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화물운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가 IT 제품 수송 위주로 화물 사업을 재편해 알짜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화물운송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상승해 2021년 12월 1kg당 12.72달러(약 1만6610원)까지 올랐다가, 엔데믹 국면과 경기 둔화에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달 4.92달러(약 6424원)까지 내렸다.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다.항공 화물 회복의 관건은 IT산업의 업황 개선이 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등 IT 품목은 항공 화물액 실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IT 품목과 함께 배터리 등 신성장 사업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새로운 항공 화물 수요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먼저 대한항공은 지난 4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인증(CEIV Lithium Batteries) 자격 인증을 획득했다. 이 인증은 리튬 배터리 항공 물류 체인에 속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운송 전문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이다.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비롯한 휴대용 전자기기와 함께 전기차 등 리튬 배터리 활용 분야가 급격히 성장하며 리튬 배터리 항공 화물 수요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수송하는 항공 화물의 10% 이상은 리튬 배터리가 포함된 화물이다. 대한항공은 리튬 배터리 화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며 항공화물 운송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수화물에 대한 맞춤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제주항공도 지난 5월 IATA의 리튬이온배터리 항공운송 품질관리체계(CEIBLI-BATT)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10월 두 번째 화물 전용기(B737-800BCF)를 도입해 안정적인 화물운송 사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와 반도체 부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 운송도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최근 글로벌 화물 운임 하락세를 극복하고 화물 수익 증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해 본격적인 사업모델 다각화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올해 5월까지 전자상거래 물품을 비롯해 의류와 기계부품 등 1만3700여 톤의 화물을 수송했다.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 사업은 단기적 시장 상황보다는 물류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해가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2호기가 도입되면 노선 확장은 물론 비정상 상황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ekn.kr제주항공 화물기가 화물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