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3일 취임 후 부동산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가계 자산 구조의 무게 중심을 주식 등 금융 분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어려워 고령화 사회에 적합하지 않고 비생산적이어서 경제 혁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이재명 정부의 이같은 핵심 국정 개혁 과제를 실천해야 할 국회의원들의 자산 구조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국회의원들은 이해 충돌 방지 원칙, 주식 백지 신탁 제도 등으로 인해 주식 소유에 제한이 많긴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비교적 고소득층인데다 각종 기득권을 갖고 있어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의 주식 투자 현황이 전국민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12억원대를 보유한 주식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의원들은 이해충돌 소지를 피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에 맡기거나 전량 매도한 것이 눈에 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3월 27일자로 공직윤리시스템(PET)에 공개된 환경노동위원회 16명 의원들의 재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일부 의원은 엔비디아·테슬라·팔란티어 등 AI·빅테크 종목을 대량 신규 매수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기존 주식을 전량 정리하는 등 상반된 투자 패턴을 나타냈다.
먼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총 112억2415만원 규모로 환경노동위 내 최대 투자자로 확인됐다. 윤 의원의 배우자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조카로 △농업회사법인 삼경축산 9만주, △대선건설 47만9897주, △주식회사 푸르밀 12만6000주, △히얼위고 3334주 등 비상장주식으로 86억1738만6000원을 보유했다. 특회 최근 △엔비디아 615주, △테슬라 293주, △팔란티어테크 1743주, △토스트 2050주, △오라클 457주 등을 모두 신규 매수하며 대규모 AI·빅테크 투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총 25억4180만7000원의 상장주를 보유했다. 또 윤 의원 일가는 본인 700주, 배우자 2만7406주, 삼녀 521주 등 삼성전자 주식도 상당 규모를 갖고 있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도 부동산 개발, 임대업 및 태양광 발전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비상장주식 가족회사 동황 16만5000주(평가액 25억9281만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 의원은 해당 주식을 '직무 관련성'을 이유로 백지신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주식으로는 모나미·삼익악기·오스코텍·자이에스앤디 등 각 1주씩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종목 분산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루미르·브이티·서진시스템·성우·스마트레이더시스템 등 국내 중소형주부터 애플·프록터앤드갬블 등 미국 우량주까지 총 26개 종목에 7002만4000원을 투자했다. 특히 지리자동차 2000주, 환인제약 300주, 한국전력 350주 등 개별 종목에 상당 규모로 분산투자했다. 가상자산에서도 솔라나·이더리움·디스체인 등 5개 종목으로 138만9000원을 운용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기존 주식을 전량 정리하거나 대폭 축소한 의원들도 있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시예천군)은 아시아나항공 9주, 하림 22주, 하림지주 4주, 한국항공우주 429주 등을 전량 매도해 대출 일부 상환에 활용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병)도 본인은 HMM 938주와 셀트리온 1900주를 모두 매도하고 호텔신라 3주만 보유 중이다. 반면, 장남은 엔비디아 0.148093주와 테슬라 10주(총 평가액 616만4000원)을 새로 매수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시을)은 비상장주식 박정어학원 2만8034주와 동우에이엔이 2500주로 총 2억8159만원을 보유하다, 양도와 법인 평가방법 변동으로 125만원이 됐다. 배우자도 박정어학원 1만298주와 소나무마을 3920주(평가액 1억3776만2000원)를 모두 처분했다.
이밖에 김주영 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갑) 배우자는 복리맞춤채권에 4억원을 투자했고, 박홍배 민주당 의원(비례) 본인은 우리사주로 KB금융지주 307주(평가액 2545만원)를 보유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비례) 배우자는 파미셀 5224주(평가액 4325만4000원)를 갖고 있다가 1500주를 매도해 투자 규모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경노동위 16명 중 6명은 증권이나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강득구(경기 안양시만안구), 김태선(울산 동구), 이용우(인천 서구을), 이학영(경기 군포시)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김위상(비례), 조지연(경북 경산시) 의원 등이 이에 해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