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KG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등 중견 완성차 3사가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판매 거점을 다수 운영하며 국내 공장에서 만든 차량들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아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물론 중국산차보다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완성차 3사의 지난달 판매는 총 9310대로 집계됐다. 업체 별로는 KGM이 4055대, 르노코리아가 3868대, 한국지엠이 1207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기아가 10만대 이상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한 것과 비교된다. 아반떼(7655대), 쏘렌토(6531대), 팰리세이드(5232대) 등 하나의 차종이 중견 회사 전체 판매 실적보다 높은 상황도 연출됐다.
더 큰 문제는 '국산차'로 분류되는 이들이 중국산 수입차에도 맥을 못추고 있다는 점이다.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테슬라의 지난달 판매는 7074대에 이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자동차는 승용·상용을 합산해 3만7711대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테슬라 차량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내 7만대 이상 '중국차'가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3사의 상반기 내수 성적은 르노코리아 2만8065대(150.3%↑), KGM 1만8321대(23.6%↓), 한국지엠 8121대(39.7%↓) 등이다. 합산하면 5만4507대가 팔려 현대차의 월간 실적 수준이 된다.

▲르노코리아 세닉 E-Tech.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상황이 이렇자 이들 3사는 고객 접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GM 액티언, 르노 콜레오스 등 신차를 이미 출시한 만큼 마케팅에 방점을 찍겠다는 구상이다.
KGM은 7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런서울런 2025'에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전기 픽업 '무쏘 EV'를 대회 선두 차량으로 운영하고 '액티언 하이브리드' 전시 부스도 마련해 홍보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4회 KG 레이디스 오픈'을 후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리점 동반성장 콘퍼런스를 열며 자체 경쟁력 강화와 판매 확대 전략을 공유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세닉 E-Tech'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이달 차량을 출고한 고객 중 30명을 추첨해 '하만카돈 블루투스 스피커'를 증정할 계획이다. 3명에게는 프랑스 파리에서 3박5일간 진행되는 '세닉 익스피리언스 인 파리'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 이밖에 고객과 소통하는 차원에서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강남전시장'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3일 공식 오픈했다.
한국지엠은 '할인 프로모션' 카드를 꺼냈다. 쉐보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전 차종을 대상으로 고객 맞춤형 금융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기존 쉐보레 차량 보유 고객이 트랙스 크로스오버 또는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할 경우 최대 70만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르노코리아 강남 전시장 전경. 르노코리아는 지난 3일 이 곳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 콘셉트로 단장해 새로 선보였다.

▲지난달 13일 KGM 본사에서 진행된 2025년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노철 노조위원장(왼쪽)과 황기영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GM은 이를 통해 16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3사의 '내수 판매 확대' 고민은 같지만 내부 환경은 크게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온도차가 느껴진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7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했다. 이와 관련 사측은 “보다 안정적이고 유연한 노사 관계 구축과 함께 미래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GM은 16년 연속으로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짓는 기록을 세웠다. 회사는 상생과 협력의 모범적인 노사 문화를 바탕으로 중장기 발전전략 실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임금을 올리고 1인당 수천만원씩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직영 정비센터와 부평공장 유휴부지를 매각한다는 사측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우리나라 국회에서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서 사업장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