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더위가 이어졌던 지난달 16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쇼를 관람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도가 높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4일 여름 기상 특성 발표를 통해 “올여름(6~8월)은 짧은 장마철과 함께 더위가 일찍 시작됐고, 무더위와 집중 호우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7 ℃로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 ℃)보다 0.1 ℃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다.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값)보다는 2℃ 높았다. 여름철 평균기온 3위는 25.3℃를 기록했던 2018년이다.
특히 올여름은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8월 하순까지 지속됐다.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 달가량 일찍 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찍 확장한 데다 대기 상층에서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6월 말에 이른 더위가 나타났다"라면서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 기상청
올여름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았다. 2018년의 31일과 1994년 28.5일에 이어 역대 3위다.
전국 열대야일수는 15.5일로 평년보다 9일 많았고,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열대야일수가 평년(12.5일)의 3.5배가 넘는 46일로 19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8년만에 가장 많았다.
한편, 올여름은 장마 기간이 짧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이 적었고, 강수량은 619.7㎜로 평년(727.3㎜) 대비 85.1%에 그쳤다.
다만 강수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특히 7월 16∼20일에는 찬 공기를 동반한 상층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에 200∼7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고, 서산·산청 등에서는 1시간 최다강수량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내렸다. 8월 3일에는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전남 무안과 함평에, 13일에는 수도권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를 넘기도 했다.

▲자료: 기상청
이에 비해 4월부터 기상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강원 영동지역은 올여름 강수량도 232.5㎜로 평년(679.3㎜)의 34.2% 수준에 그쳤고, 강수일수도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었다. 강원 영동지역의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기상청은 “다른 지역은 정체전선과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으나, 강원영동은 태백산맥이 비구름을 막는 지형효과 탓에 강수량이 적었다"면서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우세해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은 것도 강원영동 지역 강수량이 적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료: 기상청
이밖에 여름철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3.8 ℃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가장 높았던 것은 지난해로 2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