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내년 총선 더불어민주당 ‘절대 우위’ 국회를 뒤집으려는 국민의힘에서 ‘결집론’과 ‘확장론’이 부딪히는 모습이다. 집권 전반기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결속력이 단단한 가운데, 거친 ‘휘어잡기’로 인한 지지층 이탈과 확장력 위축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당장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 등 지난 19대 대선 본선에 나섰던 대권주자급 인사들 모두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로부터 ‘일침’을 맞은 바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이어 당 대표 선거까지 잇달아 좌절된 유 전 의원이 가장 날카롭게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KBS 라디오에서 자신을 둘러싼 무소속 출마·신당 창당설 등에 "워낙 찍혀서 저한테 공천 주겠나. 저는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전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유 전 의원은 앞선 19일에도 "총선이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굉장히 중요한 계기인데, 미력하고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 백지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그간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을 비판하며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던 홍준표 시장도 ‘수해 골프’ 논란에 총선 이후까지 당원권이 제한되면서 최근 입장 변화를 노출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징계 관련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고 반발했다.그는 "하이에나 떼들에게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한때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이라며 "나를 잡범 취급한 건 유감"이라고도 비판했다.홍 시장은 특히 "황교안이 망한 것도 쫄보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이후 안철수 의원도 유승민·이준석 포용론 등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1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홍 시장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원팀이 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안 의원은 수도권 표심 공략 전략 중 하나로도 ‘인재 영입’을 꼽고 "사람들을 영입하는 작업들을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그런 역할들이 아직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안 의원은 차기 총선과 관련한 김기현 대표 리더십에도 "지금까지는 본격적으로 선거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든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안 의원 본인 역시 유 전 의원과 홍 시장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안 의원은 이미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윤 대통령 측과 공개 마찰을 노출했고, 지난 당 대표 경선 때도 대통령실 맹폭을 맞은 바 있다. 안 의원 지역구인 분당갑에도 전임자였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출마할 수 있다는 설이 나온다. 앞서 김 수석은 유 전 의원이 출마했던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인수위 대변인직과 분당갑 의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당시 경선에서 패한 유 전 의원은 김 수석 공천을 "자객의 칼"로 꼬집기도 했다. 안 의원은 김 수석 출마설에 "별로 신경 안 쓴다"며 "본인과 인사권자 판단"이라고 말했다. ‘인사권자’라는 표현에는 윤 대통령 의중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이 우회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안 의원은 다만 "(김 수석이) 최소한 분당갑으로 다시 오지는 않으실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hg3to8@ekn.kr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안철수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