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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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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6연속 기준금리 인상, 집값 하락세 더 빨라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4 14:48

인상폭 둔화 불구 인상 기조 여전…시장 경직 지속될 듯



주담대·전세대출 이자 부담 가중…거래절벽·월세 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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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3.25% 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높아진 가계대출 이자 부담에 부동산 시장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 5, 7, 8, 10월에 이어 사상 초유의 6차례 연속 인상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7월과 10월 0.5%포인트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이번에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으로 인상폭을 조절했다. 이에 지난 빅스텝에 비해 시장의 충격은 다소 덜한 분위기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빅스텝이든 베이비스텝이든 간에 금리가 인상된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더 경직되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역시 "인상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한 상황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다음에야 거래량이 늘어난다거나 움직임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당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신규 주담대 금리가오르면 대출 부담 가중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거래절벽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3.98%로 지난 2010년 1월 신규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6일 기준 이를 적용한 KB국민·우리·농협 등 주요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최고 7.1%까지 오른 상황이다. 주담대 상단 8% 돌파도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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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1년간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 시장은 빙하기를 겪고 있는데 현재의 거래절벽 역시 당분간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536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에 그쳤고 이달 거래건수는 155건에 불과하다.

권 교수는 "금리 인상에 따라 주담대 이자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거래절벽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임대차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담대와 함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자 수준보다 저렴한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은 계속 나타날 전망이다. 여기에 집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 깡통전세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전세의 월세화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다만 월세화가 지속되다보면 전월세 전환율 대비 월세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시장에도 변화는 나타날 전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매수를 관망하는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수요가 많은 월세의 가격 상승 기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세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세입자가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했을 때 전세로 움직이는 시점이 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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