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반등하면 차익을 실현할 수 있어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 행렬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美국채 3배 추종 상품에 ‘올인’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서학개미의 순매수 결제액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국채 3X(TMF) ETF’로 결제액만 2억3910만달러에 달한다. 해당 ETF는 미국 장기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TMF ETF 외에도 월 배당 상품인 ‘아이셰어즈 20년+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TLTW) ETF’(6490만달러)와 ‘아이셰어즈 20년+ 국채(TLT) ETF’(3578만달러)가 각각 4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상위 10위권 내 장기채 ETF 개인 순매수액만 총 3조3979만달러에 달한다. 상위 10위권 전체(7조4753만달러)의 45.5%로 절반 수준이다.이밖에도 ‘아이셰어즈 20+ 국채 엔화 헤지 ETF’도 개인 투자자가 1527만달러를 사들이면서 21위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미국 장기채에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환차익을 노린 개미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장기채 ETF의 인기는 높지 않았다. 지난 4월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테슬라(2조4436만달러)가 차지했으며 TMF ETF는 1조1090만달러로 3위, TLT ETF는 5위, TLTW ETF는 38위에 그쳤다.◇ 금리 인하땐 이자수익+차익실현 짭짤최근 미국금리가 어느 정도 정점에 다다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염두에 두고 채권 투자에 나선 것이다. 추후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면서 저점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향후 이자수익은 물론 추가 이익도 얻을 수 있다.미국이 다음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경우 국내 기준금리도 하향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한 바 있다. 금리 하락 기대감에 국내 장기채 ETF를 향한 개인 순매수도 늘고 있다.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에는 개인 순매수 441억원이 몰렸다. 해당 ETF는 월배당형 상품으로 투자원금을 차감하지 않고 월배당이 가능하며 지난달 26일 순자산액 1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만기 30년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 국채 울트라30년 선물(H) ETF’도 개인 순매수가 403억원을 기록했다. ‘KB STAR KIS국고채30년 Enhanced ETF’도 5월 한 달간 358억원이 몰리는 등 인기가 높았다. 특히 해당 ETF는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824억원이 몰리면서 개인 순매수가 가장 많이 유입된 ETF로 집계되기도 했다.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장기채 ETF에 대한 수요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되는 시점부터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다"며 "현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동결로 갈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채 ETF에 대한 투자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giryeong@ekn.kr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채권 시장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