에 관한 한 비싸도 돈을 쓴다"며 "TV나 냉장고 모두 삼성 제품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베트남에서 한국의 위상이 커진 것은 ‘K브랜드’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평가가 높아진 덕이다. A씨는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전자제품은 한국과 일본 것이 좋지만 지난 10년 동안 한국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삼성 스마트폰 가격이 2000만~4000만동이지만 한국 제품 사용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덧붙였다.한국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교역 등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확산하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및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세종학당재단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재단은 현재 세계 84개국에서 244개 세종학당과 온라인 세종학당까지 운영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도록 유도해 국가 브랜드 제고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국가 브랜드가 중요한 것은 한 나라의 기업 제품과 서비스 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를 통해 좌우되기 때문이다.주목할 만한 것은 세계에서 세종학당이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가 베트남이라는 점이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23개의 세종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세계의 10% 정도로 2011년 3개 이후 10년 사이 7배 증가한 규모다. 이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베트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한국어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수요는 막대하다.실제로 베트남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노이 국립대학 산하 외국어대, 인문사회과학대(인사대) 등 총 35개 대학에서 4년제 한국어학과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선택과목으로 가르치는 외국어를 뜻한다.특히 올해 하노이 인사대 입학에 필요한 성적이 가장 높았던 학과는 한국어학과로 알려졌다. 하노이 외국어대학에서도 한국어학과 입학 점수가 영어 다음으로 높다.쩐 티 흐엉 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학부장은 "최근 5~6년 동안 우리 학교 한국어 학부는 물론 다른 학교에서도 한국어 전공 학생들의 입학 점수가 항상 상위에 속한다"며 "그 정도로 한국어학과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한국어 통역사 A씨도 최근 한국어 어학원을 새로 오픈했다고 귀띔했다. 학비는 12주 과정에 300만동이다. 현재 수강생은 30명 정도. 하지만 홍보하면 더 늘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처럼 한국어 공부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은 한국으로 유학 가거나 한국 기업 근무 또는 취업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어학과 3~4학년만 돼도 한국과 관련된 일자리로 연계되곤 한다.게다가 한국어를 배운 베트남인들의 급여가 많이 오른다. 이에 직장인들도 더 좋은 환경으로 이직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 베트남 한국문화원에 자리잡은 세종학당 수강생들 모두 직장인이다. 한국어가 베트남인들의 미래와 향후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이규림 베트남거점세종학당 소장은 "베트남어를 하면 월급이 1배, 영어를 하면 월급이 2배, 한국어를 하면 월급이 3배라는 말도 있다"며 "마냥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많다"고 설명했다.지난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학 소속 외국어대에서 한국어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한국어학과에서는 250명을 모집해 8개 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대다수 졸업생은 한국 기업에 들어가거나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며 일부는 한국으로 유학 간다(사진=박성준 기자).지난 3일(현지시간) 베트남 국영 방송 VTV에서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을 단독으로 선보이는 H사의 홈쇼핑 방송이 진행 중이다. 진행 방식과 현지인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모습 등이 한국과 유사하다(사진=박성준 기자).기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방문한 베트남 CGV의 모습. 매표소나 시설 모습은 한국의 CGV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베트남 CGV 역시 스타리움, IMAX 등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어 고급화 브랜딩에 힘쓰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롯데센터 하노이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 입구. 시간이 밤 9시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계산대 앞은 물론 마트 내부도 현지인들로 아직 북적대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지난 4일(현지시간) 베트남거점세종학당에서 현지인들이 한국 문화 체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세종학당이 비교적 많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사진=박성준 기자).베트남 현지인이 세종학당에서 사용하는 한국어 교재(사진=박성준 기자).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베트남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6명 사망·81명 부상 이스탄불 폭발사고, 용의자 붙잡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건을 주말 인구 밀집 지역에서 고의로 폭탄을 터뜨린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용의자를 구금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이스탄불 베이욜루 지역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강력한 폭발과 화염이 치솟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구급차 여러 대는 부상자 구조 활동을 벌였고, 경찰은 이스티크랄 거리 일대에 보행자가 다니지 않게 통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면서 "일요일 번화가에서 발생한 비열하고 사악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직접 찾았던 푸앗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사망자 6명 외에 부상자가 83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건을 사실상 테러로 규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테러를 통해 터키와 튀르키예국민을 패배시키려는 노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의심할 여지없는 테러 공격이라고 말하는 건 문제가 있겠지만 이스탄불 주지사에게서 들은 정보에 따르면 테러의 냄새가 난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폭탄이 터진 경위와 배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에는 검사 5명이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부 장관은 국영방송 TRT 월드에서 "폭탄을 두고 간 사람이 구금됐다"며 폭탄 테러의 용의자가 붙잡혔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이날 폭발 사건을 테러로 판단함에 따라, 극단주의 무장세력(IS)이나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사건에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튀르키예에서는 2015년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 광장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2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온 바 있다. 2016년 3월 13일에는 앙카라 도심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사건이 터진 지 6일 뒤인 3월 19일에는 이스탄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또 발생해 사망자 5명과 부상자 39명이 나왔다. 당시 사건 장소는 이날 폭발이 발생한 이스티크랄 거리였다. 이스티크랄 거리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대사관과 호텔, 명품 상점, 음식점 등이 모여 있고 이스탄불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탁심 광장으로 이어진다. 2016년 12월에는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팀 베식타시 홈구장 인근에서 2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166명이 다친 사건도 있었다. 튀르키예는 자국 동부 및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 등지를 거점으로 하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튀르키예는 국내는 물론 이라크·시리아 등 인접국의 국경을 넘어서까지 PKK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hg3to8@ekn.krTurkey Explosion 폭발사고가 발생한 이스탄불 현장의 보안 담당관.AP/연합뉴스

"한국 미래 불안하다"…외신이 진단한 교육 제도의 민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의 교육 제도를 둘러싼 외신의 뼈아픈 진단이 나왔다. 명문대·대기업 진출을 중심으로 한 교육 시스템이 한국의 고속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한국의 경제적 미래가 불안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적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노동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까지 악화시키는 등 다양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14일 보도했다.사교육 영향으로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대학 졸업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OECD에 따르면 2020년 25∼34세 청년층 중 제3차 교육을 이수한 비중은 한국이 7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캐나다(64%), 일본(61%), 아일랜드(58%) 순이었다. OECD 평균은 45%로 집계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13년 부통령 시절 연세대학교를 방문해 한국의 교육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이 세계에서 요구되는 능력들을 희생시킬 정도로 화려한 대학에만 집착한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대학을 졸업한 한국 학생들이 근로 현장에 투입되는 순간 이들의 인지능력은 OECD 회원국 대졸자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고 꼬집었다.실제로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교육 지출 대비 생산성이 가장 낮은 국가로 꼽혔다. 아일랜드와 비교했을 때 한국 청소년들에 들어간 사교육 비용은 40% 높지만 직원당 국내총생산(GDP)은 60% 더 낮다. 아일랜드의 교육 비용 대비 생산성은 22.8%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멕시코(16.2%), 리투아니아(13.2%) 등이 순위를 이었다. 하위권 국가들을 살펴보면 한국(6.5%)이 가장 낮았고 호주(7.5%), 일본(7.8%), 영국(8.4%) 등이 뒤따랐다. 프랑스와 미국은 10.6%로 공동 5위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교육 지출의 대부분이 학업 성과를 보장해주는 ‘hagwon’(학원)으로 향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진행한 ‘2021년 사교육비 조사결과’ 브리핑 현장에서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가 23조 4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2009년(21조 6000억원)보다 2조원 가량 더 높다. 교육부는 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최대치는 금년도"라며 "전체 학생 1인당 사교육비 36만 7000원, 그리고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41만 9000원"이라고 부연했다. 블룸버그는 또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인용, "이르면 유치원부터 사교육이 시작된다"며 "영어 유치원 학비가 1년에 2만 5000달러(약 3282만 5000원) 수준인데 이는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보다도 5배 높다"고 지적했다. 사교육 부작용 탓에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근로시장의 요구와 대학교 졸업생들의 능력 간 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로 꼽혔다. 게다가 졸업생 절반은 직장에서 맡은 역할이 전공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OECD 회원국 중 제3차 교육에서 학생들이 택한 과목과 고용 간 상관관계가 사실상 제로(0)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학생들의 커리어가 대학 전공과 연관성이 없는 현상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한국에선 유독 심하다는 것이다. 향후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교육보단 명문대 진학, 대기업이나 정부 취업 등에 대한 집요한 집착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OECD는 이런 현상을 두고 한국 사회가 ‘황금 티켓 신드롬’이 만연해 있다고 지난 9월 ‘2022년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또 "대학 입시 스트레스가 청소년 자살의 최대 원인"이라며 "이는 또 학생들이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반가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성공의 덫에 걸려 있다"며 "한국의 교육제도는 국가를 지금 수준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경제적 미래를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수능 응원 나무에서 재학생들이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바라며 응원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년 만에 나온 롱티보 콩쿠르 한국인 우승자…이혁 "시련, 음악으로 녹여냈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피아니스트 이혁이 프랑스 최고 권위 음악 경연대회로 통하는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임동혁(2001년 우승) 이후 21년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혁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해 공동 1위에 올랐다. 다른 우승자는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을 연주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20)였다. 또 다른 한국인 피아니스트 노희성(25)은 총 6명이 진출한 결선에서 최종 5위 성적표를 받았다. 피아노 부문이 열린 올해 대회에는 41개국에서 112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3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롱티보 국제콩쿠르는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가 1943년 창설한 음악경연대회다. 이후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재정 지원, 경력 개발, 연주 투어, 홍보, 음반 녹음, 악기 대여 등 여러 방면에서 연주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부문은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을 대상으로 3년 또는 2년 주기로 파리에서 열린다. 한국인으로는 임동혁 외에 안종도가 2012년 1위 없는 2위에 입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는 2008년, 성악가인 베이스 심기환도 2011년 우승했다. 이혁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주목받았다. 결선에서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같은 해 12월 프랑스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재입증했다. 이혁은 이번 대회 공동우승 상금으로 3만 5000유로(약 4800만원)를 받는다. 부상으로는 수상자 음악회와 더불어 그슈타트 신년 축제, 리옹 쇼팽 협회, 치프라 재단 축제 등 20여 개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초대된다. 200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혁은 세 살 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홈스쿨링을 통해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이후 선화 예술학교 부속 선화음악영재아카데미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고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를 사사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에콜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아래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밟고 있다. 이혁은 애초 2016년 들어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과 에콜 노르말 음악원을 병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유럽 곳곳에서 공연이 잡혀있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녀야 하는 와중에 전쟁으로 러시아를 오가는 비행편이 끊기다 보니 불가피하게 러시아에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혁은 인터뷰를 통해 ""모스크바를 떠나야했을 때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며 "제가 겪은 나름의 시련을 음악으로 잘 녹여내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 "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며 "오늘 콩쿠르에서 1등을 하든, 내일 콩쿠르에서 2등, 3등을 하든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그저 음악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hg3to8@ekn.kr이혁, 프랑스 최고권위 롱티보콩쿠르 공동우승…임동혁 이후 21년만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결선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피아니스트 이혁.금호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현장을 가다-上] 한·베 수교 30주년…"한국 위상 달라졌다"

[하노이·호찌민(베트남)=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류는 베트남인들에게 문화가 아닌 삶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는 현지인이 한 말이다.10월 30일∼11월 7일(현지시간) 직접 찾은 베트남.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국과 수교한 이후 경제·문화·사회 등의 측면에서 베트남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이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한류 열풍이다. 1995년 베트남 국영방송 VTV에서 한국 드라마 ‘내 사랑 유미’가 첫 방영된 이후 ‘의가형제’, ‘가을동화’, ‘대장금’ 같은 한국의 주력 드라마들이 베트남에 자리잡았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트남에선 한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빌보드 베트남에선 지난 1월 14일부터 주마다 ‘베트남 핫 100’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후 BTS·빅뱅·블랙핑크 같은 유명 아이돌 그룹이 종종 1위를 석권해왔다.기자가 방문한 호찌민시의 한 술집에서 케이팝 노래가 흘러나왔다. 최신 가요가 아닌 10년 전쯤 선보인 곡인데도 현지인들은 아는 듯 음악에 맞춰 춤추기도 했다.석진영 베트남 한국문화원장은 현재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가 1~10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국면에 접어든 올해 베트남 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프라인 활동도 본격화했다. 열리는 행사마다 적게는 8000여명, 많게는 수만명이 참석했다.석 원장이 소개한 홍보활동 가운데 관심을 끈 사례는 지난달 27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호찌민사범대에서 진행한 한국 작가와 만남의 행사였다. 이 자리에 ‘가시고기’ 조창인 작가가 참석했다. 초청된 현지 독자 160명 모두 조 작가의 사인을 받았다. 이것만 진행하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드라마·영화·음악을 넘어 도서 분야(K북)에서도 새로운 한류 열풍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베트남 국영통신사 VNA에 따르면 박낙종 전 베트남문화원장은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베트남 유학생들의 증가세, 한국산 드라마와 한국 여행의 인기, 한국 관광, 화장품 등 K뷰티의 매력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 22일 외교 관계 수립 이후 지난 30년간 놀라운 수준으로 관계를 발전시켰다. 양국은 수교 30주년에 앞서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현재 한국은 9300개가 넘는 누적 프로젝트를 보유한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 국가다. 800억달러(약 105조5200억원)에 이르는 투자 규모를 기록해 대(對)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국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는 780억달러로 30년 전에 비해 150배 늘었다. 양국은 2023년과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각각 1000억달러, 1500억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LG·효성·롯데 같은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합해 8000개가 넘는 기업이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현지에 진출한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베트남 수출의 25~30%를 차지한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로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베트남에서 창출됐다. 삼성전자 1차 벤더로 지정된 베트남 기업은 2014년 4개에서 지난해 말 51개까지 급증했다.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사례도 있다. 하노이에서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65층 규모의 마천루 ‘롯데센터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호텔 하노이’가 세계 최상위 호텔 25위 명단을 장식한 게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롯데호텔 하노이는 ‘2022 트래블러스 초이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톱25 호텔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했다.트래블러스 초이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 플랫폼에 등록된 모든 호텔 가운데 상위 1%라고 보면 된다. 한국으로선 국가 브랜드 제고라는 효과를, 베트남으로선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효과를 누려 양측이 서로 수혜 입는 결과로 이어진다.올해 초 한국을 방문한 부이 타잉 선 베트남 외교부 장관은 VNA에 양국 관계를 두고 "지금이 최상의 수준"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한국과 베트남의 유대관계가 강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듯 VNA에서 발간하는 영자 일간 비엣 남 뉴스(Viet Nam News) 10월 18일자 전면에 ‘Seoul mates(서울 메이트)’라는 제목의 기사도 실렸다. 비엣 남 뉴스는 양국 관계를 ‘소울 메이트’에 비유해 집중 조명했다. 당시 한국과 베트남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4면부터 15면까지 총 12개면에 걸쳐 실었다.비엣 남 뉴스는 10월 31일자 전면에서 ‘Forever in our thoughts(우리 생각 속에 영원히)’라는 제목으로 ‘이태원 참사’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기자가 베트남에서 방문한 인민일보, VNA, VTV, AJC(베트남 저널리즘 및 커뮤니케이션 아카데미), SGGP 등 베트남 공산당 기관의 관계자들은 한-베 수교 30주년에 더 긴밀한 상호협력을 기대한다고 합창했다.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하노이’ 옥상에서 바라본 하노이 전경. 1992년 한-베 수교 이후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베트남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보여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베트남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13%대를 기록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올해 연 성장률이 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지난 4일(현지시간) 방문한 베트남 CGV에서 한국 영화 ‘공조 2 인터내셔날’이 상영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한류가 베트남에 상륙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트남에선 한국 영화·드라마·음악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박성준 기자).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 촬영한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 로고. 이 로고는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주한 베트남대사관이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에서 선정된 최우수 작품이다. 이번에 접수된 작품은 총 775건. 이 가운데 심사와 투표 과정을 거쳐 베트남 시민 응오 꽝 쭝의 작품이 최우수작으로 최종 선정됐다(사진=박성준 기자).하노이에 위치한 우리은행 호안끼엠 지점. 이 지점에서 근무 중인 현지인 은행원들은 ‘한국어 가능’ 등의 문구로 고객들을 안내한다. 실제로 한국어 구사 능력이 탁월하다. 우리은행은 1997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하노이 지점을 신설했다(사진=박성준 기자).롯데센터 하노이 전경. 지상 65층 규모의 롯데센터 하노이는 2014년 준공 이후 8년 동안 하노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건물 안에 롯데호텔 하노이를 비롯해 롯데백하점 하노이점과 롯데마트 하노이점도 함께 입점해 있다(사진=박성준 기자).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발간하는 영자 일간 ‘비엣 남 뉴스(Viet Nam News)’. 10월 18일자에 대(對)한국 관계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가, 10월 31일자엔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가 실렸다(사진=박성준 기자).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베트남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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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중국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23명에게 물어본 결과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탈출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과반수가 답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4월 중 중국의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이 시작돼 정상화가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응답자 가운데 거의 절반은 내년 2분기에, 7명이 7~9월에 시작될 것이라고 답했다. 2024년 어느 시점까지는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가 2명이다. 중국 정부는 엄격한 현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언제 벗어날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점차 파괴적으로 흐르는데다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조만간 정책전환에 나서 리오프닝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 3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처음 연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사회 발전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일과 삶의 질서가 정상 회복될 수 있도록 더 단호하고 과단성 있는 대책"을 국가에 촉구했다. 내년 상황을 전망해야 하는 이코노미스트들로서는 중국 정부가 언제 규제 완화에 나설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금융 서비스 업체 UBS그룹은 경기회복 여부가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다시 소비하기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더불어 살기’로 정책전환이 시작되면 수요는 폭증할 것"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리오프닝이 시작되면 이듬해 국내총생산(GDP)은 1.6%포인트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중에서도 운송·요식숙박업·소매업 같은 부문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창 슈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5%에서 내년 5.7%까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중국 내 여행, 민간 소비 및 기업 활동이 정상화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14억 인구 대다수를 코로나19 노출로부터 성공적으로 보호해왔다. 그러니 규제를 완화하면 ‘집단면역 수준의 차이(immunity gap)’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상하이 소재 푸단대학 연구진이 지난 5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오미크론 변종 확산을 용인할 경우 ‘감염 쓰나미’로 160만명이 사망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훨씬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리오프닝에 나서도 문제는 여전하다. 사망자를 아무리 줄여도 40만명이 훌쩍 넘을 수 있다. 호주에서는 대다수 사망자가 엄격한 통제 철폐 이후 나왔다. 중국에 호주와 같은 상황이 전개돼도 사망자는 80만명을 웃돌게 된다.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HEALTH-CORONAVIRUS/CHINA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지 방역요원들이 보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완전 봉쇄된 한 아파트 단지 인근을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CHINA-HEALTH-VIRUS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코로나19 검사소 앞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 전략 요충지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개전 직후 러시아에 점령됐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수복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등 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주요 정보국은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로 돌아오고 있다"며 "우리 군이 도시에 진입 중"이라고 전했다.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헤르손 수복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또한 클란은 "러시아군 다수가 헤르손을 떠나려다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말했다.다만, 클란은 여전히 일부 러시아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해 헤르손에 머물고 있다면서 "군이 시를 확보할 동안 주민들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수복은 수도 키이우 수성과 동부 하르키우 수복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이어 "점령군의 위협과 억압에도 헤르손 주민들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가 해방한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우리의 귀환을 기다리는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가 철수하는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이곳을 점령했으며, 지난 9월 말에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직후인 지난달 하르키우주를 수복한 데 이어 헤르손 탈환 공세에 나섰다.헤르손 철수를 두고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전열재편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보도를 쏟아냈다.안드레이 투르착 러시아 상원 부의장은 19세기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한 문장을 발췌해 "요새를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군사작전에서 이기는 것은 어렵다"고 철수를 두둔했다. 투르착 부의장은 "헤르손 근처에 있는 우리 병사들에게 위험이 컸다"며 "언제라도 보급이 차단되거나 방어를 하기에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었다"고 말했다.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민들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 시내에 모여 헤르손 탈환을 축하하고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반바지 즐겨입는 30살 코인 갑부라더니…FTX CEO의 비호감 민낯

최대 500억달러(약 66조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남기고 회사를 파산시키며 가상화폐 시장에 ‘폭탄’을 던진 장본인 샘 뱅크먼-프리드(30) FTX 창업자의 실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설립한지 불과 2년여만에 수십조원의 투자금을 조달해낸 뱅크먼-프리드는 ‘코인계의 JP 모건’ 또는 ‘코인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젊고 유능한 사업가로 급부상했다.하지만 정계 로비 과정에서 코인 규제를 옹호하는 행보에 비호감 언행까지 더해지면서 업계 내부의 반감을 자초, 결국 최초 투자자이자 라이벌인 바이낸스로부터 치명타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져드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인계의 골든보이 뱅크먼-프리드가 어떻게 ‘빌런’(악당)이 되었나"라며 이면에 숨겨져 있던 그의 이력과 인격, 경영 스타일을 집중 분석했다.◇ 대외 이미지·외연 확장에 치중…"너무 먼 곳까지 왔다"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뱅크먼-프리드는 유년기를 명문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보냈다. 부모가 모두 이 학교 로스쿨 교수다.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자기자본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는데, 당시 직장 동료는 그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고 회상했다.뱅크먼-프리드는 비트코인 급등 시기인 2017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임대주택에서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창업했고, 여기에서 벌어들인 자금으로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를 세워 자체 코인 FTT 발행에 나섰다.탄탄한 기술과 뛰어난 사용자환경(UI)을 갖춘 FTX는 경쟁업체들을 제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데, 올해 초까지 끌어모은 자금이 약 320억 달러(약 42조 2000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FTX가 업계 1위 바이낸스를 추격하기 시작하면서 뱅크먼-프리드의 공격적인 전략이 본색을 드러냈다.먼저 그는 자신의 ‘쿨한 트레이더’ 이미지를 십분 활용했다.FTX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차림을 브랜드화해 각종 행사장에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통해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 큰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WSJ는 설명했다.홍보 부문에 상당한 돈을 쏟아붓기도 했다.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에 대한 19년간의 명명권을 1억 3500만달러(약 1780억원)에 사들여 구장 이름을 ‘FTX 아레나’로 바꾸는가 하면, 올 2월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사들였다. 슈퍼볼 중계시 나가는 30초짜리 광고 단가는 700만 달러(약 92억원)에 이른다.정작 라이벌 바이낸스는 이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FTX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인 바이낸스는 보유 지분 약 20%를 매각했고, 올 6월 바이낸스 자오창펑(45)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몇달 전 슈퍼볼 광고나 경기장 명명권, 대형 스폰서 계약 등을 어렵게 거절했다"며 뱅크먼-프리드의 행보를 비꼬았다.실제로 회사의 외연은 급성장했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FTX 직원들은 회사가 너무 빨리 커지면서 핵심 사업영역과 너무 먼 곳까지 확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했고, 뱅크먼-프리드가 중요한 거래를 할 때 외부 조언을 참조하지 않은 채 소수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독선적 태도에 수시 욕설도…동종업계 등진 정계 로비가 ‘부메랑’외부에 비친 화려한 모습과 달리 뱅크먼-프리드가 실제로는 무뚝뚝한 성격에, 종종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기도 했다고 WSJ는 지적했다.미국 출생이라는 배경 덕에 현지 가상화폐 업계의 ‘간판’으로 떠오른 그가 자오창펑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뱉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점차 가상화폐 시장을 조여오자 뱅크먼-프리드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려는 듯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시작했다.작년 12월 미 하원 청문회에 멀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주변을 놀라게 했던 그는 의회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기 시작했고,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최대 후원자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반면 바이낸스는 사실상 중국 기업 아니냐는 의심 속에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중 조사대상이 됐는데, 그런 자오창펑을 향해 지난달 뱅크먼-프리드가 "그 사람도 워싱턴에 갈 수 있지?"라는 조롱조의 트윗을 올린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 글은 삭제됐지만, 자오창펑은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규제를 피해 FTX 본사를 바하마로 옮겼던 그는 현지 당국자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회사의 역량을 과시하면서 ‘F’로 시작하는 비속어를 수시로 사용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업계에도 뱅크먼-프리드의 예상치 못한 언행에 대한 경험담이 많다.특히 그는 가상화폐 업계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보이저 캐피털, 블록파이 등 앞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다른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왔는데, 정작 이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지원 요건을 제시하고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등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한 관계자는 "훨씬 친절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융통성 없는 자세를 보고 놀랐다"며 넌덜머리를 냈다.게다가 가상화폐 거래의 핵심 특성 중 하나인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옹호하는 등 뱅크먼-프리드가 정치권의 규제 방침에 지속적으로 발을 맞춘 것이 업계에서 미운털이 박히는 요인이 됐다.지난 7일 자오창펑은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처분한다고 공개 선언했는데, 이 발표는 FTX 유동성 위기에 기름을 부었고 가상화폐 폭락으로 이어졌다.자오창펑은 그날 밤 늦게 트위터에서 "바이낸스는 다른 선수들 몰래 적대적 로비를 하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며 로비에 매달렸던 뱅크먼-프리드를 직격했다.파산 위기에 내몰린 FTX는 자존심을 굽히고 바이낸스에 SOS를 보냈고, 바이낸스는 8일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하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가 하루 만인 지난 9일 이를 번복하며 FTX에 마지막 ‘확인사살’을 했다.뱅크먼-프리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이는 나 혼자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연합뉴스나락으로 간 ‘30살 코인 갑부’ 뱅크먼-프리드(사진=AFP/연합)

중국, 방역정책 드디어 완화?…"격리기간 축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해왔던 고강도 방역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외 입국자들은 앞으로 호텔 등의 시설에서 5일, 거주지에서 3일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격리시설에서 7일, 거주지에서 3일 총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격리기간이 이틀 줄어드는 셈이다. 감염자의 밀접접촉자에 대한 격리 규정도 ‘5+3’(시설격리 5일, 자가격리 3일)로 단축됐다. 밀접접촉자에 대한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성명은 덧붙였다. 또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정지 규정도 철회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증시와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고 위안화는 강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HEALTH?CORONAVIRUS/CHINA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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