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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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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80% 폭락해도…"깎아주세요" 외치는 韓·中·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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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매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여파로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올 들어 80% 넘게 폭락한 가운데 내년 물량 구매를 앞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구매자들은 더 할인된 값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전기차 시장도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들어 리튬 생산업체들이 아시아 구매자들과 2024년 공급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리튬 시장의 큰 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구매자들은 생산자들과의 연간 공급계약을 통해 대량의 리튬을 사들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내년 계약 협상은 현물가 대비 5∼10% 할인된 가격으로 논의되고 있다. 할인 또한 내년 일부 물량에만 적용될 수 있으며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021년 협상 당시엔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었던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작년 협상에선 할인폭이 올해보다 더 작았다.

이런 가운데 구매 물량은 전기차 열풍에 지난 몇 년 동안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내년의 경우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리튬 시장이 앞으로도 암울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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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3 리튬가격 추이(단위:kg당 위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하얀 석유’로 주목받던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쟁탈전이 치열해졌고, 그 영향으로 리튬 가격은 지난 2021년부터 폭등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초 kg당 48위엔에 불과했던 탄산리튬 가격이 2021년 말에 264위안으로 5배 넘게 급등했고 작년 11월 14일엔 581.5위안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엔 kg당 472위안으로 리튬 가격이 조정받는 듯 했으나 세계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본격화되자 현재 88.5위안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올해 하락률만 80%를 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앨버말, 강봉리튬 등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32%, 45% 가량 추락했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판매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리튬 가격 하락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 포드, 현대차 등에게 희소식일 수 있지만 이들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의 엠마누엘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내년 미국에서 판매될 전기차 비중을 기존 11.8%에서 9%로 최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 역시 내년 글로벌 배터리 수요 성장률을 기존 53%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리튬 가격이 조만간 바닥을 찍되, 급반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차이나 퓨처스의 장 웨이신 애널리스트는 리튬가격의 하락 추이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며 톤당 8만∼9만 위안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글로벌 리튬 시장이 2028년까지 공급부족으로 전환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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