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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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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막힌’ 제약·바이오 '유증 러시'… 주주가 봉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2 15:58

예스씨엠생명과학 가격 낮춰 유증… 주가 올해 반토막



피플바이오·에스디바이오센서 등도 주주 상대 유증 공시



19년째 적자 진원생명과학 이번엔 818억 유증 진행



"제약·바이오 테마주 성격 강해" 투자때 재무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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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종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사진은 한 제약사 연구원이 신약 연구를 하는 모습. 기사와 무관.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본시장 큰손’들의 자금 수혈이 실종되자 잇달아 주주상대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R&D 비용 등 목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자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 불안감을 조성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주가는 우하향… 주식수는 우상향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전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주당 4400원으로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예스씨엠생명과학은 이번 유상증자로 211억원의 자금조달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들이 목표했던 주당 발행가액은 6580원, 규모는 316억원이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유상증자 규모는 최근 주가 흐름을 고려했을 때 현재 공시액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현저히 적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한달 간 11.99%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만 51.4%나 추락했다.

진단업체 피플바이오는 채무 상환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일반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규모는 400억원이다. 이 중 22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175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피플바이오는 2020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2021년 제4회차 전환사채(CB)를 CB 전환가액 1만8315원에 발행한 바 있다. 해당 가격은 현재 주가 9200원 보다 2배 가량 높다. 지난 달 조기 상환 청구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채무 상환 부담까지 껴안게 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14일 310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일반 공모 물량이 100%다. 오는 25일~26일 청약을 거쳐 다음달 11일 신주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목적은 기존 채무 상환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는 한 달 새 23.73% 하락했다.

진원생명과학은 81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진원생명과학은 19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다. 2020년 177억원, 2021년 262억, 2022년에는 4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만 1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1년 새 70.12% 급락했고, 한 달 간 21.05% 떨어진 상태다.

제약바이오  유상증자 규모 및 주가 추이
종목명유상증자 최초 규모1개월 주가 추이
에스디바이오센서3104억원-23.73%
진원생명과학818억원-21.05%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21.24%
피플바이오400억원-32.75%
에스씨엠생명과학316억원-11.99%


이 밖에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은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클리노믹스(446억원), △엘앤케이바이오(260억원) 등이 있다.



◇다수 바이오사 자금조달 한계

유상증자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특성이 있다.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대주주를 상대로 하면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의 유상증자 계획을 보면, 대다수가 일반 공모를 통한 조달 방식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낮은 시기인 만큼 목표자금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하는 상황인데,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단,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환사채(CB)나 은행 차입과 달리 이자가 없고 신주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평가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대주주는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분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업황 둔화로 투자금까지 빠지니 주주 수혈 사례가 늘어나는 것"일면서 "최근 제약·바이오기업의 유상증자는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 가치와 재무건전성이 상당한 악순환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종목의 경우 테마주로도 작용하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는 조언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사의 자금난은 단기간 안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상증자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미국 수출 등의 소식하나로 급등락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채무상환이나 운영비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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