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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책이슈 선점경쟁…與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섰다. 집권 국민의힘은 ‘김포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 들며 표심 자극에 시동을 걸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주 그간 추진해 온 ‘민생 프로젝트’ 결과물 발표를 예고했다.1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을 5개월 여 앞둔 만큼 여야 모두 내부적으로 총선 준비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포함해 인접 도시까지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메가 서울’이 총선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 추진과 함께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도 검토하며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또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당정대)은 오는 5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어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더 나은 청년 주거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신혼부부, 근로자, 대학생 등 청년들을 위한 주거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민주당은 여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대형 이슈’를 선점하자 대상지역을 국토 전반으로 넓혀 ‘행정 대개혁’ 방안을 협의하자고 역 제안에 나섰다. 대형 이슈를 선점 당한 민주당의 프레임 전환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이재명 대표는 2일 ‘경제회복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민들께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을 설명 드리고 향후 현장에서 생생한 민생 제안을 경청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엔 ‘경제’를 핵심 키워드로 ‘민생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생 프로젝트는 민생 분야의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지역에 알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이슈 선점에 밀렸지만 이날 ‘총선 기획단’을 선제적으로 출범하면서 총선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민주당은 이날 오전 총선의 밑그림을 그릴 총선기획단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임명된 13명의 위원 가운데 단장을 맡은 조정식 사무총장을 포함한 8명은 정태호(민주연구원장)·김성주(정책위 수석부의장)·한병도(전략기획위원장)·김병기(수석사무부총장)·한준호(홍보위원장)·이재정(전국여성위원장)·전용기(전국청년위원장) 등 당직을 맡아 당연직으로 포함된 현역 의원들이다.원외 인사로는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박영훈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 장윤미 법무법인 메타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여성은 4명이며, 청년 몫으로 5명(여성 포함)이 활동한다.권 수석대변인은 총선기획단에 친명계 인사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관련 업무를 하는 위원이 상당수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국민의힘도 2일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현재 선거 판세를 여권이 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메가 서울’ 추진이 수도권 지지율 반등을 이룰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지지율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슈선점 경쟁에서 발 빠르게 나선 것은 내년 총선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국민의힘은 특히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의석 수 총 121석 중 17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민주당(103석)에 비해 크게 약세를 보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메가톤급 정책을 내세워 판세 뒤집기를 시도한다는 것이다.다만 민주당도 민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공룡 야당임에도 정책 이슈 선점 경쟁에서 여당에 밀린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의회 권력에 취해 윤석열 정부 ‘비판’과 이재명 대표 ‘방탄’에 몰두한 사이 여당에 허를 찔렸다는 얘기도 나왔다.일각에서는 민주당 최근 몸집만 컸지 굼뜬 모습을 보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당내 계파 갈등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총선기획단 인선결과를 놓고 친이재명(친명)계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동시에 그간 총리 사퇴, 장관 탄핵 등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국민 공감을 얻기에 다소 부족한 윤석열 정부 공세에만 집중한 게 민주당이 이슈 선점에서 실패한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ysh@ekn.kr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MB 만난 인요한, 광폭 통합 행보…유승민 이어 이준석·홍준표도 회동?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표적인 비윤석열(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과 회동하면서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인 당내 통합에 부쩍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이 전 대통령과 유 전 의원과의 회동을 계기로 혁신위 ‘1호 안건’인 징계 해제에 거세게 반발 중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만나 ‘비윤계 끌어안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다.인 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7일 이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그는 "원로 어른이라 만났다. (저는)귀가 굉장히 얇아서 많은 사람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이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40분 가량 차담을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중책을 맡았으니 중심을 잡고 잘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인 위원장은 또 10월 31일 유 전 의원과도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인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유 전 의원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그는 "유 전 의원이 한마디로 ‘당과 국가가 걱정이 된다’고 했고, 다른 의견 가진 사람들하고 내통하는 것 전혀 없다"며 "우리는 굉장히 통했다"고 말했다.인 위원장은 유 전의원에 대해 "정말 젠틀맨", "개인적으로 만나보니까 존경이 간다", "참 자세가 아름답다", "순수한 사람" 등의 칭찬을 했다.인 위원장이 긍정적인 만남이었다고 평가한 만큼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워온 유 전 의원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당내에서는 유 전 의원을 끌어안게 되면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설을 잠재우는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인 위원장은 또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에 대해서도 바짝 몸을 낮췄다.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만나서 듣고 싶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제 주장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조언받고 싶다. 저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했다.홍 시장이 혁신위의 ‘대사면’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한 것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전체를 다 용서한다 해서 사면이라는 말을 썼지만, 우리 홍 대표가 말씀하신 게 맞다"고 수용했다.하지만, 인 위원장의 이러한 광폭 통합 행보가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인 위원장에 이어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여전히 강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그는 "교통사고가 났는데 과실이 0 대 100이면 그에 합당하게 이야기해야지, ‘100만 원 줄 테니까 받으세요’ 이러는 순간 싸우자는 것"이라며 "왜 남한테 강요하는가. 이게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반성 없는 사면은 안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징계 해제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당사자 의사와 별개로 징계 해제를 하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통합 취지로 징계를 해제하면 반발이 더 세지면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징계 해제 명단에서 제외할 경우 혁신위 1호 안건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당을 쇄신하겠다고 출범시킨 혁신위의 활동에 지도부가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ysh@ekn.kr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월 30일 대구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개막한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 검토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일 국회의원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을 혁신위의 논의 안건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원이 한 지역구에서 세 번을 하고 다른 지역구로 옮기든지 하는 매우 많은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안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이것만이 방법이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3선 이상을 한 인기 있고 노련한 분이면 자신의 지역구를 바꿀 수 있는 옵션도 주는 등 여러 방안을 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어떻게 무엇을 내려놔야 국민이 신뢰할 건인가를 지금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총선 룰에 관해서는 토론을 안 했는데, 선거 룰 문제도 크게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위의 ‘2호 안건’으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 제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영남권 스타 의원 험지 출마’,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영남권 의원들이 반발한 데 대해 "‘섭섭하다’, ‘사과해라’ 별말을 다 하지만 각자 나가야 할 길을 다 알고 있다"며 "알고 있는데 안 할 뿐이다. 모두가 답을 다 알고 있으니 그냥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영남 스타’로 지목했던 것과 관련해선 "보도가 잘못 나간 것"이라면서도 "경상도에 여당 의원들이 많은데 거기에서 뜬 사람들이 서울에 와서 좀 도와주고 어려운 곳에 와서 희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순신도 좋아하지만, 계백을 좋아한다"라며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이 희생하고 국민이 이득을 봐야 한다.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정 관계 재정립 방안을 건의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요구에 대해선 "대통령께 국민 목소리를 알려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대통령을 향해 ‘이래라저래라’하는 건 월권"이라고 말했다. ysh@ekn.kr국가조찬기도회서 대화하는 김기현-인요한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尹대통령 "재정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 죽어" 긴축 재정 필요성 강조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또 서민들이 죽는다"며 정부의 긴축 재정 필요성을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주재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모두 발언에서 "어려운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주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시키면 (반대 측에서) 아우성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 않다"며 "결국은 돈이 드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말했다.그는 1980년대 초 전두환 대통령 시절 김재익 경제수석의 사례를 소개하며 "그때 정계에서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 재정을 잡아서 인플레이션을 딱 잡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래서 불요불급한 것을 좀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다 (예산을) 재배치시켜야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아오던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한다"고 말했다.이어 "새로 받는 사람은 정부가 좀 고맙기는 하지만, (반발하는) 이 사람들과 싸울 정도는 안 된다"며 "받다가 못 받는 쪽은 그야말로 정말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한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반대 측에선)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막 나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주장에 대한 자신의 답변이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전날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 어려운 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도 전했다.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서민들이 오늘날과 같은 정치 과잉 시대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며 "어쨌든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이것은 대통령인 제 책임 또 우리 정부의 책임이란 확고한 인식을 갖고 오늘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희가 잘 경청해서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겠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제가 잘하겠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점을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마포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계기가 된 곳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재작년 6월 29일 제 정치 선언문 첫 페이지에 마포 자영업자 이야기가 나온다"며 학창 시절 자주 다니던 돼지갈빗집의 일화였다고 밝혔다.당시 선언문에는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것이냐. 국가는 왜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이냐"고 묻던 해당 자영업자의 발언이 소개됐다.또 같은 해 9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이후에 극단적 선택을 한 마포구 한 맥줏집 사장의 빈소와 가게를 갔던 점을 언급하며 "여기를 다시 와 보니까 저로 하여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일단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절규하면 그것을 바로 듣고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ysh@ekn.kr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유승민과 통했다", 이준석 "이중 플레이"…신당설 흠집내기?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에 거듭 화해의 손짓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당내 여론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유승민·이준석 신당론을 둘러싼 계산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회동을 가진 유 전 의원과 관련, "개인적으로 만나보니까 존경이 간다"며 "그분이 다른 이견과 의견 가진 사람들하고 내통하는 게 전혀 없다. 그분 순수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이 회동에서 내놓은 의견을 대통령실에도 전달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굉장히 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을 혁신위로 영입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그분이 그(혁신위원) 위의 격"이라며 "그분하고 가까이 지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맞지만 제가 위에 올라가서 강요해서 들어와라, 좀 모양새가 안 맞는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대사면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 측 반발에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사면 용어가 적절치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당 최고위에서 지금 내린 조치들을 취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인 위원장은 또 자신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는 이 전 대표에 "제 주장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조언을 받고 싶다"며 "이 당을 만드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거 때도 잘 도와주셨는데 앞으로 좀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방송에 뒤이어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이런 화해 손짓을 뿌리치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그는 "이준석 때문에 선거 때 ‘크게 질 것을 작게 이겼다’ 또는 ‘질 뻔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게 대통령과 지금 대표의 공식적인 입장인데 혁신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이 의미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제 유승민 전 의원이 그분을 만났다 한들 내일부터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욕 안 하는가"라며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 전 대표는 당과 자신의 갈등을 교통사고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과실이 0 대 100이면 그에 합당하게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1년 반 린치 한 다음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보고 죽겠구나 싶으니까 ‘100만 원 줄 테니까 합의해라. 안 하면 네가 속 좁은 놈’, 그리고 딴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사고 당사자도 아닌데 ‘마음이 많이 다치신 것 같다’ 이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들이 통 크게 마음먹고 살지 왜 남한테 그걸 강요하나? 이게 2차 가해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 제안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현 당 지도부 구성원들을 꼽기도 했다. 그는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는 조수진 의원에 "(친윤계 공격) 시작이 뭐였냐면 조수진 의원이 ‘나는 당 대표 말 듣지 않겠다’ 선언한 것이었다"며 "그럼 조수진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병민 최고위원에 "밖에 나가서 ‘이준석은 사이비 평론가’라 그러고 어제도 방송 와서 제 다음 코너였는데 제 욕하더라", 김민수 대변인에 "이준석 내쫓으면 제명하면 3~4% 정도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하고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에 "최고위에서 ‘이준석은 반성문 쓰는 게 먼저다’라고 할 것" 등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요한 위원장 같이 개인 자격으로 다닌다고 주장하는 사람 만나가지고 무슨 대화를 한들 내일 또 그런 사람이 나오면 저는 웃음거리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유 전 의원과 홍 시장 등 여타 비윤계 인사들은 혁신위에 이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인 위원장과의 만남 전부터 혁신위 보다는 당과 정부를 향한 비판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의대정원 확대 등 이슈에는 지난달 16일 페이스북에서 "적극 지지한다"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필수의료 분야와 지방의 심각한 의사 부족에 대응하고, 의사과학자 인재양성 과제까지 고려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긍정 평가했다.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의 당내 입지가 이 전 대표 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과 바른정당 등을 함께 했던 하태경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부분이 이준석 전 대표는 손잡고 가야 된다는 게 다수"라며 "유승민 전 의원 같은 경우는 너무 감정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대하지 않느냐 하는 불만이 강하게 있다"고 전했다. 홍 시장 역시 지난달 30일 인 위원장 발언으로 당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는 일각 지적에 "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게 아니라 당을 활기차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그만큼 주목받아본 일이 있었나"라고 긍정 평가한 바 있다.그러면서 "활기차게 당이 돌아가는 걸 혼란스럽게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자체가 기득권 카르텔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라고 두둔했다.또 홍 시장이 지적한 ‘사면’ 표현에 인 위원장과 혁신위가 자세를 낮춘 만큼, 향후 양측 입장차가 한층 좁혀질 것으로도 예상된다.hg3to8@ekn.kr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

이재명, 尹 시정연설에 "국민 상대 장난친 것 문제지만 빈말은 더더욱 심각"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국정기조 전환은 없었고, 변명에(다가), 그리고 우리가 요구한 전환은 없었다"고 비판했다.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께서 ‘국민이 옳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어제 시정연설에 대해선 기대가 상당히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표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집착만 더 강해진 것 같다"며 "민생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없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해 합리적 설명보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병사 월급을 올린다고 하셨는데 예산으로 보면 병사들 복지예산을 1857억원이나 삭감하겠다고 한다"며 "국민들을 원숭이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것을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하지 않느냐"라고 꼬집었다.이 대표는 또 "의사 정원 확대 이야기는 어디로 갔느냐"라며 "정부가 국정을 하는 데 있어 무슨 국정 과제를 던졌다가 반응을 봐가며 슬그머니 철회하고, 또 이것 하나 던졌다가 반응이 없으면 없애고 이런 식으로 국정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이어 "조삼모사보다 더 나쁜 것이 빈 음식 접시를 내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을 상대로 똑같은 말로 장난친 것도 문제지만 빈말은 더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그는 "민주당은 정부가 민생 경제를 포기해도 최대한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해선 "대책으로 전세 사기범을 때려잡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피해자 구제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여야가 전세 사기 특별법에 대해 합의하며 6개월마다 입법을 보완하자고 분명히 약속했다"며 "그런데 6개월이 다 되도록 여당이 아무런 보완 입법 의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대표는 "국민 삶을 책임지는 여당은 약속대로 서둘러 개정안을 내고 신속히 보완 입법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ysh@ekn.kr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섭, 김포 서울 편입 두고 "설익은 승부수…있는 서울 잘 챙겨야"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31일 당에서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두고 "설익은 승부수"라며 "새로운 서울을 만들 게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라"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있는 도봉구를 비롯한 서울 외곽의 구(區)는 서울로서 받는 차별은 다 받는데, 서울로서 받는 혜택은 못 받아 왔다"며 "도봉구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과 도로를 경기도까지 확장하고 내어주면서 만성적인 교통정체와 지옥철에 시달린다. 재건축 재개발이 안되는 까닭에 새로운 도시 인프라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도봉구 뿐 아니라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광진구, 강동구 등 서울 동부 외곽에 사는 모든 분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라며 "문재인-박원순 집권 10년간 도봉구는 오직 도봉구가 ‘서울’이라는 이유로 재건축과 재개발도 못했다. 서울 동부 외곽이 다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지적해야 서울 사람들에게 표를 얻는 것이지 김포를 서울에 편입한다고 총선 승부수가 될까"라며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한다고 해서 지하철 5·9호선 연장의 조건인 건설 폐기물 처리장 설치를 김포‘구민’들이 퍽이나 좋아하실까"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비용분담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부담하도록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김포시가 서울로 들어오면 그 때문에 오히려 손해볼 가능성도 있다"며 "게다가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시키면 서울특별시 자치구 사이에서의 일부 지방세 수입 재분배 공유의 결과에 변화가 발생해 기존 서울 자치구 안에서 불이익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특별시 내 특정 구가 피해볼 수 있다는 얘기"라며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의 서울 편입은 설익은 승부수"라고 덧붙였다. ysh@ekn.krPYH2020081304050001301_P4 김재섭 당협위원장. 연합뉴스

尹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사실상 ‘반쪽짜리’ 연설로 진행됐다. 집권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연설 중 32차례 박수를 보내며 호응한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설 내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국회 입장 시간에 맞춰 로텐더홀에서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기조 전환하라’,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했다.윤 대통령이 마중 나온 김진표 국회의장과만 인사를 나누고 피켓을 들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쪽으로 눈길을 주지 않자, 일부 민주당 의원은 "여기 한 번 보고 가세요", "여기 좀 보고 가" 등 말을 외치기도 했다.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회의장 내 피켓 부착과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체결했지만, 민주당은 회의장 내로 한정된 만큼 로텐더홀에서의 피켓 시위가 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 속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으로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정당 대표 중 야당 이재명 대표를 먼저 호명했다.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깬 것이다.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순으로 원내대표를 호명했다. 지난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지만, 윤 대통령을 외면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윤 대통령의 약 27분 20초간 연설 동안 박수는 총 32차례 나왔다. 이는 지난해 야당 의원들 없는 시정연설의 19차례보다 더 많은 박수 세례다.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주요 발언마다 적극적으로 박수치며 호응했다.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한차례도 치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킬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몇몇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이날 시정연설이 끝난 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친서민·건전예산을 잘 설명했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은 "맹탕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를 줄이고 그 재원을 잘 활용해서 약자 복지를 더 촘촘하고 더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 아주 분야별로 잘 드러난 것으로 본다"며 "예산안에 대해서 꼼꼼하게 잘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설명이 잘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 그리고 실질적인 대안은 찾아볼 수 없는 한마디로 ‘맹탕 연설’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연설은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억지 성과를 자화자찬하며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시장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을 통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 처음 환담장에서 대면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짧은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하기도 했다. 옅은 미소를 띤 이 대표는 별도 답변은 하지 않았다. 환담에는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자리했다. 5부 요인 중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이후 진행된 상임위원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는 오늘로 3번째 왔지만, 우리 상임위원장들과 다 같이 있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 이런 것에 대해서 좀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말했다.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 만남을 계기로 여야 사이 정치가 복원되고 협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지금 국민은 여야가 분열의 정치에서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 섭섭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 야당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는 문제, 그 다음에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아쉬움도 큰 부분도 있다"며 윤 대통령의 연이은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ysh@ekn.kr윤석열 대통령이 31일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 연설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나서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與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윤수현 기자] 여당이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 하남시, 구리시 등을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인 이른바 ‘메가서울’론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국민의힘은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을 시사하며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윤재옥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경기도의 반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경기도의 의견을 듣고 경기도와 협의하는 단계도 당연히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당 정책위는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담은 행정구역 개편 특별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김포시·서울시·경기도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두 광역지자체인 경기도와 서울시 간 관할구역을 변경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하지만 이 같은 정부 입법은 지자체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할 경우 주민 의견만 수렴하면 관할 단체장 동의 없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되면 서울시와 경기도 가운데 어느 한 광역단체가 반대하더라도 김포시의 의지만으로도 서울에 편입할 수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다만 논의 과정에서 서울 인구는 계속 감소해 940만명대지만 경기도 인구는 1360만명을 넘어선 인구수 불균형 문제가 고려될 수 있다.한발 나아가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논의도 촉발될 수 있다. 메가시티는 기존 대도시가 주변 소도시들을 편입하며 더 광역화하는 것을 뜻한다.김포 외에 구리, 광명, 하남, 과천, 성남, 고양 등의 편입 가능성이 당내에서 거론된다.김기편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과 인접한 소규모 도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생활권, 통학권, 직장과 주거지의 통근 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원할 경우 서울 편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주변 도시의 경우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그런 원칙하에 주민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국민의힘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김포는 물론 다른 서울 생활권 도시들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인접 시군의 추가 편입 추진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다만 국민의힘은 김포 외의 다른 도시들의 서울 편입 가능성에 대해선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민주당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여론 추이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민주당은 여당의 김포시 편입 추진에 대해 "굉장히 뜬금 없는 발표"라는 입장을 내놨다.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행정구역 개편은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시·도 간 경계 문제는 특별법으로 정해야 한다"며 "경기도의 의견이 중요한데 경기도지사는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난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 "아직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현실성이 별로 없다"고 했다.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사전 환담서 이재명 대표 만나 "오랜만입니다" 첫 공식 대면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마주 앉아 소통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 환담을 계기로 여야의 협치의 물꼬가 트일지 정치권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그간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사전 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대통령과의 만남도 불발됐었다. 지난해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 시작 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2분께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섰다.윤 대통령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환담장에 들어서기 13분 전인 오전 9시 29분께 미리 도착해 있었다.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짧게 악수했다.옅은 미소를 띤 이 대표는 별도 답변은 하지 않았다.5분 뒤 입장한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상당 기간 무리를 (했으니) 사후관리를 잘해야 한다. 단식하면 본인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더 애가 탄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의장님께 감사하다"며 "여야, 정부가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저희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국회가 요청하는 자료를 충실하게 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김진표 국회의장은 "내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이렇게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 또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김 의장은 "오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며 "올해 예산심사 과정에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여당이 때로는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예산안이 적기에 준비될 수 있다. 여당이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이후 사전 환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공개 환담에서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환담에는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자리했다.5부 요인 중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재명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하셨다"고 말했다.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사전환담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에게 세 가지 당부를 했다"며 "먼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꼭 만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국회를 존중해달라고도 했다. 그간 대통령 거부권을 너무 많이 썼다. 이제는 더 이상의 거부권은 안 된다고 했다"며 "또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의 협치·소통의 장이 될 일상적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 대표와 악수를 나눴고,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이 대표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눴다.ysh@ekn.kr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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