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CJ CGV가 1조원대 대규모 자금 수혈에 주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전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넥스트 CGV(NEXT CGV)’ 사업전략을 발표하자 시간외 시장에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날 21일에도 주가는 1만1000원 중반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증자를 통해 수혈한 자금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선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주가의 변동성 흐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릴 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CJ CGV 주가는 장 중 1만1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인 20일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도 10%가 하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CJ CGV가 시설·운영·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선다는 사업전략 발표가 나온 게 이유다. 우선 CJ CGV는 자금조달을 위해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최대주주인 CJ주식회사는 유상증자에 600억원을 참여한다. 이로써 5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주주들에게 먼저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주고, 주주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나머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돌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매도하겠다는 거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증가해 지분율을 희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유상증자는 채무를 갚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더욱 냉랭한 상황이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신주의 발행 물량과 1차 발행 예정가격이 7630원이라는 점이다. 발행되는 주식은 7470만주다. 이는 현재 발행된 주식(4772만주)의 156.53%에 달한다. 또한 발행 예정가 역시 20일 종가인 1만4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CJ CGV측이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낮게 책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현재 주가가 기업의 적정 가치임과 동시에 향후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했던 주주들의 뒤통수를 친 것과 다름없다. 다만 CJ주식회사가 4500억원으로 추정되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CJ CGV에 현물출자로 지원하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중인 만큼 기업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고 시너지 또한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만큼의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이 기존 주식보다 많고, 가격도 절반이라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어떤 긍정적 전망과 해명을 내놔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가는 점차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포털 커뮤니티 등에서는 CJ CGV측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한 투자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토스증권 내 종목 커뮤니티에 ‘발행주식의 1.5배를 유증하는 me친기업’이라고 적었고, 다른 누리꾼은 ‘믿고 기다렸더니 자기들이 손해 본 것을 주주들에게 다 떠넘긴다’고 썼다.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수혈을 통한 금융 리스크가 완화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극장업에 대한 시장 의구심과, 유상증자의 규모가 매우 큰 만큼 단기 주가 불확실성은 피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 왔던 재무구조 안정화는 긍정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본확충을 통한 순차입 축소로 이자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 연구위원에 따르면 CJ CGV의 2019년 이자비용은 56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의 경우 809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선이 이뤄지면 505억원으로 줄어든다. 지 연구위원은 "매년 100억원 수준의 올리브 네트웍스 배당과 점진적인 본업 턴어라운드로 자금사정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사진=CJ CGV 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