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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2건 중 1건 ‘급매물’…팔리는 데는 4개월 걸려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급매물이 나왔는데도 급급매는 없냐는 문의전화만 있어요. 매수자들에겐 지금 가격도 급매가 아니라고 보는 거죠."(인천 서구 불로동 공인중개업소 A대표)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거래 2건 중 1건이 급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매물이 시장에 나온 후 계약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은 약 4개월 반 정도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이를 반증하듯 지난 25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부동산 거래활동 파악과 지표발굴 연구’ 보고서에 집계된 주택 급매물 비중이 작년 상반기 6.7%에서 하반기 23.8%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는 특히 53%를 기록하는 등 2건 중 1건이 급매물 거래였다.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주택이 거래되기까지 필요한 시간도 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는 주택 매도까지 평균 13.3주가 걸렸으나 올해는 17.9주로 크게 증가했다. 전세거래도 8.1주에서 9.8주로 증가했다.성사 소요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시장 경기가 하강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월세는 8.2주에서 8.6주로 오히려 늘어났다.김지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금리상승으로 인해 주택 매수자가 조달해야 하는 금리도 같이 오르고 있다"며 "실제 거래량도 감소세를 크게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급매물은 보통 급하게 나온 물건을 급매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에선 가격이 크게 저렴하게 나온 것을 급매물로 보고 있다.특히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발표하는 시세 대비 20% 이상 저렴해야 급매로 보고 있다. 매물 100개 중 시세 대비 20% 이하로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 100개라면 급매가 아닌 것으로 본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속되는 금리인상에 의한 거래절벽 속 종전 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만 극소수 팔리면서 실거래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더라도 전국 1~8월 누적하락률이 -5.16%%인데 수도권은 누적 7.65%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8월(-6.06%) 하락률을 뛰어넘는 것이고, 연간 최대 하락률인 2012년(-6.81%)보다도 높은 것이다.업계에선 특히 가장 상승이 가팔랐던 인천 지역에서 급매물이 영종도가 있는 인천 중구, 청라국제도시·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 서구를 확인한 결과 검단신도시를 비롯한 불로동 등에서 급매물들이 확인됐는데 여전히 언제 거래가 될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을 통해 지난 3년간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 지역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는 2020년 9702건, 2021년 7826건인데 올해는 2217건으로 뚝 떨어져 거래절벽을 실감하게 했다.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공인중개업소 B대표는 "급매물있다고 안내문을 붙여놓으면 그나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들린다"며 "검단신도시가 장기적으로 매력이 있음에도 매수자들이 더 떨어지길 관망하고 매도자는 더 이상 내릴 생각이 없으니 거래절벽만 심각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순히 급매물 하나로만으로 시장가격 하락을 단정할 수 없지만 급매물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면 시세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kjh123@ekn.kr인천 서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김준현 기자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공인중개업소 일대.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김준현 기자

“2년 전보다 저렴해졌네”…더 넓은 전셋집으로 ‘갈아타기’ 수요 늘어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40대 이 모씨는 최근 부동산 매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 시세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해에 목동으로 이사올 때만 하더라도 8억원까지 오르던 A 아파트 전세가격이 6억원대에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A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곳곳에 6억원 이하 전세 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전화를 돌리고 있다.#오는 12월 원룸 오피스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재계약을 고민하다가 새 전셋집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요즘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2년 전에 비싸서 계약을 포기했던 투룸 매물이 2년 전보다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나와있는 걸 발견해서다. 김 씨는 "2년 전엔 이 가격에 원룸밖에 못 구했는데 투룸이 이 가격에 나와서 놀랐다"며 "시세가 저렴할 때 이사하면 최소 4년은 이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지금이 이사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최근 월세에 밀려 전세 시장이 인기를 잃으면서 전세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 씨 사례처럼 전세가격 하락을 기회로 삼고 저렴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26일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0단지’ 전용면적 127㎡는 지난 1일 전세 8억3000만원에 계약됐다. 해당 단지 내 동일면적은 지난해 10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목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에 들어오는 전세 문의 중 대부분은 목동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더 입지가 좋은 인근 단지로 이사하려는 수요"라며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높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전셋집을 구하기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이처럼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월세 수요만큼이나 전세 수요도 발생하는 양상이다. 전세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할 경우에만 거래가 성사된다는 점은 최근 전세 시장의 특징이다. 특히 우수 학군지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 잦다.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군이 우수한 단지로 이사를 생각하고 있었으나 높은 임대료에 포기했던 이들이 전세가격 하락 시기를 틈타 옮기는 것이다.지난해까지 이어진 전세가격 상승세는 사라졌고 조율하기 나름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목동의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임대차 시장은 저렴한 전세를 찾아 갈아타기 하려는 수요와 아예 보증금을 대폭 낮춰 대출 없이 월세로 가려는 수요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월세만 찾던 분들이 전세 가격이 많이 떨어지니까 전세도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학군, 교통 등을 종합했을 때 목동 내 대장단지로 불리는 목동 7단지 전용 66㎡는 지난달 6일 전세 6억원에 계약됐다. 지난 2020년 12월 동일면적이 10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원이 더 저렴한 수준이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는 지난 24일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 거래가인 지난 2019년(4억2000만원)보다 1억8000만원 오른 수준이긴 하지만 동일 면적 내 7억5000만원에 계약된 매물도 있고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 호가는 6억원 중반~7억원 대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대치동의 C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문의가 많진 않지만 거래되는 매물들을 보면 시세보다 높지 않은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며 "임차인도 임대인도 월세를 선호하긴 하지만 전세 가격이 많이 낮아진 게 실거래가로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월세 전환 시 보증금을 많이 낮추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전세로 계약하겠다는 임차인들도 있다"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역전세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아파트에서도 전세사기나 깡통전세 유형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분양대행사무소 한 관계자는 "빌라가 아니라고 해서 전세사기로부터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전세가격 등락이 빠르게 이뤄지는 등 임대차 시장이 불안정한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보증금을 조금 더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보증부월세를 계약하는 것도 주택자금을 지킬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김기령 기자

국감發 규제완화 가능성에 부동산시장 연착륙 기대감 ‘솔솔’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주택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거래절벽 및 미분양 증가에 자금경색 이슈까지 터지면서 부동산시장 경착륙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각 정부부처 수장들이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본격적인 대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특히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부작용이 적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나머지도 시장 상황을 보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에선 오는 12월 열릴 것으로 예정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또 한 번 규제해제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같이 부동산 가격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업계는 곧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규제지역 추가조정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제지역 해제 불구 집값 지속 하락 중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6일 세종을 제외한 지방 모두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인천과 세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바 있다. 다만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인천과 경기 파주·양주 지역 하락폭이 확대되고 지방에선 세종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지방 집값이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지난 1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는 이달 집값이 0.43% 떨어졌고 기타지방은 강원만 0.05% 소폭 상승하고 나머지 지역은 평균 -0.24% 하락했다.특히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묶여있는 수도권인 수원 영통구는 -4.05%, 화성 -1.4% 정도 하락폭을 키운 상태다. 게다가 의정부와 구리 등 지자체들은 적체되는 미분양에 규제지역 해제 요청을 호소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착륙에 필요한 것 중 하나로 거래량 증가가 요구되는데 규제지역 조정은 LTV 완화 등 대출규제 완화와 직결된다"며 "시장거래 침체를 해소한다는 면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조정대상지역 획기적 해제가 관건먼저 투기과열지구가 일부 해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 외엔 대부분 규제가 10% 내외 차이밖에 없어 크게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도권은 과천, 성남 분당, 하남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풀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시장의 진짜 관심은 조정대상지역 해제 부분이다. 조정대상지역은 투기지역보다 LTV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조금 완화될 뿐 전매제한 청약이 제한되고 2주택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및 취득세, 종부세가 여전히 강화되기 때문이다.이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정대상지역은 애당초 청약시장 과열 억제를 위해 도입됐는데 지금은 각종 세금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강한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수도권 중엔 먼저 양주, 파주, 평택 등 외곽지역이 해제됐지만 오히려 집값은 더 떨어지고 미분양만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추가로 더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정부, 오산 등 서울과 거리가 먼 곳부터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권 교수는 "연착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규제지역을 조정하는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며 "시장을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선별적으로 규제지역을 완화해서 경착륙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올해 두 차례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최근 거래와 가격 흐름 등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수도권 등 추가 규제지역 해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침체기엔 세제 및 대출, 청약 등 강력한 규제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반기별로 재검토를 하지만 하반기에 이미 한 번 진행했다"며 "시장에서는 지난해 3차까지 진행됐기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겠다만 아직 연말 주정심은 예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kjh123@ekn.kr서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거래절벽 장기화에 이사·인테리어 업체도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일반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 공인중개업소만 타격을 받는 줄 알지만 인테리어 업계, 이사 업계 종사자들도 일감이 떨어져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부동산 거래절벽 장기화로 신규 이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매매와 임대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인중개업소뿐만 아니라 이삿짐센터, 리모델링, 입주청소업체들로 불황 여파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들 업체들이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도미노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594건으로 올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7월(643건)보다 적은 수준이다. 아직 신고기한이 엿새 가량 남아있어 거래건수가 더 늘어날 여지는 있지만 지난해 9월 거래건수(2691건)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거래를 통한 중개수수료로 수익이 발생하는 공인중개사들은 사무실 임대료를 내기조차 빠듯한 실정이다.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료가 200만원인데 거래가 성사되질 않으니 몇 달째 마이너스 신세"라며 "인근 공인중개업소 중 2~3곳은 이미 불황에 문을 닫았는데 남일 같지 않다"고 하소연했다.해당 공인중개업소 인근은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모여 있는 아파트촌으로 약 4000가구에 달하는 큰 규모다. 해당 아파트촌 주변으로 공인중개업소가 30여 곳이 들어서 있지만 올해 이 지역 매매 건수는 단 1건에 그쳤고 전월세 거래도 5건이 채 되지 않았다. 수입이 없으니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는 974개의 공인중개업소가 폐업하고 84개 업소가 휴업했다. 이 기간 개업한 신규 업소(918건)보다도 폐·휴업 업소가 더 많은 수준이다.매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규 이사 수요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모델링 업체나 이삿짐센터, 입주청소업체들도 개점휴업 상태다.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목동의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30~40%는 감소했다"며 "특히 리모델링은 신규로 이사를 들어올 때 진행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사 수요가 없으니 요즘은 일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서울에서 2곳에 지점을 내고 운영 중인 B 이사업체 관계자 역시 "일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서 생활이 안 될 정도"라며 "한 건당 일당이 15만원이면 한 달에 10건을 성사시켜도 150만원 밖에 안되는데 요즘은 10건도 채 못하는 상황이라 이 돈으로 어떻게 살겠나 싶다"고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우리 같은 서민들은 밥 굶고 빚 내가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몇 년은 더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대책은 없고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에 정부에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인하했는데 그 이후로 거래가 단절되다보니까 한 달에 1건 겨우 거래하는 상황에서 수수료가 낮아진 것을 더 뼈아프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등록세 완화가 이뤄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목동 내 D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우리 같은 공인중개업소나 인테리어업체, 이삿짐센터들은 거래가 이뤄져야 먹고 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 등락폭과 관련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매물이 비싸든 저렴하든 사고 팔 수 있어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시장인데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부동산 관련 업종이 다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집값 하락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때가 아니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giryeong@ekn.kr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 사진=김기령 기자

집값 떨어져도 서울 강북 분양가 9억선 ‘꿋꿋’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21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 강북 지역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국민평형(33평) 분양가격은 9억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만큼 흥행을 장담할 수 없지만 해당 시장에선 주변 시세 대비 차익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남은 하반기 서울 지역 9억원 이상 분양가격이 책정될 아파트는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중화1구역·총 1055가구·일반501가구)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1806가구·719가구)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2840가구·1353가구) △마포구 마포더클래시(아현2구역·1419가구·53가구)다. 아직 분양 일정이 명확히 잡히지 않았으나 수분양 예정자들은 각 구역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며 청약시장 옥석가리기를 시작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수도권 하락세가 심화되는 만큼 분양시장 옥석가리가 심화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HUG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아파트먼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지역인 중랑구 리버센 SK뷰롯데캐슬(중화1구역) 평당 분양가격은 2835만원이다. 구체적으로 △59㎡(25평) 7억2000만원 △70㎡(29평) 8억3000만원 △84㎡(34평) 9억5000만원이다. 입주자 모집공고는 내달 4일,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은 14일~15일로 예정됐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아닌 곳은 대부분 미분양이 발생했으나 중화1구역은 순위 내 마감이 예상되고 있다.이날 기자가 찾은 이 구역은 서울지하철 7호선 중화역 4번출구에서 2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다. 강북 최고 입지를 자랑하는 이문휘경뉴타운(총 1만3000가구)과 중랑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중화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군 빼고 대부분 괜찮다는 평가다. 그는 "신축 비교단지인 같은 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레빌 33평이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돼 현재까지 3억원 이상 시세차익은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분상제 적용 단지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평당 분양가는 2834만원으로 책정됐다. △59㎡타입 7억4505만원(266가구) △72㎡ 8억5473만원(354가구) △84㎡ 9억7914만원(573가구)이다.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내달에는 일반분양(1353가구)을 실시할 예정이다. 역세권 단지로서 순위 내 마감은 충분해 보이나 최근 주변 신축단지들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10억원에 가까운 분양가격은 수분양 예정자들에게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4F타입 전층이 일반분양 배정인데 이 지역이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바로 근처라 초역세권으로서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다"고 예측했다.같은 분상제 적용단지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는 지난 13일 조합원 동호수 추첨이 완료됐다. 12월이면 일반분양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 및 일반분양 청약 신청 접수가 진행된다. 조합원 분양가격은 59타입이 약 3억8000만~4억원대, 84타입이 약 5억원~5억2000만원대로 나와 있어 일반분양 가격은 8억원 후반에서 9억원 초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교 단지인 주변 휘경SK뷰(휘경2구역)는 지난 6월 33평이 13억3000만원에 거래된 상태다.기자가 찾은 이 구역은 서울지하철 1호선 외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인근 1번 출구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있어 기존 상권이 잘 갖춰져 있다. 휘경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4㎡는 대부분 조합원이 가져가고 일반분양은 59㎡를 비롯한 소형평수 이하로 갈 것 같다"며 "59㎡은 1인가구 생애최초 특공신청이 가능해 상당한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강북 최초 후분양제 아파트11월 말 조합원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북 최초 후분양제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아현2구역)는 12월이면 일반분양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로 일정이 미뤄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여기는 전용 84㎡ 조합원 분양가가 6억원대였고, 일반 분양가는 같은 타입 9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날 기자가 찾은 마포더클래시는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 중간에 위치해 있고, 5호선 애오개역 등과 인접해 있다. 특히 이 일대는 광화문과 여의도 출퇴근이 20분 내외인 만큼 직주근접 최고 입지가치를 지니고 있다.입주권 전매제한은 8월에 풀렸다. 84㎡ 가격이 16억~18억원 선 유지하고 있고, 마포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와 인근 ‘마포프레스티지자이’ 84㎡가 각각 가장 최근 17억15000만원, 15억9500만원에 거래돼 일반분양은 로또청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다만 아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0% 가점제고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대부분이 당첨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며 "입주권이나 전세 거래가 잘되는 편도 아니다"고 말했다. kjh123@ekn.kr리버센SK뷰롯데캐슬이 들어설 중화1구역 공사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휘경자이디센시아가 들어설 휘경3구역 공사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장위자이레디언트가 들어설 장위4구역 공사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90% 이상 준공된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수도권아파트 ‘역전세난’ 경보 발령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세시장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도 소규모 구축 단지 위주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부동산R114가 이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278만4030가구의 전셋값(시세)을 2년 전과 비교한 결과 가격이 내려간 가구 비중은 전체 2.8%(7만8412가구)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36만7936가구 중 2만2192가구(6.0%) 아파트 전세가가 2년 전보다 하락했고, 경기는 2.5%(139만253가구 중 3만4292가구), 서울 2.1%(102만5841가구 중 2만1928가구) 순으로 기록됐다. 인천은 올해 4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입주하고, 집값이 큰 폭 하락해 중구와 동구 등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 역전이 발생했다. 경기는 외곽 지역, 서울은 대단지 등에서 역전세 우려가 나타났다. 2020년에 비해 전세가가 떨어진 수도권 아파트 연식을 보면, 30년 초과가 33.5%(2만6248가구)로 가장 많았고, 21∼30년 이하 31.3%(2만4534가구), 11∼20년 이하 23.2%(1만8198가구), 5년 이하 7.8%(6100가구), 6∼10년 이하 4.2%(3332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단지 규모별로는 300가구 미만 소단지 비중이 39.4%(3만892가구)로 가장 높았고, 1500가구 이상 19.4%(1만5212가구), 300∼500가구 미만 17.8%(1만3972가구), 500∼700가구 미만 11.9%(9340가구), 700∼1000가구 미만 8.0%(6235가구), 1000∼1500가구 미만 3.5%(2761가구)가 뒤를 이었다. 300가구 미만은 커뮤니티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15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는 월세 전환과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 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부동산R114는 분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소규모 및 구축 단지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나 과거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2년 전보다 가격을 내린 전세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임차인들은 가급적 최근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린 아파트의 입주는 피하고,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보호를 위한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전세 월세 부동산 전세 월세 부동산. 연합뉴스

건설업계, 부동산 PF發 줄도산 위기에 ‘노심초사’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부동산 PF시장이 심각합니다. 공사 인허가를 받고도 브릿지론 검토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 사업 자체가 좌초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부동산개발 솔루션 시행사 A 대표)"현재는 문제없지만 우량 사업장이나 우량 기업도 일시적으로 자금 융통이 안 되고 있어 일시적 (자금조달)위기에 빠질 수 있으니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중소 주택건설기업 B 대표이사)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심상치 않다. 국내외 기준금리 급등과 원자잿값 폭등 여파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다. 실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감소하고 미분양 물량도 함께 증가하는 가운데 주택 시장 여건이 부동산 PF대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레고랜드발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건설업계는 금리상승 및 부동산 경기 하락, 건설금융 및 원활하지 못한 자금조달 등 복합적 위기에 놓여 있어 연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본PF 실행 전면 중단…브릿지론 부실화 가능성 커져올해부터 미국 금리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분양시장 냉각 등으로 개발사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부동산 PF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은 사업인허가 이전 단계에서 실행한 뒤 본PF를 통해 상환되는 ‘브릿지론’ 취급 비중이 큰데 올해 하반기 이후 전 금융권에서 본PF 실행이 거의 중단되면서 브릿지론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PF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PF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과 채무보증 등 파생금융상품들도 동반 부실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부는 부동산 PF사업 관련 민간·정책금융기관 공동출자를 통해 기금을 조성한 뒤 부실채권을 신속히 인수처리해서 부정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약 2만 여 종합건설업 회원사를 보유한 대한건설협회는 지난달 부동산 PF대출 금리상승에 다른 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를 막기 위해 PF실태 분석 연구용역을 건산연에 맡긴 상태다. 용역에는 전국 건설업계 PF 관련 애로 현황조사 내용이 담겨 있다.건협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건설사들 상황은 전자어음 미결제로 최종 부도처리되는 대외적 사례가 아니면 알기가 어려워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며 "부실사태가 확산되기 전에 해결책을 마련하고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에 건의사항을 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위기가 오기 전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위기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 건설사들이 취할 수 있는 판단은 보수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며 "신규사업을 더 꼼꼼히 파악하고 취사 선택 수주를 하며 필요할 땐 감원까지 단행하는 등 위기경영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미분양 폭증 우려에 대책마련 강구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 미분양이 7813가구로 한 달 전보다 55.9% 크게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는 3180가구에서 5553가구로 미분양이 급증한 실정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분양 폭증이 부동산 PF 부실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본PF 자금조달 애로 해소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업자 보증지원을 10조원 규모로 늘리고 미분양 방지를 위한 규제 완화 등 PF시장 전반에 대한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선 분양권 전매제한 및 금융규제, 세제 완화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분양을 매입하면 주택 수에서 제외하거나 양도세 면제 등을 한시적으로 적용했다"며 "LTV와 DSR 등 대출규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한편 부동산 PF 사업장 부실화는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 시그널을 주며 가계부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계가계들의 담보가치가 하락해서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서영수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이에 대해 "부동산 PF는 기업부채이기에 가계부채로 전이된다고 볼 수 없지만, 부동산 PF 문제가 커져서 금융회사가 부실해지면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jh123@ekn.kr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용산 동부이촌동 리모델링 활발…‘대어’ 이촌한가람, GS사업단으로 시공사 최종 선정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노후 아파트 개선책으로 리모델링을 선택해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표적으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단지별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을 추진하기 힘든 한강변 아파트를 필두로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은 지난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우선협상대상자인 GS사업단(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앞서 조합 측은 1·2차 입찰에 단독 입찰한 GS사업단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상태였으며 지난 22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시공사로 선정했다. 내년 중 건축 심의를 통과하게 되면 2024년 내 이주를 마칠 계획이다.이촌한가람아파트는 1998년 준공돼 리모델링 준공연한인 15년을 일찌감치 채우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상 22층, 19개동, 2036가구 규모로 이촌동 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 가운데 가장 대단지다. 대단지인데다 경의중앙선과 서울지하철 4호선 환승역인 이촌역과 맞닿아 있어 사업성이 높은 편이다. 리모델링 후 2341가구로 305가구가 더 늘어날 계획이며 GS사업단은 새 단지명으로 ‘이촌 더 펜타스텔라’를 제안했다.GS건설은 이번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이촌동에서만 지난 1월 한강맨션 재건축 시공을 맡은 데 이어 리모델링까지 모두 수주하는 성과를 얻게 됐다.GS건설 관계자는 "정비사업 사업 추진 시 사업성을 고려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이촌한가람아파트도 같은 맥락"이라며 "대단지이고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되는 만큼 해당 사업지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 동부이촌동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 단지명 준공년도 가구 수(가구) 추진 현황 기존 리모델링 후 이촌한가람 1998 2036 2341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이촌현대 1974 653 750 롯데건설 이촌코오롱 1999 834 959 삼성물산 이촌강촌 1998 1001 1114 현대건설 이촌우성 1995 243 - 미정 *자료=한국리모델링협회 이외에도 이촌동 내에서는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이촌현대아파트로 지난 2020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현재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해당 단지는 세대 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기존 지하 1층~지상 최고 15층, 8개동, 총 653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26층, 9개동, 75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명은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해 ‘이촌 르엘’로 거듭날 전망이다.1999년에 준공된 이촌코오롱아파트는 지난 3월 삼성물산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래미안 이스트빌리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기존 지상 22층에서 지상 25층으로 층수가 높아지고 834가구에서 959가구로 가구 수가 늘어난다. 코오롱아파트와 이촌현대아파트 사이에 있는 이촌 강촌아파트 역시 지난 2월 현대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적용된다. 지하 2층~지상 22층, 9개동, 1001가구 규모에서 지하 5층~지상 29층, 9개동, 1114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이촌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용적률이 높아서 재건축보다는 다들 리모델링으로 추진하는 편"이라며 "리모델링 수주 소식이 이어지니까 한강변이라는 입지와 용산 개발 호재가 맞물려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 관련 문의도 들어오곤 한다"고 말했다.다만 리모델링 훈풍이 불고 있는 이촌동 내에서도 규모와 입지에 따라 사업에 진척을 보이지 않는 단지도 있다. 243가구 소규모 단지인 이촌우성아파트는 리모델링 시공사 입찰 참여권을 얻을 수 있는 1·2차 현장설명회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기도 했다.한편 전국적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재건축을 못하면 추진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환경이 개선된 성공 사례 단지들이 나오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조합설립 완료 또는 인가 앞둔 단지 기준)들이 총 132개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93개 단지였으나 약 40곳이 더 증가했다. 협회 관계자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사업 초기 단지까지 추산하면 추진 단지 수는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은 지난 22일 GS사업단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사진은 한가람아파트 내 내걸린 GS사업단 현수막. 사진=김기령 기자

[르포] 불 꺼진 양주 옥정신도시 가보니…미분양 공포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경기도 양주시 옥정신도시가 미분양으로 빈집이 가득하다. 집값은 속락하고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저녁이 되면 우울한 유령도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양주시는 최근 약 2년 만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도시 분위기가 한층 더 무거워진 느낌이다. 특히 서울 출·퇴근자들이 직주근접에 불편을 겪으며 추가 인구 유입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 깔끔한 신도시, 그러나 차 없이는… 지난 21일 기자가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는 아파트 단지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거리는 조용하며 상가 분위기는 밝지 않다. 거주민들이 퇴근 후 소소하게 ‘저녁 있는 삶’을 즐기고 있지만 ‘불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도시에 전혀 활기를 찾기 힘든 모양새다. 아파트 대단지 밀집 지역에서 약 20분 정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한 옥정중앙공원에서의 야경은 가히 절경인데 몇몇 거주민만 누릴 뿐이다. 워라밸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인프라를 즐기기 좋은 도시임에도 아직은 서울 수요를 소화하지 못한 전형적인 신도시 초창기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옥정신도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신혼부부 A씨는 "집 근처에서 이 정도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다만 GTX-C 개발 예정(덕정역)이나 7호선 신설(도봉산~옥정 연장) 등 교통 인프라가 아직 없어 여전히 서울 출·퇴근자들에겐 하루가 고단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까지 출·퇴근하는 A씨는 직행좌석버스 G1300번과 추가 환승을 포함해 왕복 3시간 30분을 도로에서 낭비한다. 간혹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때는 세종-포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왕복 2시간40분 정도 소요돼 약 1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거리가 왕복 110km에 달해 유지비를 무시할 수 없다. 직주근접에 만족하는 이들은 경기북부 주변 직장인들 정도였다. 포천시청에 근무 중인 공무원 A씨는 "자동차로 움직이면 20분이면 갈 수 있다"며 "최근 직장동료들이 포천에서 옥정신도시로 이사를 많이 왔다"고 전했다.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결국 서울에 살고 있는 수요자를 잡을 수 없다면 옥정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만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옥정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A대표는 "양주 옥정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에서 가장 늦게 뜬 지역이기에 아파트 가격이 저렴하지만 서울 직장인들에겐 아직 매력이 없다"며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로서의 서울 출·퇴근자가 경기북부에 거주를 했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할 거라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벌써부터 미분양인데 입주물량은 폭탄예고 경기 양주시가 약 2년 만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며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포비아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분양관리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가구 수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및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4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양주는 평균 초기 분양률이 저조하고 예년 대비 미분양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는 3180가구다. 이 가운데 양주가 914가구로 경기 28개 시·3개 군 중 전체에서 혼자 약 2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주 미분양 상황이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양주에 공급되는 물량은 8763가구다. 적정 수요로 분석되고 있는 1196가구의 7배를 웃돈다. 특히 2025년까지 2만1832가구(평균 5458가구) 대규모 입주물량도 예고돼 미분양 공포가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미분양이 발생한다는 것은 분양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HUG가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이다"며 "미분양관리지역의 신규분양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 GTX-C 호재 선반영…1년 만에 상승분 반납 중 기존 아파트 가격은 더 급락 중이다. 특히 옥정신도시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대략 1년 만에 약 2억원이 뚝 떨어지는 등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는 지난해 9월 24평이 4억9800만원(18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3억원(5층)에 거래돼 1억9000만원이 빠졌다. e편한세상옥정어반센트럴 29평은 지난해 9월 5억4700만원(7층)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3억7000만원(19층)으로 1억7700만원이 빠졌다. 특히 양주옥정대방노블랜드 33평은 지난해 2월 7억2410만원(28층)이었는데 지난 8월 5억1500만원(32층)으로 2억910만원이나 빠진 가격으로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양주는 당분간 지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서울 주택수요의 양주시 유입은 과거와 달리 남양주나, 구리, 고양시, 하남 일대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2~3기신도시 개발로 수요가 분산되며 양주로 유입되는 수요가 제한적인 모습도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양주옥정공원 아파트 금요일 저녁 20시 경기도 양주시 옥정중앙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공사 중 아파트 옥정중앙공원 주변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상가 사람 옥정신도시 상권 전경. 금요일 저녁인데도 가게에 손님이 대부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준현 기자

[이슈분석] 은마아파트 19년 만에 재건축 심의 통과… 의미와 남은 과제는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9년 만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됐다. 은마아파트가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었던 만큼 이번 결정으로 서울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9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 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이번 서울시 도계위 심의 통과는 지난 2017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된 이후 5년 만이다. 1979년 준공돼 올해로 44살인 은마아파트는 28개동,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 노후 아파트다. 이번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35층 이하, 33개동, 5778가구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공원 조성 등 공공기여계획 등이 기반되며 약 5800여가구 가운데 678가구는 공공주택으로 조성된다.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사업 승인이 번번이 좌절되며 준공한지 40여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던 터라 이번 깜짝 발표에 다들 놀랐다는 분위기다.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냐"며 기대감을 표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웬만한 노후 아파트 재건축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많았을 정도로 은마아파트는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은마아파트는 2003년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됐지만 19년 동안 조합이 설립되지 못한 채로 유지됐다. 재건축 도로 규정, ‘35층 룰’ 등 층수 제한 같은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로 인해 서울시와 추진위가 대립하면서 사업은 진척되지 못했다.결국 준공한지 40년이 넘어서면서 녹물·배관 문제, 단지 내 지하실 붕괴 위험 증가 등 단지 곳곳에서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와 비대위 격인 은마반상회로 주민 갈등이 격화되고 재건축추진위원회 회장이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은마아파트 추진위 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가 5년 만에 도계위에 상정돼 수정·가결됨에 따라 향후 강남구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추진위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35층으로 건립하는 정비계획안을 49층으로 변경하는 절차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대치미도아파트는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의 강남 1호 추진 단지로 49층 설계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이번 재건축 승인 소식에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매물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어제 발표 이후로 매물 문의나 향후 재건축 사업 진행 일정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며 "다만 아직까지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올린다거나 매매가 이뤄진 건은 없고 시장의 관심이 확실히 많아진 것은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가장 최근 거래는 21억4000만 원(지난달 17일)이었으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호가는 19억∼20억 원 선이다.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 통과로 인근 강남과 목동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남, 목동을 넘어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도 재건축 추진 훈풍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다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정밀안전진단 규제 등은 여전히 정비사업 추진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은마아파트 재건축 승인이 재건축 시장을 환기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각종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 중 한 곳인 은마아파트 재건축 승인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확대라는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부동산 시장을 감안했을 때 공사비와 사업비 증가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지난 19일 서울시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은마아파트 개발예시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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