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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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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전망, 내년엔 다르다"…힘실리는 엔화 강세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8 11:47

2021년부터 상승세 이어온 엔/달러 환율

지난달엔 151엔 후반대까지 급등



연준 금리인하·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폐지 가능성

"내년엔 엔화 강세 보일 것"



2024년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당 135엔

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내년에 본격 하락(엔화 강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탈출함에 따라 일본 엔화가치가 내년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기준금리가 3차례 인하될 것을 시사했다.

미일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란 관측에 내년말 엔화 환율 전망치에 대한 참가자들의 중간값은 달러당 135엔으로 집계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 24분 기준,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25엔을 보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특히 엔화 환율 전망이 작년 이맘때 예측됐던 것과 달리 내년엔 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작년 10월엔 달러당 151엔대까지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일본 정부가 직접 엔화 매입과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그 이후 일본은행이 작년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을 확대한다고 깜짝 발표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올해부터 본격 하락 추이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당시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를 보일 것이란 예상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참가자들은 엔/달러 환율이 올 연말에 달러당 131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엔화 환율은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난 11월엔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다시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미즈호 증권의 오모리 쇼키 전략가는 "엔화 강세론자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긴축할 여력이 많지는 않지만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톨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펜서 하키미안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올해 금리를 100bp를 올린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고 이는 엔화 통화가치에 큰 역풍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앞으론 상황이 반전돼 내년 연말에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쥬크스 최고 외환 전략가는 "미 국채수익률이 최고점을 찍었고 연준 또한 금리인상을 끝내 달러화는 내년에 떨어질 것"이라며 "엔화는 상당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다드 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내년에 달러당 무려 125엔까지 급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일본 경제에 장기적인 구조적 개선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미일 금리 격차와 관계 없이 일본 엔화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로우 전략가는 디플레이션의 종말, 일본 증시 호황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즈호 은행의 카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무역적자로 엔화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내년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32엔을 제시했다.

한편, 엔화 환율 전망을 둘러싼 자산운용사들과 헤지펀드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자산운용사들은 엔화에 대한 숏 포지션(엔화 매도)을 축소했지만 헤지펀드들은 이 규모를 오히려 더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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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사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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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엔화 환율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추가 발언들.


◇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외환 전략 총괄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엔화가치 절상을 지지합니다. 미 경제가 침체로 빠질 경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135엔까지 떨어지며, 연착륙이 달성되면 140엔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 요코우치 타케시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일보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경우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하방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과거와 달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 마치다 히로유키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외환 및 원자재 이사

미 국채수익률 하락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금리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 일본은행이 긴축에 나서지 않더라도 미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엔화 가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 타다이데 켄타 다이와증권 최고 외환 전략가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지는 내년 여름부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선을 밑돌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나리오의 리스크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엔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노 텟페이 MUFG 은행 글로벌 시장 리서치 총괄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내용이 관심사로 떠오를 예정인데 연준의 금리인하가 이에 해당됩니다. 일본은행 또한 내년 1월부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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