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이 2013년 취임 이후 10년간 꾸준히 해외 점포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업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거듭 주문하는 가운데 코리안리재보험의 경우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아직 국내 금융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스위스, 콜롬비아에서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 사장은 이달 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이 원장과 원종규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등 6개 금융사 CEO가 참석했다.원 사장을 비롯한 금융사 대표단은 해외투자자들에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따른 대응전략,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 확대 방안 등을 폭넓게 공유했다. 원 사장은 재보험시장, 공동재보험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재보험시장은 시장 수급 불일치 현상 심화로 재보험 요율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킥스(K-ICS) 도입 등 변동성 심화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재보험 도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원 사장과 코리안리에게 2023년, 싱가포르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코리안리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했고, 원 사장 역시 2023년은 취임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회사가 싱가포르에 지점을 설립한 시기는 1978년 11월이다. 싱가포르는 코리안리의 세 번째 해외 거점으로, 코리안리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코리안리는 같은 해 뉴욕사무소를 개설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차근차근 확대했다.특히 업계에서는 원 사장 취임 이후 코리안리의 해외 사업이 더욱 두각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코리안리는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라부안, 두바이, 상하이 등 4개 지점과 홍콩,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 미국 뉴저지 등 4개 자회사, 4개 주재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중 영국 로이즈 현지법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 두바이지점, 스위스 현지법인, 중국 상해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미국 중개법인 등 7곳은 원 사장 취임 이후 신설한 곳이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된 데다 재보험 시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글로벌에 기반을 둔 영역인 만큼 원 사장이 취임 후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해외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시장 사정을 면밀히 파악하고, 현지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 역시 원종규 사장이 주도했다. 일례로 콜롬비아 보고타는 현재 주재사무소 형태로 진출했다. 통상 지점이 아닌 해외사무소의 역할은 연락망 등으로 제한됐는데, 보고타는 해외 주재사무소도 사실상 지점과 같은 형태로 영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2위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 등도 보고타에 해외 주재사무소 형태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미국 중개법인을 설립한 것도 원종규 사장의 성과 중 하나다. 코리안리는 당시 이미 뉴욕에 주재사무소를 두고 운영 중이었는데, 주재사무소는 영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개법인 형태로 진출을 꾀했다. 중개법인은 보험영업법인, 지점과 마찬가지로 대면 영업이 가능하고, 재보험 물건 중개를 통해 수수료 이익을 낸다. 이에 코리안리는 2021년 2월 뉴저지에 일반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재보험 중개면허를 취득해 현재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세계 최대 재보험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재보험 중개 영업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원 사장이 이복현 원장과 함께 해외IR에 참석한 것은 코리안리의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주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1년 수재보험료 기준 코리안리는 세계 1위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 리(Munich Re), 스위스의 스위스 리(Swiss Re)에 이어 글로벌 재보험자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초 보험업계, 전문가와 함께 보험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를 개최할 정도로 해외시장 진출을 거듭 당부하고 있는 만큼 코리안리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 역량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리안리 측은 "세계 1, 2위 재보험사와 비교하면 (코리안리의) 자본력은 크지 않지만, 재보험 노하우와 인재,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은 세계 유수의 재보험사 못지 않다"며 "그간의 글로벌 진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해외점포 네트워크를 확대해 신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코리안리 본사.코리안리재보험 해외점포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