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세사기 키울 ‘역전세난’ 곳곳 비상](http://www.ekn.kr/mnt/thum/202304/20230425010006464.jpeg)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세를 갱신하거나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 시 이전 계약보다 보증금이 낮아지게 되는 이른바 ‘역전세난’이 서울 아파트 곳곳에 퍼져 문제가 되고 있다. 전세가격이 지속 하락하게 되면 계약 만기 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로 번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전세 공급량이 증가하게 되면 가격들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역전세난으로 인해 전세사기 사건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가파른 가격 상승 ‘강남4구’ 역전세난 주도25일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최근 3개월간 전세 시세와 기존 전세금 사이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건수는 1만751건이다. 이날 기준 최근 3개월간 서울 지역에서 역전세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1087건이 있는 송파구다. 이어 강동구가 1074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구가 878건, 서초구가 630건을 기록해 대부분 강남4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역전세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는 그간 이 지역에서 전세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앞으로 있을 입주물량의 증가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송파구 송파동에선 한양1차 아파트 26평이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1억4000만원이나 빠졌다. 강동구에선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25평이 2년 전과 비교할 때 평균 2억2300만원의 역전세가 발생하고 있다. 강남구에선 개포동 대청 아파트 21평이 2년 전 평균 전세가격보다 1억425만원이 빠졌다.집주인은 전세가격이 1억원 이상 하락한 현 시점에서 2년 전의 가격으로는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할 수 없기에 기존 세입자에게 반전세나 월세 전환을 요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세입자는 대체적으로 모든 전세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해당 주택을 재계약하지 않고 다른 주택으로 전세를 갈아타거나 이참에 ‘내 집 마련’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문제는 이같은 역전세난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전국 집값이 가장 높게 올랐던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2년 7월 거래된 전세 계약 만기 시점이 역전세난의 정점으로 볼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3법, 역전세난 불 지폈나본래 역전세가 발생하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신규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고, 이전 세입자는 제때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특히 KB부동산에 따르면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지난해 7월 101.0으로 정점에 오른 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달에는 92.4까지 내려왔다. 지금처럼 전세가 하락 추세와 함께 매매가 내림세가 더욱 가팔라질 땐 기존 전세보증금이 아예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도 속출할 수 있다.이같은 역전세난·깡통전세 확산 근본 원인에는 지난 2020년 7월 의결된 이른바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2년에서 4년으로 한 번 더 연장해 살게 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초기 금액을 올렸고, 서민금융 차원에서 한도가 확대된 전세 대출이 은행권에서 경쟁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기에 더해 금리까지 올라가면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며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kjh123@ekn.kr전세를 갱신하거나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 시 이전 계약보다 보증금이 낮아지는 ‘역전세난’이 서울 아파트 곳곳에 퍼져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