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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따뜻한 날씨에 천연가스 가격 폭락..."반등 어렵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큰 주목을 받았던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올 겨울에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따뜻한 날씨가 지난달까지 이어지면서 재고 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탓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마저 기록적인 생산량을 보이고 있어 향후 가격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가격은 MMBtu당 2.4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2일엔 6개월만 최저가인 2.3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미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0월 31일 3.58달러로 9개월래 최고수준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급락세를 보이더니 이날까지 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고꾸라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유럽 벤치마크인 TTF 천연가스 1월물 가격은 지난 15일엔 메가와트시(MWh)당 33.19유로로 종가 기준 9월 7일(32.75유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연쇄적으로 공격한 여파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8일 장중 최대 37.385유로까지 치솟았지만 다음날인 19일엔 33.495유로를 기록,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지난 10월 중순에 54유로로 고점을 찍은 후 이날까지 37% 가량 급락했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JKM 1월물 평균 가격은 지난 주 MMBtu당 12.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래 최저치이자 전주 평균가인 15.50달러 대비 18% 급락한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LNG 주요 소비국인 중국에서 한파가 지난 주 초부터 발생했음에도 천연가스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미국, 유럽,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엔 따뜻한 날씨가 지난달까지 지속되면서 주요 수입국들의 사상 최대급 재고 비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천연가스 선물과 옵션 시장에서 겨울 프리미엄이 증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10월과 11월의 기록적인 기온으로 천연가스 재고를 비축하는 기간이 연장됐다고 전했다. 그 결과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재고는 지난 11월 말 기준 1095 테라와트시(TWh)까지 불어나 계절적 신기록을 경신했고 재고 물량 또한 보유 한계의 95%에 달해 10년간 계절적 평균치인 83%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에서도 천연가스 재고가 지난 10년간 계절적 평균치 대비 4%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은 하루 1049억 입방피트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천연가스 생산량도 지난해 연평균 대비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앞으로 회복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IA는 내년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올해보다 1.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EIA는 생산량 증가, 높은 재고 등의 이유로 내년 3월까지 천연가스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대비 0.6달러 넘게 낮춘 2.80달러로 제시했다. 따뜻한 날씨 또한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천연가스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천연가스 약세론에 동참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 업체인 FGE의 시아막 아디비는 "계획되지 않은 LNG 공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한 유럽의 풍력발전 증가와 기록적인 재고량이 맞물리면서 TTF 가격, 북서유럽 가격, JKM 가격이 하방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재 브로커 업체인 마렉스의 토비 콥슨 에너지 총괄은 "2024년 상반기에 콘탱고가 발생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가격이 2배로 상승하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의 경우 지난달에만 약 40% 하락했으며 이달에도 20% 넘게 하락 중이다. 반면 천연가스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의 경우 지난달 51% 급등했고 이달에도 약 23% 가까이 상승했다.천연가스 생산기지 현장.지난 3년간 미국 천연가스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미국주식] 뉴욕증시 계속 질주…테슬라·메타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9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랠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51.90p(0.68%) 오른 3만 7557.92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81p(0.59%) 상승한 4768.37, 나스닥지수는 98.02p(0.66%) 뛴 1만 5003.22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이날까지 9일 연속 올라 작년 1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1만 50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선 S&P500이 약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Mini S&P500 선물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4818.00에 거래되고 있다. 기존 최고치는 작년 1월 기록한 4808.25였다.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앞서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다만 S&P500 선물 기초자산인 S&P500 지수는 아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한 상태다. S&P500 역대 최고치는 작년 1월 4818 기록이다. 증시는 주요국 중앙은행 비둘기파 기대감이 계속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었던 일본은행(BOJ)도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증시 랠리에 힘을 실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일본은행 정책 유지에 1.41% 급등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마이너스(-) 단기 예금금리를 유지했고 수익률곡선 제어(YCC) 정책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당초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조만간 종료할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였다. 다만 시점을 놓고 올해 12월인지 내년 초인지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내년 전망은 엇갈렸지만, 시장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라는 큰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첫 금리인하 논의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인플레이션을 끝내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연준은 "당연히 (그것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준이 내년에 2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긴축 기조를 급하게 되돌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완화는 선호하되 연준 공식 전망치보다는 적은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이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올라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캐나다 11월 CPI는 3.1%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각국 제약적 통화정책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택 착공실적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한 여파로 큰 폭 증가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11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4.8% 증가한 연율 156만채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136만채를 크게 웃돌았다.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주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6.95%로 8월 이후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해당 금리는 7주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금융과 자재, 통신, 부동산 관련주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습이다. UBS그룹 주가는 행동주의 투자자 투자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테슬라는 네바다주 기가팩토리 근로자들 임금을 내년부터 10%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2%가량 올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메타가 1.6%이상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68.8%에서 74.9%로 올랐다. 0.25%p 인하 가능성은 67.5%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3p(0.24%) 내린 12.53을 기록했다. hg3to8@ekn.krUS-TESLA-ISSUES-RECALL-ON-2-MILLION-OF-ITS-VEHICLES-IN-THE-U.S.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로고.AFP/연합뉴스

‘큰 정부’ 시대 오나…韓 등 주요국, GDP 대비 세금 비중 증가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OECD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비중이 2020년 27.8%에서 2021년 29.8%로 증가한 데 이어 2022년에는 32.0%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비율은 2018년 26.7%, 2019년 27.2% 수준이었는데 2021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프랑스·독일·영국의 지난해 GDP 대비 세금 비중은 각각 46.1%, 39.3%, 35.3%로 한국보다 높았지만, 전년 대비로는 각각 0.9%포인트, 0%포인트, 0.9%포인트 늘어나 증가 속도가 완만했다.미국의 GDP 대비 세금 비중은 2021년 26.5%에서 지난해 27.7%로 늘어났고, 일본의 경우 2020년 33.0%에서 2021년 34.1%로 증가한 것이 최신 자료였다.WSJ은 한국 등 다수의 OECD 회원국에서 GDP 대비 세금이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 각국 정부가 늘어난 세금으로 국방·산업정책 등 새로운 지출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정학적 분열에 따른 국가 안보, 인구 고령화, 코로나19 및 기후 변화 대응 등의 수요 속에 각국 정부가 ‘큰 정부’로 향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GDP 대비 세금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제 성장보다 세금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경제에서 정부 역할이 늘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각국 정부가 반드시 증세를 하지 않았더라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가격 상승으로 납세자들의 과세 등급이 올라갔을 수 있지만, 독일·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실제 증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가계·기업의 세금 부담이 커질 경우 소비와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이러한 가운데 최근의 고금리 상황에서 각국의 부채 발행 매력이 감소한 만큼, 세금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려고 한다는 것이다.OECD 조세 통계 당국자인 쿠르트 판 덴더는 고금리 상황에서 정부의 지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세금 증가가 이어지고 정부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GDP 대비 정부 지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9% 수준에서 41%로 늘어난 상태다. 또 선진국들의 GDP 대비 정부 부채는 2019년 104% 수준에서 123%로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컨설팅업체 틸 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정부가 부채 이자로 순 지출하는 비용이 전년 대비 10% 넘게 늘어난 2조 달러(약 2천602조원)에 이르고 2027년에는 3조 달러(약 3천903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그런 만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부국들로서는 증세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과 고금리, 고부채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적자를 운영할 정부 능력은 제한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사진=연합)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탈출’ 없었다…엔화 환율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던 ‘마이너스 금리’가 이달에 폐지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 아무런 신호도 주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날 개최한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기금리 또한 -0.1%로 동결됐다. 일본은행은 2016년부터 단기금리는 동결하고 있으나 장기금리 통제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조금씩 완화해왔다. 지난해 12월엔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했고 지난 7월엔 이를 1%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이어 직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또한 이번 회의에서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는 신호도 주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금융정책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안내)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긴축을 시사하는 구체적인 언급도 없었다"며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7일 의회에서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통화정책 운용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장·단기금리 조작 개선(폐지)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고 했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 역시 지난 6일 "일본은행이 금융 정상화를 단행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교적 작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일본은행이 이르면 이달부터 금융완화 정책을 종료할 수 있다는 관측이 급부상했었다. 시장은 이에 실망한 듯,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회의 결과 이후 다시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4엔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42엔대 범위 내 거래되고 있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탈출 기대감에 최근 달러당 141엔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일본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국내외 경제와 금융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일본은행은 필요시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에다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안착할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여전히 있다"고 했다. 일본은행이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12월 동결 결정은 금리인상이 나중에라도 단행될 것이란 관측을 잠재우지 못할 것"일며 "내년 4월이 가장 유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GLOBAL-MARKETS/VIEW-ASIA 우에다 가즈오 일보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리튬 가격 80% 폭락해도…"깎아주세요" 외치는 韓·中·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여파로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올 들어 80% 넘게 폭락한 가운데 내년 물량 구매를 앞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구매자들은 더 할인된 값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전기차 시장도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들어 리튬 생산업체들이 아시아 구매자들과 2024년 공급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리튬 시장의 큰 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구매자들은 생산자들과의 연간 공급계약을 통해 대량의 리튬을 사들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내년 계약 협상은 현물가 대비 5∼10% 할인된 가격으로 논의되고 있다. 할인 또한 내년 일부 물량에만 적용될 수 있으며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021년 협상 당시엔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작년 협상에선 할인폭이 올해보다 더 작았다. 이런 가운데 구매 물량은 전기차 열풍에 지난 몇 년 동안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내년의 경우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리튬 시장이 앞으로도 암울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하얀 석유’로 주목받던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쟁탈전이 치열해졌고, 그 영향으로 리튬 가격은 지난 2021년부터 폭등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초 kg당 48위엔에 불과했던 탄산리튬 가격이 2021년 말에 264위안으로 5배 넘게 급등했고 작년 11월 14일엔 581.5위안까지 치솟았다.올해 초엔 kg당 472위안으로 리튬 가격이 조정받는 듯 했으나 세계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본격화되자 현재 88.5위안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올해 하락률만 80%를 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앨버말, 강봉리튬 등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32%, 45% 가량 추락했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판매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리튬 가격 하락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 포드, 현대차 등에게 희소식일 수 있지만 이들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의 엠마누엘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내년 미국에서 판매될 전기차 비중을 기존 11.8%에서 9%로 최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 역시 내년 글로벌 배터리 수요 성장률을 기존 53%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리튬 가격이 조만간 바닥을 찍되, 급반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차이나 퓨처스의 장 웨이신 애널리스트는 리튬가격의 하락 추이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며 톤당 8만∼9만 위안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글로벌 리튬 시장이 2028년까지 공급부족으로 전환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리튬 매장(사진=AP/연합)2021∼2023 리튬가격 추이(단위:kg당 위안)

일본제철 ‘美산업화 상징’ US스틸 품었다…철강 세계 3위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의 거대 철강기업인 일본제철이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힌 US스틸을 인수한다.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로,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일본제철은 세계 3위 철강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19일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일본제철은 US스틸 주식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일본제철 측은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미국은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일본제철로의 매각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장중 전장 대비 26%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됐다.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당시 카네기는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카네기스틸을 모건이 이끄는 트러스트에 4억9200만달러에 매각한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 매진했다.카네기스틸에 페더럴 스틸 컴퍼니, 내셔널 스틸 컴퍼니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US스틸은 세계 최대 철강회사이자 사상 처음으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또한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본사를 두고 75년간 이 건물의 주요 임차인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전성기였던 1943년 직원 수는 34만여 명, 1953년 조강생산량은 3500만 톤에 달했다.그러나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일본과 독일, 이어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컸던 에너지 사업 부문 등을 분리하면서 기업 가치가 줄어들었다.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US스틸은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US스틸이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 관련 제안을 받고, 이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8월에 알려졌다.US스틸은 경쟁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약 72억 달러(약 9조3672억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해외 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인식한 일본제철은 세계 조강 생산 능력을 1억t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도와 태국 철강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일본제철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였는데,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이 신문은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에는 역대 최대급"이라며 "철강업계에서 미국과 일본의 역사가 오랜 기업 간 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이어 "전기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중요물자의 공급 체제를 정비하게 됐다"며 일본제철이 미국 사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한편 미국 철강노조는 사측이 노조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채 일본제철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며 반발했다.데이비드 맥콜 철강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이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매각 과정에서 사측에 대화 통로를 열어뒀다"며 "대신 회사는 헌신적인 직원들의 우려를 제쳐놓고 외국 기업에 매각을 결정했다"라고 비판했다.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제철 본사(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8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신중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86p(0.0%) 오른 3만 7306.02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37p(0.45%) 상승한 4740.56, 나스닥지수는 90.89p(0.61%) 뛴 1만 4904.81로 마감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촉발된 기조 전환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시장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날 주요 주가지수는 큰 폭 오르지는 않았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이후 내놓은 공개 발언과 연준 위원들 발언 결이 다르게 이어지면서 시장은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FOMC 이후 시장이 보인 반응에 대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연준 메시지를 잘못 해석했다며 "그것은 연준 의장이 말한 게 아니었고 그들이 듣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내리려고 계획 중이라는 견해에도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미래에 어떤 정책을 펼지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 내에서도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시장이 (연준보다) 조금 앞서가는 것 같다"며 "다음 단계는 언제 기준금리를 내릴지가 아니지만 시장은 이미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단계는 ‘현재의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얼마나 더 오래 유지해야 하나’일 것"이라며 시장 금리인하 기대감은 섣부르다고 시사했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파월 의장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하락한다면 연준 기준금리는 내년에 세 번 인하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히 제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감안하면 내년에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어떤 회의에서 정책 기조가 변할지 추측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많고 그 일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낮추는 것뿐 아니라 고용시장에 가능한 한 혼란을 적게 주면서 이를 부드럽게 진행하고 싶다는 인식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가 랠리에 내년 말 전망치를 5000 이상으로 낙관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700에서 5100으로 상향했다. 지난 11월에 전망치를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전망치를 상향한 것이다. 지난주 오펜하이머는 내년 전망치를 5200으로 제시했고, HSBC도 내년 5000까지 지수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P500지수 내 통신, 에너지,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오르고, 유틸리티와 기술 관련주는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US스틸 주가는 일본 제철이 회사를 14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6%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와 알파벳이 2.4%, 아마존닷컴이 2.7%, 메타가 2.9%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주는 통상 12월의 나머지 절반 기간 상승했던 증시가 그런 경향을 이어갈지 보여주는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최근 단기 급등은 지난 몇 년간의 기간 중 가장 강했는데 그만큼 피로감도 쌓여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P500은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다. S&P500 7주 연속 상승 마감은 1964년 이후 20회였으며 그 중 8번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 나벨리어앤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 설립자는 "이번 주 상승 모멘텀을 꺾을 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아이네스 매니징 디렉터는 "일부 연준 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뒷걸음치게 했지만 금리 선물 시장은 여전히 내년에 기준금리가 150bp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8.8%를 기록했다. 0.25%p 인하 가능성은 63.4%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8p(2.28%) 오른 12.56을 기록했다. hg3to8@ekn.krWater Bead Sales 미국 기업 아마존 로고.AP/연합뉴스

"엔화 환율 전망, 내년엔 다르다"…힘실리는 엔화 강세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내년에 본격 하락(엔화 강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탈출함에 따라 일본 엔화가치가 내년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기준금리가 3차례 인하될 것을 시사했다. 미일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란 관측에 내년말 엔화 환율 전망치에 대한 참가자들의 중간값은 달러당 135엔으로 집계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 24분 기준,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25엔을 보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특히 엔화 환율 전망이 작년 이맘때 예측됐던 것과 달리 내년엔 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작년 10월엔 달러당 151엔대까지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일본 정부가 직접 엔화 매입과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그 이후 일본은행이 작년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을 확대한다고 깜짝 발표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올해부터 본격 하락 추이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당시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참가자들은 엔/달러 환율이 올 연말에 달러당 131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엔화 환율은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난 11월엔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다시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미즈호 증권의 오모리 쇼키 전략가는 "엔화 강세론자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긴축할 여력이 많지는 않지만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톨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펜서 하키미안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올해 금리를 100bp를 올린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고 이는 엔화 통화가치에 큰 역풍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앞으론 상황이 반전돼 내년 연말에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쥬크스 최고 외환 전략가는 "미 국채수익률이 최고점을 찍었고 연준 또한 금리인상을 끝내 달러화는 내년에 떨어질 것"이라며 "엔화는 상당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다드 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내년에 달러당 무려 125엔까지 급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일본 경제에 장기적인 구조적 개선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미일 금리 격차와 관계 없이 일본 엔화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로우 전략가는 디플레이션의 종말, 일본 증시 호황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즈호 은행의 카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무역적자로 엔화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내년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32엔을 제시했다. 한편, 엔화 환율 전망을 둘러싼 자산운용사들과 헤지펀드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자산운용사들은 엔화에 대한 숏 포지션(엔화 매도)을 축소했지만 헤지펀드들은 이 규모를 오히려 더 늘렸다. ·다음은 엔화 환율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추가 발언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외환 전략 총괄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엔화가치 절상을 지지합니다. 미 경제가 침체로 빠질 경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135엔까지 떨어지며, 연착륙이 달성되면 140엔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코우치 타케시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일보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경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하방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과거와 달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다 히로유키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외환 및 원자재 이사미 국채수익률 하락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금리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 일본은행이 긴축에 나서지 않더라도 미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엔화 가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타다이데 켄타 다이와증권 최고 외환 전략가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지는 내년 여름부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선을 밑돌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나리오의 리스크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엔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노 텟페이 MUFG 은행 글로벌 시장 리서치 총괄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내용이 관심사로 떠오를 예정인데 연준의 금리인하가 이에 해당됩니다. 일본은행 또한 내년 1월부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지난 3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사진=네이버금융)

트럼프에 밀리는 바이든…지지율 회복 위해 "연준 금리 내려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한 배경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성과 등의 정책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지율마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계속 밀리자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대선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해석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깜짝 피벗(통화정책 전환)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의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새라 바인더 선임연구원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연준이 비판받을 수 있다"며 "연준이 신뢰도를 유지하면서 올바른 통화정책을 펼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공격적으로 인상해 지난 7월 22년 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매파적 동결’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6월 고점인 9.1%에서 지난달 3.1%로 떨어졌지만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연율 잠정치)로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고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생활비 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여론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가 지난달 27부터 6일까지 4935명을 대상으로 모닝컨설트와 공동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를 다루는 데 어떤 지도자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는 51%로 나타난 반면 응답자 33%가 바이든 대통령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그동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히스패닉(라틴아메리카계) 유권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이달 800명에 가까운 히스패닉 성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8%로 바이든 대통령(37%)을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더 큰 역풍을 맞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경제 ‘연착륙’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성과를 부각시켜 지지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연준의 피벗을 간접적으로 촉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실업률 하락 등에 대해 "최고의 상황"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상 불필요성을 지지한다고 말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난 13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이달 FOMC 정례회의 후 내년 0.7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 9월에 제시된 점도표(2회 금리인하)보다 완화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레이 페어 레일대학교 교수는 선거 기간동안 지지율, 후보자 토론, 비용지출 등이 주목을 받지만 경제 전망이 표심을 가르는 최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측 고문으로 일했던 울프 리서치의 토빈 마커스는 "기준금리 인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인 유권자들을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연준이 대선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행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연준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데 장애물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월가 주요 인사들은 연준 통화정책에 정치적 영향이 없다는 파월 의장의 주장이 역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USA-FED/BARCLAYS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국제유가 하락 이유 있었네…美 셰일 증산, OPEC+ 무력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공격적인 감산에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배경엔 미국에서 셰일오일이 예상을 넘어선 수준으로 생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상장 셰일오일 업체들이 신기술을 적용해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면서 OPEC+의 담합 시도를 무력화한 것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7일(현지시간)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IA는 최근 단기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326만 배럴로 예상했다.1년 전인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EIA는 2023년 4분기 미국 원유 생산량을 하루 1천251만 배럴로 예상한 바 있다.이 같은 생산량 차이는 전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에 남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추가된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국제유가는 올해 하반기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결정 등 여파로 지난 9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급등한 바 있다.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도 주주환원을 우선시한 미 셰일업체들이 증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공급차질 우려를 부채질했다.실제로 셰일오일 시추장비 수가 크게 늘지 않은 데다 대형 에너지 업체들이 생산계획 전망치를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도 미국 셰일오일의 증산량이 미미할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비상장 셰일오일 업체들이 생산량을 빠른 속도로 늘리면서 전문가들의 전망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과소 추정하게 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생산량을 가장 많이 늘린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 10개사 중 7개사가 비상장사였다. 비상장사인 뮤본오일, 엔데버 에너지리소시스의 증산량은 미국 최대 에너지 업체인 엑손모빌의 증산량을 능가했다.시추 기술의 발전도 셰일오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미국 최대 셰일오일 산지에서 시추 작업을 하는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경우 최근 3년새 평균적인 유정에서 셰일오일을 뽑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40% 단축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셰일 혁명’ 초기 생산량 증대에만 집중하던 셰일 업계가 2010년대 중후반 저유가 시기 생산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기술혁신을 이룬 탓이다.미 셰일 업계의 증산 영향으로 주요 산유국의 최근 추가 감산 결의는 무력화되는 분위기다.OPEC+는 지난달 말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유가 내림세를 막지 못했다.9월 말까지만 해도 배럴당 90달러대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근월물 기준)은 지난주 한때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블룸버그는 "미국의 셰일 업계가 세계 석유 카르텔을 위협하는 존재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사진=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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