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급매물이 나왔는데도 급급매는 없냐는 문의전화만 있어요. 매수자들에겐 지금 가격도 급매가 아니라고 보는 거죠."(인천 서구 불로동 공인중개업소 A대표)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거래 2건 중 1건이 급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매물이 시장에 나온 후 계약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은 약 4개월 반 정도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이를 반증하듯 지난 25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부동산 거래활동 파악과 지표발굴 연구’ 보고서에 집계된 주택 급매물 비중이 작년 상반기 6.7%에서 하반기 23.8%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는 특히 53%를 기록하는 등 2건 중 1건이 급매물 거래였다.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주택이 거래되기까지 필요한 시간도 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는 주택 매도까지 평균 13.3주가 걸렸으나 올해는 17.9주로 크게 증가했다. 전세거래도 8.1주에서 9.8주로 증가했다.성사 소요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시장 경기가 하강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월세는 8.2주에서 8.6주로 오히려 늘어났다.김지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금리상승으로 인해 주택 매수자가 조달해야 하는 금리도 같이 오르고 있다"며 "실제 거래량도 감소세를 크게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급매물은 보통 급하게 나온 물건을 급매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에선 가격이 크게 저렴하게 나온 것을 급매물로 보고 있다.특히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발표하는 시세 대비 20% 이상 저렴해야 급매로 보고 있다. 매물 100개 중 시세 대비 20% 이하로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 100개라면 급매가 아닌 것으로 본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속되는 금리인상에 의한 거래절벽 속 종전 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만 극소수 팔리면서 실거래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더라도 전국 1~8월 누적하락률이 -5.16%%인데 수도권은 누적 7.65%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8월(-6.06%) 하락률을 뛰어넘는 것이고, 연간 최대 하락률인 2012년(-6.81%)보다도 높은 것이다.업계에선 특히 가장 상승이 가팔랐던 인천 지역에서 급매물이 영종도가 있는 인천 중구, 청라국제도시·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에서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 서구를 확인한 결과 검단신도시를 비롯한 불로동 등에서 급매물들이 확인됐는데 여전히 언제 거래가 될지는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을 통해 지난 3년간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 지역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는 2020년 9702건, 2021년 7826건인데 올해는 2217건으로 뚝 떨어져 거래절벽을 실감하게 했다.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공인중개업소 B대표는 "급매물있다고 안내문을 붙여놓으면 그나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들린다"며 "검단신도시가 장기적으로 매력이 있음에도 매수자들이 더 떨어지길 관망하고 매도자는 더 이상 내릴 생각이 없으니 거래절벽만 심각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순히 급매물 하나로만으로 시장가격 하락을 단정할 수 없지만 급매물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면 시세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kjh123@ekn.kr인천 서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김준현 기자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공인중개업소 일대.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