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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반등하자 ‘태세 전환’…강남3구 집주인들 호가 올리고 대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31 16:01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일제히↑…억대 상승거래 이어져



집주인들 매물 거두고 관망세 견지…당분간 줄다리기 이어질 것



전문가 "강남3구 집값 바닥 다지기 시작됐고 상승세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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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집값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및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상승 전환하자 급할 것이 없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 이는 급매물이 소진되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형세가 강남권에서 국지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향후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서울 내뿐만 아니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3%로 전주(-0.01%) 하락세에서 상승으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 첫째 주(2일 기준, +0.01%) 이후 55주 만이다.

특히 서울 내 부촌으로 평가받는 강남3구는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전주 +0.10%에서 +0.19%로, 서초구는 +0.10%에서 +0.13%로, 송파구는 +0.11%에서 +0.26%로 각각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가격 회복 기대 심리로 인해 주요 지역 선호 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추가 상승 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 억대 상승 거래 이어지자 호가 오르고 매물 감춰

이를 반증하듯 실제 강남3구에서는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하락세가 뚜렷하던 지난 1월 28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5일 32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4개월 만에 4억원 이상 앙등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또한 지난해 11월 17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5일 22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약 6개월 만에 4억원 이상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8억7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지난 10·17·22일 연이어 22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9일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짧은 기간 안에 3억원 급등했다.

이처럼 강남3구 내에서 상승 거래가 이어지자 급할 것이 없는 집주인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드리고 호가를 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락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을 보러 오는 수요자들이 늘고 지역 내 집값 상승 기류가 흐르자 집주인들이 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렸다"며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흥정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있는 매물도 많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 5월 89를 기록해 전월보다 0.1%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0.06%)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해당 지수는 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며 이 중에는 강남3구 내 아파트가 다수 포진해있다.


◇ 해당 현상 외곽 지역으로 확산 예상


이처럼 강남3구에서 뚜렷한 집값 상승세가 목격되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목동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현상이 집값 바닥 다지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인해 서울 핵심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라며 "강남3구가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서울 지역 간,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면서도 "향후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외곽 지역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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