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서울·수도권 집중 외국인 부동산과 토지거래허가제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04 11:02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3개월을 초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한 외국인 규모는 2023년에 이미 약 246만 명으로,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산한 총인구의 4.8%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하는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기준이 5%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갖는 의미는 크다. 서울 일부 지자체에서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는 경우도 있었으며, 수도권 전체로 보더라도 숫자가 상당하다. 지방에서도 외국인 비율이 3~4%에 달하는 광역지자체가 여럿이다. 이제는 단순 관광객을 제외하더라도 외국인을 접하는 일이 특별하지 않다.


건설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등 건축물에서 하자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미숙련 기능공을 지적하며, 이는 현장에 투입되는 외국인 근로자 증가와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국내 건설현장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 운영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더 나아가 제조업·요식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은 이미 크다. 일부 근로자는 자산을 축적해 본국으로 돌아가 '코리안드림'을 실현하지만, 모두가 귀국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정착해 거주지를 마련하고, 직장·생업 근처에 주택이나 상가를 매입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국내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구입할 때는 토지거래허가 대상 토지를 제외하면 매입 규모나 목적에 큰 제약이 없으며, 신고만 하면 취득할 수 있다. 취득세 등 관련 세금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투자이민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러한 제도는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존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한 데서 시작되었다. 외국 자본을 부동산을 통해 유치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거주 외국인의 상당수가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외국인의 보유 필지와 공시지가 또한 이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치는 외국인의 주택 취득 시 실거주 수요 확인과 투기 억제를 목적으로 한다. 내국인과 외국인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했을 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대부분 국가가 자국민 우선 정책을 채택한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규제는 내국인을 대상으로만 이루어졌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대출 규제가 대표적이며, 올해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상한도 강화되었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자금출처 조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번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도 역시 허가 기준·위반 시 불이익을 세부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사실상 아파트와 동일한 구조인 주거용 오피스텔 등 준주거 시설도 제도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 부동산 거래 관리가 일시적·단발적 조치로 충분한지, 아니면 추가 법령 개정이 필요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 간 상호주의 논의에서 주요 쟁점은 '부동산 소유권의 영구취득'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외국인 보유 부동산(주택)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따라서 이번 조치만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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