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섰다. 집권 국민의힘은 ‘김포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 들며 표심 자극에 시동을 걸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주 그간 추진해 온 ‘민생 프로젝트’ 결과물 발표를 예고했다.1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을 5개월 여 앞둔 만큼 여야 모두 내부적으로 총선 준비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포함해 인접 도시까지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메가 서울’이 총선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 추진과 함께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도 검토하며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또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당정대)은 오는 5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어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더 나은 청년 주거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신혼부부, 근로자, 대학생 등 청년들을 위한 주거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민주당은 여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대형 이슈’를 선점하자 대상지역을 국토 전반으로 넓혀 ‘행정 대개혁’ 방안을 협의하자고 역 제안에 나섰다. 대형 이슈를 선점 당한 민주당의 프레임 전환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이재명 대표는 2일 ‘경제회복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민들께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을 설명 드리고 향후 현장에서 생생한 민생 제안을 경청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엔 ‘경제’를 핵심 키워드로 ‘민생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생 프로젝트는 민생 분야의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지역에 알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이슈 선점에 밀렸지만 이날 ‘총선 기획단’을 선제적으로 출범하면서 총선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민주당은 이날 오전 총선의 밑그림을 그릴 총선기획단 인선을 발표했다. 이날 임명된 13명의 위원 가운데 단장을 맡은 조정식 사무총장을 포함한 8명은 정태호(민주연구원장)·김성주(정책위 수석부의장)·한병도(전략기획위원장)·김병기(수석사무부총장)·한준호(홍보위원장)·이재정(전국여성위원장)·전용기(전국청년위원장) 등 당직을 맡아 당연직으로 포함된 현역 의원들이다.원외 인사로는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박영훈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 장윤미 법무법인 메타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여성은 4명이며, 청년 몫으로 5명(여성 포함)이 활동한다.권 수석대변인은 총선기획단에 친명계 인사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관련 업무를 하는 위원이 상당수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국민의힘도 2일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현재 선거 판세를 여권이 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메가 서울’ 추진이 수도권 지지율 반등을 이룰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지지율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슈선점 경쟁에서 발 빠르게 나선 것은 내년 총선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국민의힘은 특히 21대 총선에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의석 수 총 121석 중 17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민주당(103석)에 비해 크게 약세를 보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메가톤급 정책을 내세워 판세 뒤집기를 시도한다는 것이다.다만 민주당도 민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공룡 야당임에도 정책 이슈 선점 경쟁에서 여당에 밀린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의회 권력에 취해 윤석열 정부 ‘비판’과 이재명 대표 ‘방탄’에 몰두한 사이 여당에 허를 찔렸다는 얘기도 나왔다.일각에서는 민주당 최근 몸집만 컸지 굼뜬 모습을 보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당내 계파 갈등을 꼽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총선기획단 인선결과를 놓고 친이재명(친명)계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동시에 그간 총리 사퇴, 장관 탄핵 등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국민 공감을 얻기에 다소 부족한 윤석열 정부 공세에만 집중한 게 민주당이 이슈 선점에서 실패한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ysh@ekn.kr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