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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시장 커진다…건설사들 연이은 수주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참여하는 등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강자로 불리는 포스코건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규제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우선 포스코건설은 지난 15일 컨소시엄 형태로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최초로 올해 리모델링 누적 수주액 3조원을 달성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해당 사업지는 총 공사비 2조3600억원 규모로 국내 리모델링 사업 최대 규모다.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5층, 42개동, 6252가구 규모 단지를 36층, 42개동, 7136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포스코건설은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운영하면서 누적 수주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이달에만 서울 강동구 ‘명일중앙하이츠’, 송파구 ‘잠실현대’,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이밖에도 올해 서초구 ‘신반포 청구아파트’, 일산 첫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경기 고양시 ‘문촌마을 16단지’ 등의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신축이나 재건축과 달리 설계, 인허가, 시공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업계 누적 1위의 수주 실적과 수많은 사업 수행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화건설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 첫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건설은 기존에는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지난 1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본격 출범한 이후 기술력을 강화해오면서 전담팀 구성 9개월 만에 첫 수주고를 기록했다.해당 단지는 서울 한강변 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273가구에서 302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 사업비는 1205억원이며 한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된다.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지난달 리모델링 격전지인 경기 용인시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첫 단독 수주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말 도시정비영업실 산하에 있던 리모델링TF를 리모델링영업팀으로 격상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결과다.이렇듯 리모델링 사업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데는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재건축은 규제가 많아 추진이 쉽지 않은 데다 사업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뿐만 아니라 아파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리모델링을 통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재건축에 비해 사업 후 가구 수 증가 비중이 적고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 탓에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 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일례로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강변3단지’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가 올해 초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이 수익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타 아파트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인근에 이마트부지 개발 사업도 28층 높이로 짓는다고 하는데 우리 단지만 리모델링으로 하면 층수를 거의 높이지 못하니까 정비사업을 해도 경쟁력이 낮아질 것 같고 재건축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이 지지부진한 점도 리모델링 사업의 한계로 지적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주택법과 별도로 리모델링 추진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책 마련에 밀려 아직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회 위원장은 "약 4년 전부터 리모델링 성공 단지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리모델링 사업지가 많이 생겼고 대형 건설사도 많이 뛰어드는 등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리모델링 사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 위원장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여러 가지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리모델링 사업은 지난해만큼 활발하게 진행되진 않고 있다"며 "대선 당시 나온 리모델링 관련 공약도 구체적으로 제시된 게 없는 데다 오히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 내에서 주민들 간 의사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한화건설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은 해당 단지에 내걸린 한화건설 현수막. 사진=김기령 기자

반포인데 40% 계약해지…거품 빠지는 도시형생활주택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 보다 평당 분양가가 비싼 도시형생활주택이 저조한 입주율과 계약해지, 마이너스 프리미엄 악재라는 부메랑이 돼 부동산업계 구설이 되고 있다.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더샵반포리버파크’(140가구·49m²)가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입주율이 10%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약 40% 이상은 계약 해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업계에 따르면 더샵반포리버파크 당시 3.3m²(평)당 분양가는 7990만원으로 가구당 평균 17억1156만원의 가격이 형성돼 강남권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도금까지 처리한 입주예정자들은 적게는 7억3000만원에서 최대 11억원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이 최저 6억300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차익을 마련하지 못하는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을 더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이에 더샵반포리버파크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잔금 대응이 어려운 가구를 위해 시행사의 보증 형태로 연이율 4~6%대 대출상품을 은행과 협의해 주고,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잔금 인하(약 30%)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단지 계약 해지 위약금(분양대금 10%)을 적절한 수준으로 인하함과 동시에 수분양자들의 계약 해지 요청 시 즉시 해지 가능토록 시행사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두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주자들은 해당 주택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잔금을 낮춰달라는 것이다"며 "그러나 시행사가 청산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에서 잔금을 낮춰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저조한 입주율, 절반에 가까운 계약해지 외에도 분양가보다 더 낮은 14억5000만원에 올라오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더샵반포는 아무리 반포라도 이런 소형 면적에다가 ‘나홀로 주택’이고 게다가 (서울지하철 9호선 완행) 구반포역, 신반포역 둘 다 거리가 있어 입지적 가치도 떨어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 목적의 고가 주택이 필요하다면 V자 반등이 쉽지 않을 강남권 도생 주택보다는 차라리 같은 가격의 잠실 신축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본래 도시형생활주택은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1809개 사업장 평당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3.3㎡(평)당 분양가 상위 10위 사업장 중 상위 8개 사업장이 강남과 서초 지역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상승 랠리 속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어 주변 아파트 시세대로 분양가를 산정했는데 성공적인 분양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논란은 이미 당시부터 제기됐다. 멀지 않은 곳에 내년 8월 2990가구가 들어서는 ‘반포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분양가격이 당시 평당 5668만원으로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강남권 도생 분양가는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그래놓고 분양대행사는 청약자들에게 주택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고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는 공급이 한정적이니 도생을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다는 말로 상투를 잡게 했다.30대 고소득 전문직 예비 신혼부부 K씨는 "역세권에서 생활하고 싶어 신혼집으로 강남일대 주거형 오피스텔을 알아본 적이 있다"며 "당시 분양관에서 이런 주택은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계약 후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P(프리미엄) 붙여서 팔면 된다고 현혹했다. 지금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전하기도 했다.반포더샵리버파크는 도생을 넘어 고분양가 아파트 전체의 버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앞으로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던 예비 입주자들의 자금마련 계획이 틀어지면서 불 꺼진 집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올해 5월 82.4%에서 6월 82.3%, 7월 79.6%, 8월 76.8% 등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가운데 세입자 미확보(27.7%), 잔금대출 미확보 (21.3%) 등이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서현승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경기 침체 및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입주율은 앞으로도 더 낮아질 것이다"며 "저조한 입주율을 방지하기 위해선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지원 강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서울 서초 반포동 일대 도로변에 위치한 더샵반포리버파크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더샵반포리버파크 단지 내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반포천1교에서 바라본 허밍웨이길과 반포공원 사이 더샵반포리버파크. 사진=김준현 기자

기준금리 3% 시대…2030,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에 거주 중인 결혼 3년차 박 모씨 부부는 최근 아이가 생기면서 좀 더 넓은 집으로의 이사를 계획 중인데 비용 때문에 걱정이다. 살고 있던 9평 오피스텔보다 넓은 투룸 오피스텔이나 구축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4억원 이하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워서다. 박 씨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고정금리 상품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찾고 있지만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주거 비용이 두 배로 많아지고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날 텐데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하소연했다.#30대 회사원 한 모씨는 이직한 직장 근처로 지난달 이사했다. 보증부월세 70만원에 계약했다. 전세도 알아봤지만 전세자금대출 시 2억원 대출을 받으면 한 달에 이자만 80만원 가까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었다. 한 씨는 "70만원 월세도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대출이자를 내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해 월세로 계약했다"고 말했다.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덩달아 불어나면서 신혼부부 등 2030세대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어 주거 비용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전세대출에 대해 고정금리로의 전환이나 저금리 대출상품을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또 한 번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3% 시대가 됐다. 현재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 취급액 기준 연 4.34%~6.60% 수준이다.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세대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기준금리가 3%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정확히 10년 만이다. 지난 10년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왔던 2030세대는 경험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고금리 시장 흐름에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대부분의 전세대출 금리 유형이 변동금리인 점도 이자 상환 부담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세자금대출 금리 유형은 변동금리부 대출이 93.5%를 차지했다. 다시 말해, 전세자금대출 10건 중 9건은 ‘변동금리’라는 것.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금리 인상이 잇따르자 이자 부담이 큰 전세를 피해 월세를 선택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07만2370건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하지만 월세 수요 급증이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은 0.20% 상승했다. 서울(0.12%)과 인천(0.28%), 대전(0.10%), 강원(0.24%), 경남(0.42%) 등 전국 곳곳에서 전월 대비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소형 아파트의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량은 7190건으로 지난해보다 43.9%가 증가했다.노원구 상계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는 이자 부담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늘어났지만 2030세대가 감당하기에는 월세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오르고 있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금리가 안정되면 높은 월세 대신 다시 전세를 선택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동안은 월세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렇듯 전세대출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좀 더 저렴한 월세로 전환하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금리가 올라서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가 유리하다고 계산되면 월세를 선택하는 것일 뿐 월세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월세로 돌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김 소장은 그러면서 "적정 가격 이하는 고정금리로 저렴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머리를 맞대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리가 저렴한 상품을 더 많이 출시하는 등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가. 사진=김기령 기자

[르포] 도시공원일몰제 후폭풍 까치산공원 가보니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까치산공원은 20대에 구입해서 60대가 된 지금까지 아무 권리도 행사하지 못한 눈물의 땅입니다. 내 땅인데도 세금은 내면서 뭘 할 수 없으니 등산로라도 폐쇄해서 재산권 행사를 할 수밖에요."(까치산공원 토지소유주 60대 A씨) 17일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까치산공원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60대 A씨 한숨이 깊다. 공원 내 토지들이 40년간 묶였다가 최근 해제됐는데 서울시가 또 공원구역으로 지정하고 보상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수용 토지보상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참다못한 까치산공원 약 3000여명의 토지주들이 등산로 폐쇄라는 초강수를 던지게 됐다. ◇ 등산 진입로 7군데 폐쇄 이날 찾은 까치산공원 등산로 입구는 서울지하철 7호선 남성역 2번출구에서 15분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등산로 옆 동작구 사당동 삼호그린아파트가 있는데 이 등산로를 넘으면 바로 관악구 봉천동으로 넘어간다. 이 구간이 모두 폐쇄된 것이다. 특히 봉천동 일대는 관악푸르지오아파트, 관악우성아파트, 관악월드메르디앙아파트 등 대단지들이 있어 오히려 여기 주민들이 까치산공원을 이용하는데 불편을 더 겪고 있었다. 지나가던 주민은 까치산공원이 당연하게 정부 소유인 줄 알았다가 사유재산이었다는 것에 당황한 모양새다. 본지가 직접 동작구청 공원녹지과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사유지이기에 강제 명령을 내릴 수 없다. 최근 민원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 소유주들과 펜스 철거를 지속 협상 중이다"는 말뿐이다. 사당동 지역을 잘 아는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까치산공원은 사당동 산32번지 일원에 위치하며 공원으로 결정된 면적이 37만54㎡에 달한다. 그러나 본래 이 공원은 전부터 아파트 개발설이 돌면서 필지 당 소유자가 수십 명에 달하는 등 소유권이 공유지분으로 나눠져 있었다. 토지면적 24만4597㎡(약 7만991평)로 약 3000명이 이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 앞서 서울시는 등산로나 둘레길 등 시민 이용편의상 매입한 땅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토지보상에 큰 난항을 겪어왔다. 직접 입수한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지난 5월 토지수용 재결서를 보면 토지주가 신청한 적정 보상가 대부분이 서울시에서 책정한 평당 가격에 부합하지 않음이 나타났다. ◇ 도시공원 일몰제 각 지역 줄줄이 소송 서울시는 공원 면적 감소를 막고자 지역 내 공원일몰제 직전 68개소(면적 6922만2532㎡)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계획시설이 아닌 만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분류돼 일몰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토지주들에게 의무적으로 보상할 것도 없고 공원도 계속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자체가 공원 지키기보단 재정이 부족해 이렇게 묶어만 놓고 대책은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를 제대로 보상받으려면 토지주들이 소송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본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에 의한 재산권 침해는 까치산공원만의 문제가 아니었기에 선례가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초구 말죽거리공원 토지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적 있다. 이 지역 토지주들도 지난 2020년 7월 주변 산책로 출입을 금지시켰다. 또 △서초구 서리풀근린공원 △강서구 봉제산근린공원 △서대문구 안산근린공원 △도봉구 쌍문근리공원, 초안산근린공원 △관악구 관악산도시자연공원 등에서도 줄줄이 서울시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은 해법될까 소송은 재정이 부족해 토지보상조차 제대로 못 하는 지자체나 만만치 않은 소송비용을 준비해야 하는 토지주에게나 모두 힘든 과정이다. 특히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공원 보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남은 면적(39만3000㎡) 대한 보상액이 현재 기준으로 7205억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재정부담을 우려하게 한다. 차라리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민간이 10~20%를 공공임대를 비롯한 공동주택을 개발하고 나머진 기부채납으로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해결책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법률상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지난달 충북 청주시 홍골근린공원이 환경영향평가 미이행으로 법원에서 사업 취소 결정을 받다가 법률 해석을 통해 재차 민간조성 기회를 얻기도 했다. 현재 까치산공원이 수풀이 우거지고 말라죽은 고사목과 감염 의심목 다수 발생지역이자 불법 건축물과 생활쓰레기 투기 등으로 오염과 악취가 주민들을 괴롭힌다는 민원이 제기되는 만큼 이 지역도 향후 새로운 법률 해석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kjh123@ekn.kr까치산 공원 서울 동작구 사당동 까치산공원 등산로 입구 폐쇄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 까치산 진입로 까치산공원 종합안내도. 사진=김준현 기자 연합뉴스 말죽러리 서울 서초구 말죽거리공원에도 산책로 주변 출입금지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연합뉴스. 까치산 시위 지난 5월 지방선거 당시 사당제5동주민센터 인근 사거리에서 토지소유주들이 집회 펼치기도 했다. 사진=김준현 기자

"과천 아파트 반값에 ‘줍줍’하세요"...9000명 몰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2개 단지 무순위 청약(이른바 ‘줍줍’)에 9천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여파로 아파트 청약시장도 위축된 가운데서도 낮은 분양가에 ‘줍줍’ 수요가 몰린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접수한 과천 푸르지오 리비엔오 아파트 잔여 8가구(특별공급 3가구 포함) 무순위 청약에는 총 4988명이 접수했다. 경쟁률은 평균 623.5대 1을 기록했다.이 아파트는 과천시 방침에 따라 ‘줍줍’이지만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따로 분리해 청약을 받았다. 일반공급 5가구에는 신정자 451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902.2대 1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시에 무순위 청약을 받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4가구(특별공급 1가구 포함) 청약에도 4169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평균 1042대 1이었다.이중 일반공급 3가구에는 4094명이 신청해 경쟁률 1364.7대 1에 달했다.최근 청약시장 한파로 청약 미달 단지와 미분양이 늘고 있는 가운데서 벌어진 ‘줍줍’ 열기는 저렴한 분양가가 크게 작용했다. 공공택지에 들어선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7억원 후반∼8억원 초반이다. 주변 시세에 비하면 절반 수준인 ‘반값 아파트’다. 과천 아파트값이 최근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현재 인근 과천래미안슈르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14억 5000만∼1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에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해도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청약일이 같지만 당첨자 발표일이 다른 두 아파트에 중복 청약자도 상당수 몰려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나온다.hg3to8@ekn.kr과천 푸르지오 리비엔오 단지 모습.대우건설/연합뉴스

"고금리에 부동산 가격 하락? 오히려 좋아"...서울 갭투자 비율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는 가운데서도 서울에서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새 집 구매에 나서는 이른바 갭투자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대출 규제 등의 환경에서도 자금을 마련해 하락장 속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 심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 매매 중 갭투자(임대보증금 승계) 비율은 전국에서 줄어들었지만 서울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전국 주택 매매 중 갭투자는 2020년 36.2%, 지난해 34.3%에서 올해 1~8월 31.7%까지 비율이 차츰 줄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올해 1∼8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거래 4만 800여건 중 절반이 넘는 2만 1763건(53.4%)이 갭투자였다. 근래 주택 거래량이 대폭 줄어 갭투자 건수 자체는 감소세지만 비율 자체는 2020년 44.3%, 지난해 51.4%에서 더 높아진 것이다.같은 수도권과 비교해도 서울의 갭투자 비율 증가는 더욱 뚜렷했다. 경기도는 갭투자 비율이 지난해 33.6%에서 올해 8월 30.9%까지 내렸다. 인천 갭투자 비율도 지난해 36.3%에서 33.3%로 줄었다. 반면 주택 가격 하락은 서울 보다 타 지역에서 더욱 뚜렷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1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2% 떨어졌다. 이는 전국 하락율 0.23% 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반면 경기는 0.3%, 인천은 0.38% 내려 낙폭이 더 컸다. 월간 기준으로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8월 0.45% 떨어진 반면 전국은 0.51%, 수도권 전체는 0.66% 내렸다. 이런 현상은 서울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요소가 있는데다, 주택 가격이 비교적 높아 높은 금리와 까다로운 조건의 대출 보다는 전세 보증금을 끼는 게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hg3to8@ekn.kr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모습.연합뉴스

기준금리 3%대 진입 여파…전국 아파트값 ‘역대 최대’ 낙폭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추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전국 아파트값이 0.23% 떨어지며 조사 이래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지난 주 기록한 하락 폭을 또 경신하며 하락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1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0년1개월여 만에,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값은 2012년 5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2% 떨어졌다. 지난주(-0.20%) 하락 폭을 경신하면서 2012년 8월 마지막주(-0.22%) 조사 이후 10년1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큰 노원·도봉구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각각 0.40% 떨어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2012년6월 마지막주(-0.48%) 이후, 도봉구는 2013년2월 둘째 주(-0.62%)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지난주 -0.27%에서 이번주 -0.31%로, 강남구는 -0.13%에서 -0.15%로 낙폭이 확대된 반면, 서초구는 -0.07%에서 -0.05%로 하락폭이 둔화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실거래가가 하락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며 추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로 매수 문의가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의 하락거래가 이어지며 아파트값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수도권도 하락 폭도 크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28% 떨어지며 2012년5월 한국부동산원의 시세 조사 이래 10년5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도 0.30%, 0.38% 하락하며 지난주(-0.26%, -0.31%)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아파트값이 0.44% 떨어지며 지난주(-0.40%)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김포(-0.43%), 화성(-0.35%)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지난주 -0.39%로 낙폭이 다소 줄었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이번주 0.45% 떨어지며 다시 하락폭이 확대됐고 대구(-0.26%), 부산(-0.20%), 대전(-0.31%) 등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도 지난주보다 떨어졌다.10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값은 0.23% 하락하며 조사 이래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르포] 장위뉴타운 대장 장위4구역 가보니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장위4구역은 장위뉴타운 내 역세권 입지나 브랜드 파워 면에서 주변 대비 밀릴 게 없어 보입니다. 다만 아파트 하락기가 분명한데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됐음에도 가격이 높게 나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13일 청약을 준비 중인 성북구 주민 50대 후반 M씨는 내달 일반분양을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84㎡가 9억원 후반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같이 반응했다. 9억원 선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분상제 적용 아파트인데도 인근 신축 단지들 현재 시세와 크게 차이가 없고, 이달 분양을 앞둔 인근 ‘분상제 미적용 단지’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평당 2835만원)과도 가격 차이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상제 적용 단지도 ‘로또분양’은 옛말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일각에선 앞으로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 및 인근 아파트 가격 하락과 함께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향후 분양일정이 잡힐 기타 분상제 적용 지역도 분양가격이 상승해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초역세권 단지가 강점…대장 아파트 존재감 과시현재 GS건설이 시공 중인 이곳은 앞으로 지하3층~지상31층, 31개동, 2840가구 규모 ‘장위 자이’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장위동 일대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신축공사 현장은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돌곶이역 사거리 건너편은 상업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또한 석관초교·남대문 중학교 등 주변에 교육시설이 있어 입지적 가치가 충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한편 평당 분양가는 2834만원으로 책정됐다. 구체적으로 △59㎡(26.29평)타입 7억4505만원(266가구) △72㎡(30.16평) 8억5473만원(354가구) △84㎡(34.55평) 9억7914만원(573가구)이다.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내달에는 일반분양(1353가구)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장 내 분양관도 같은 달 완공되는 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이날 만난 김창원 장위4구역 조합장은 "공개된 분양가격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며 "어쨌든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분양이 잘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 주변 단지와 가격 차이 없어…미분양 가능성은?6호선 돌곶이역 2번 출구에서 약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2~3년 내 준공된 프리미엄 신축 △장위1구역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939가구) △5구역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 △7구역 꿈의숲아이파크(1703가구) 단지를 만날 수 있다. 이 지역은 장위4구역에 비하면 역세권이라 할 수 없으나 이미 많은 신축 상가와 아파트들이 어우르며 어느 정도 신흥 단지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이 단지들도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 및 추가 금리인상 기조 등 부동산 냉각기 악재 속 향후 가격방어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통해 최근 실거래가를 확인한 결과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는 이달 4일 33평 기준 9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특수관계인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지난 2021년 6월 최고가 13억원이었던 것이 올해 내내 11억원대로 거래돼 평균 약 16% 이상 빠진 것을 고려해야 한다.또한 래미안퍼스트하이 33평은 지난 8월 10억3000만원(12층)에 거래됐고, 꿈의숲아이파크 34평은 지난 7월 11억1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올해 초 최고가 13억45000만원 대비 18% 하락한 것과 대비하면 이 역시 추가 하락 예상을 무시할 수 없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33평 9억7914만원 분양가격이 책정된 장위4구역은 분상제 적용 단지임에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미계약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장위동 내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청약자 입장에선 하락 기대감이 크면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반영한 분양가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장위4구역은 장위뉴타운 대장단지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순위 내 마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팔기만 하면 미분양 없이 완판돼야 한다는 것은 진리가 될 수 없다"며 "미분양이 일부 발생하면서 오히려 시장수요에 맞춰 분양가가 조정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신축공사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맞은편 건물에서 바라본 장위4구역 공사 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장위뉴타운 일대 프리미엄 아파트 신축 단지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

[르포] 2년 전보다 싼 전세 속출…역전세난 현실화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집주인들도 마음이 급하니까 전세, 월세 두 버전으로 세입자를 구해요. 같은 집이라도 전세는 감감무소식인데 월세는 문의가 옵니다." (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업자)가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계속된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신규 세입자를 찾기 힘들어 계약이 종료된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12일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함으로써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는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학군 수요가 많아 고정적인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3구에서도 지난해 기록한 전세 최고가 대비 수억원이 낮게 거래되는 추세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이달 전세 총 6건 중 4건이 10억5000만~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모두 임대차3법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거래로 직전 보증금의 최대 5%까지 올려 계약 체결됐다.해당 단지 동일 면적의 전세 최고가는 지난 2월 기록한 17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직전 최고가인 15억3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더 높게 체결된 바 있다. 전세 시세가 10억~11억원 사이임을 감안했을 때 올 들어 전세 가격이 7억원 넘게 하락한 셈이다.잠실리센츠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다 못해 없다"며 "다들 임대차3법 계약갱신청구권 써서 갱신계약하는 분위기이며 갱신할 때도 가격을 올리기보단 동결하거나 낮추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리센츠는 트리지움, 잠실엘스와 함께 잠실 3대장 아파트로 주변 시세를 견인해왔지만 전세 하락 추세는 막지 못하는 양상이다.잠실동 ‘트리지움’ 역시 전세가격이 하락세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는 이날 현재 아직 이달 체결된 전세계약 건이 없고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달 30일 계약된 전세 11억250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475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0% 하락하며 17주 연속 하락세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반전세나 갱신 계약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강남의 대표 학군 단지로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전세 6억~8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있다. 지난달과 이달 2개월 간 거래된 전세 계약은 모두 갱신계약으로 직전 보증금과 동일하거나 최대 5% 이내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대치동 내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은 계속 적체되는 데 반해 수요가 없으니 집주인들도 어쩔 수 없이 세입자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줄 수밖에 없다"며 "보증금을 낮춰 전세를 유지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한동안은 계속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역전세난은 전세난의 반대 개념으로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을 뜻한다. 신규 입주 물량의 증가로 전세 수요자가 줄어들면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만약 세입자가 2년 전에 전세 보증금 4억원이었다면 2년 뒤 전세 보증금 시세가 3억원인데다가 뒤 이어 입주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도 역전세난에 해당한다.전세 수요가 급감한 데는 금리 인상 여파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세 수요가 없어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울며 겨자먹기’로 낮추고 있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하면 집주인은 자기가 대출을 받아서 보증금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세입자 우위 시장에 접어들자 계속 높아지는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집주인들 가운데는 신규 임대매물을 내놓을 때 전세와 월세 두 유형으로 다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잠실동의 C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와 월세 두 가지 형태로 집을 내놓는 임대인들이 많아졌다"며 "같은 집이라도 전세는 문의가 한 통도 없는데 월세는 문의가 들어와서 정말 추세가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집값이 하락하는 단지가 많아짐에 따라 기존 계약 당시 가격보다 전세 가격이 낮아지는 단지가 나타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에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역전세난도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앞에 전월세 상담 환영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부동산 진단] 한은, 석달만에 또 빅스텝…주담대 8% 목전에 영끌·빚투족 ‘절규’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에서 3%로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이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이자 사상 처음 5회 연속 인상이다. 한은은 5%대 물가와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환율을 잡기위한 고육책을 빼들었지만 가계부채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은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특히 이번 빅스텝 단행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앞으로 더 크게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대출 이자는 6조5000억원 정도 늘어나며 1인당 평균 32만7000원이 올라가게 된다.이런 상황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현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 받은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에 속하는 38만 가구는 집까지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빚을 내서 부동산을 거래한 다수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에 죄송한 마음이다"며 "다만 지난 2~3년간 가파르게 오른 부동산 가격을 정상화하고, 또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봐도 금리인상이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면이 있어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매파적 기조를 강조했다.본래 이번 빅스텝 결정은 금융시장에서 이미 예상해 왔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5%대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과의 금리격차도 줄여야 환율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권혁중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는 "내달에도 (한은은)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기준 3.5%~3.7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은 후행지표이기에 금리가 정점을 찍고 안정화되더라도 장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상황이 이렇다 다보니 ‘영끌족’, ‘빚투족’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3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017년말 105조9000억원이었는데 지난달 7월에는 165조2000억원으로 56% 늘었다. 20대는 같은해 12조3000억원에서 38조1000억원으로 309%나 급증했다.이런 가운데 주담대 최고 금리 상단은 연 8%선을 넘는 상황이 도래했다. 그 예로 지난해 3억원(30년 만기)을 4%대에 대출받았던 대출자가 연간 1200만원 정도를 이자로 부담했는데, 만약 8%대로 가면 연 2400만원으로 월 20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이에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3% 시대에 맞춰 정부와 대출자들이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특히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갈아타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를 넓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 및 취약대출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소득이 적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분들은 ‘깡통주택’을 만들고, 이는 또 깡통전세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며 "최근 안심전환대출이 흥행에서 부진했는데 주택가액을 현재 4억원보다 기준을 더 높여 취약대출자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기성세대는 외환위기·금융위기를 경험하며 위기 대처 능력을 갖춰 왔지만 2030세대들은 이런 상황을 낯설어하고 위기관리 또한 힘들어 할 것이다"며 "안심전환대출 기준이 현재 너무 타이트한데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2030세대만이라도 9억원 정도 주택가액을 올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인도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전문가는 또 국토교통부가 이번 고금리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규제완화를 통해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절벽 및 깡통전세, 역전세난 늪에 빠질 우려가 지속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외곽 지역부터 단계별로 규제지역 추가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규제지역을 해제했는데도 이자율이 높아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추가 지역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금리가 높아져도 아파트를 거래하고 싶은 매수자가 거래를 할 수 있게 거래절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kjh123@ekn.kr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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