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올해 상반기 실적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상위권 제약사들이 수입 의약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자체개발 의약품의 선전으로 매출 증가율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달성해 신약 연구개발(R&D)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8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9388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116.1%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기술료(라이선스) 수익과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 등 전문의약품(ETC), 해외사업 등의 호조로 영엽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한미약품 역시 자체개발 의약품의 호조로 매출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039억원, 영업이익 9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8.5% 증가한 수치다. 수익상승 요인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등 자체개발 전문의약품(처방의약품)의 성장이 꼽힌다. 이에 힘입어 한미약품은 지난 2018년 이래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효과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5994억원, 영업이익 6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11.3%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대웅제약은 국내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비롯해, 지난해 7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 지난 5월 출시한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 등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출시한 국산 신약들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구 보령제약)은 상반기에 연결기준 전년동기 대비 16.3% 증가한 4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반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50억원을 기록해 13.7% 성장했다. 보령 역시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를 비롯해 항생제, 호흡기치료제 등 전문의약품 부문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해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성장을 견인했다. 동아에스티는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이 28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26.5% 증가했다. 이는 계열사였던 동아참메드의 진단사업 부문을 양도해 매출은 감소했지만,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등 전문의약품 부문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0% 늘어 영업이익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 수주 증가와 바이오시밀러 선전으로 상반기에 연결기준 1조5871억원의 매출과 44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6%, 29% 증가한 것으로, 올해도 매출 3조원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중 아직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C녹십자와 셀트리온 역시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환율과 국제 원료의약품 가격 상승 등으로 주요 제약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상황이지만, 자체 의약품 성장을 통한 영업이익 증가는 신약개발 R&D 투자 → 수익성 증가 → R&D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유한양행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이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