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4%대로 내려앉았지만, 국내 카드사 대출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연체액이 높고, 업황도 좋지 못한 만큼 대출 금리 하락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전채(AA+급 3년물) 금리는 설 연휴 직전 기준 4.658%다. 지난해 11월7일 6.088%까지 치솟았다가 현재까지 1.43% 내린 상태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월3일 연 2.420%에서 시작,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를 겪으면서 급등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신용등급 A+ 이상 20개 여전사에 약 1조7100억원을 지원했고,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대상을 기존 A-에서 BBB-로 확대하기도 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다.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면서 카드사 대출 금리는 높아진 상태다. 현재 카드론(장기카드대출)금리는 16~18%의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와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는 평균 금리는 우리카드 카드론 금리가 16.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15.97%, 신한카드 14.68%, KB국민카드 14.39% 수준이었다. 각 카드사에서 16~20%의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받는 차주의 비중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각각 62.75%, 62.5% 수준이었다. 우리카드와 국민카드도 각각 전체의 34.40%와 27.10%가 16~20% 가량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문제는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부담과 연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를 위해 한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내 8개 카드사의 총 연체액계(1개월 이상)는 1조2710억원이었지만 지난 9월 말에는 1조4076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만에 10% 이상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듯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유연성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잔액(지난해 11월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조2208억원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7조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시점 단기카드대출 이용액도 47조7797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들은 여전채 금리 하락을 반영하면, 대출금리가 낮아져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발행과 상품 출시의 간격이 존재하는 만큼 하락세가 반영되는 데 몇 개월 소요된다"면서도 "조달금리가 오르면 금리를 높게 책정해야하는데, 법정 최고금리 20%에 막혀 16~20% 사이에서 금리를 조율하고 있어 최고금리 안에서 운용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여전채 금리 하락에도 한도나 혜택 축소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기 채권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2~3년간 카드사가 감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돼 금융 회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자금줄을 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yhn7704@ekn.kr2022120401000145500005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