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5시 녹화방송 형태로 공개하는 아리랑 국제방송 '케이팝 더 넥스트 챕터(K-Pop:The Next Chapter)'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매기 강 감독, 트와이스의 지효·정연, 음악 프로듀서 겸 디제이 알티(R.Tee), 평론가 김영대와 K팝 산업의 미래에 관해 논의했다. 진행은 방송인 장성규가 맡았다. 연합뉴스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업계 기대가 커졌지만, 중국 공연의 잇따른 연기와 경직된 분위기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주요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지난달 20일과 비교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5만300원에서 4만3250원으로 14.0% 급락했고, CJ ENM은 7만9000원에서 7만800원으로 10.4% 하락했다.
에스엠 역시 15만900원에서 13만5300원으로 10.3% 내려앉았다. JYP엔터테인먼트는 7만9400원에서 7만3100원으로 7.9% 하락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도 10만4700원에서 9만8500원으로 5.9% 떨어졌다.
하이브는 28만6500원에서 27만9500원으로 2.4% 내리며 상대적으로 방어한 흐름을 보였다..
투자심리 위축 배경에는 중국 내 K-POP 콘서트의 연이은 취소가 꼽힌다. 걸그룹 케플러는 오는 13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던 단독 팬 콘서트를 현지 사정을 이유로 돌연 연기했으며, 앞서 이펙스의 푸저우 공연, 지드래곤 상하이 전시, 래퍼 키드밀리의 푸저우 공연도 무산됐다.
정치적 변수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최근 방중 특사단 단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뒤 “거의 모든 지도자가 한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해 강한 톤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가는 지나친 우려를 경계한다.
지인해·김지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00~2000석 규모 공연은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기대감이나 실망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굿즈 팝업스토어, 팬 미팅, 팬 사인회 등으로 매출이 대폭 회복 중이고 중국령인 마카오·홍콩에서는 K-POP 공연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연구원은 또 “2026년까지 엔터 업종의 '빅 사이클'은 유효하다"며 “굿즈 매출 확대, 중화권 매출 부활, BTS·블랙핑크 등 빅 IP 컴백이 맞물리며 흔들릴 때마다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멘텀도 부각된다. 같은 하우스에서 제작한 '폭군의 셰프'가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르며 북미 TOP10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통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던 장르에서 성과를 거두며 K-컬처의 대중화가 미국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경우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말 관광 교류 확대에 이어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이어진다면 9년간 이어진 한한령 해제 기대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