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코스닥150이 동네 잡주인가?."한 대형 포털 주식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하나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하락장에 배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포털 내 종목게시판 증에는 이차전지 관련주 급등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공매도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들과 ‘이심전심(以心傳心)’인 셈이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6078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이는 3조409억원을 순매수한 POSCO홀딩스에 이어 2위다. 개인은 7월 13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사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KODEX 코스닥150 선물인버스는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수익률을 역(-1배)으로 추적하는 상품이다. 즉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익이 나는 구조다. 문제는 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수익률이 하락중이라는 점이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6월 30일 868.24포인트에서 이날 939.96으로 8.26%가 상승했다. 반면 KODEX 코스닥150 선물인버스 주가는 지난달 말 4010원에서 이날 3365원으로 16.08%가 하락했다. 주가는 장중 334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 포털사이트 내 KODEX 코스닥150 선물인버스 종목토론방을 보면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성토글이 상당수다. 투자자로 예상되는 한 누리꾼은 ‘에코 주가조작 조사해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여기가 에코 포스코의 나라인가’, ‘에코 내리기를 희망하자’는 등의 글들을 올린 상태다. 이는 코스닥 지수가 이차전지 관련주의 급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코스닥 지수는 상승했지만 상승 종목은 전체 종목의 261개인 반면 하락종목은 1287개다. 특히 대표적으로 이날 각각 14.22%, 11.37%가 오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거래비중은 15.86%, 17.68%다. 이차전지주 쏠림이 심각한 상황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닥 상승폭인 38.3포인트 중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이들 3사의 상승 기여도가 31.8포인트에 달했다"면서 "2023년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여도는 48.9%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 상승 가능성 역시 안갯속이다.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급등한 탓이다. 선행 PER이 낮을수록 주가상승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연구원은 "지난 주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PER은 22.35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코스닥이 37.6% 상승할 동안 선행 PER은 81.7% 상승했다.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주도하는 시장 상황이 지속 중이며 과도한 쏠림이 이차전지 업종 전반에 만연하다"면서 "관련 종목 매수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paperkill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