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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씨이랩, 디지털 트윈 기반 사업 확대에 7%대 강세…“피지컬 AI 선도할 것”

씨이랩이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22분 기준 씨이랩은 전 거래일보다 7.03%(530원) 오른 8070원에 거래 중이다. 회사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와의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본사업으로 전환하며 자동차,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로봇 등 제조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씨이랩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제조 설비 및 환경을 가상 공간에 정밀하게 구현해 공정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로,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과 자체 개발한 합성 데이터 엔진(X-GEN)을 활용해 정밀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제조 과정에서의 문제를 사전에 예측·예방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씨이랩은 그간 영상 빅데이터 분석과 합성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사업 역량을 단계적으로 키워왔다. 2021년까지 영상 프로젝트로 대규모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확보했고, 2022년에는 X-GEN 솔루션을 출시해 다양한 산업 특화 데이터를 자동 생성했으며, 2023년에는 국내 최초로 엔비디아 Omniverse Competency를 획득하고 전담 조직을 꾸렸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며 실증 사례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영상과 텍스트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업용 비전-언어모델(VLM)도 출시해 디지털 트윈과 연계하는 등, 씨이랩은 이를 통해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씨이랩 윤세혁 대표는 “씨이랩은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인 기업용 비전-언어모델과 디지털 트윈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며, “반도체 산업에서의 성공적 레퍼런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조 산업 전반으로 디지털트윈을 확대해 Physical 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한투·미래·NH, ‘1호 IMA’ 쟁탈전…미래 먹거리 누가 차지하나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 65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금융당국에 IMA 사업자 인가를 신청했다. IMA 사업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NH투자증권은 증자 이유로 “신규 사업인 IMA 인가를 위한 자본요건 충족"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서 IMA 사업자 선정 자본 요건을 8조원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NH투자증권 자기자본은 7조3921억원으로 이번 증자를 통해 조건을 맞췄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IMA 인가 자본요건을 충족했다"며 “대표이사를 총괄책임자로 하는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하여 3분기 내 인가 신청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 IMA 사업자 선정 경쟁은 자기자본 기준 8조원을 넘는 한국투자증권(9조3169억원)과 미래에셋증권(9조9124억원)뿐이었다. NH투자증권이 자본 확충에 나서며 세 곳이 IMA 인가를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IMA 사업은 증권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 자산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제도로,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면서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고객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2017년 '한국판 골드만삭스' 양성을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구체적인 운용 가이드라인이 없어 실제 사업자는 없었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첫 IMA 사업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IMA는 중장기 수익 추구형 상품이다. 현재 증권업계는 만기 2~7년에 수익률 3~8%를 목표로 IMA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에 따라 회사채, 기업대출, 메자닌투자, 벤처투자 등 다양한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할 전망이다. 투자자도 손실 우려 없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예금과 같은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IMA는 종투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가지면서 고객에게 투자수익을 분배하는 상품으로, 원금보장 니즈를 가진 고객과 자산증대 니즈를 가진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신경쟁력이 매우 높은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IMA 사업자가 지정되고 다음 사업자가 나오면 적어도 2년은 걸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올해 이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요건을 강화하고 단계적 지정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장 핵심적인 요건인 자기자본은 연말 결산 기준으로 2년 연속 충족하도록 바뀐다. 사업계획과 제재이력 요건을 심사받아야 한다. 거기다 8조원 종투자 지정 요건에는 변경 인가 수준의 대주주 요건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車 관세는 깎였는데 주가는 급락…기대보다 낮은 ‘심리 역설’ 작동”

관세 인하라는 전형적 호재가 자동차주엔 오히려 하락 재료가 됐다. 전날 발표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완성차·부품주 주가는 1일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명목상 관세율은 25%에서 15%로 줄었지만, 유럽·일본 브랜드 대비 2.5%포인트 우위를 가졌던 기존 FTA 효과가 사라졌다는 인식이 매물로 번지면서다. 시장에선 “기대치에 못 미친 합의는 호재보다 더 강한 실망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41% 내린 21만원에 마감했고, 기아도 1.47% 하락한 10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현대차 51만여 주, 기아 39만여 주를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각각 69만 주, 68만 주 이상을 쏟아내며 동반 매도세를 나타냈다. 협상 직후였던 전날엔 낙폭이 더 컸다. 관세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프리마켓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9%, 8% 안팎까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반응이 먼저 나타났다. 하지만 정규장 개장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실망스러운 협상 결과가 확인되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됐고, 주가는 빠르게 반락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48%, 7.34% 급락하며 하루 만에 낙폭을 키웠다. 자동차 부품주 전반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같은 날 △화신은 7.29% △HL만도는 4.26% △현대모비스는 3.92%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의 반짝 기대감은 빠르게 실망 매물로 전환되며, 협상 결과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증권가는 이번 흐름을 '선반영-기대 실망-심리 역풍'의 전형적 패턴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협상을 두고 'FTA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 기존 한미 FTA 덕분에 일본·EU보다 관세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지만, 이번 협상으로 이 프레임 자체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협상 결과가 투자자 예상 수준을 밑돌았고, 기존 FTA 기반의 2.5%포인트 관세 우위가 사라지며 실질적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반응은 절대 수치보다 기대 대비 결과에 훨씬 민감했다. 관세가 25%에서 15%로 줄었지만, 시장 안팎에선 절반 수준인 12.5% 선까지의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만큼 '2.5%포인트의 간극'이 오히려 투자 심리를 더 위축시켰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부정적 영향을 더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을 더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비관세 장벽 철폐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외산차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각에선 자동차주 하락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북미 내 생산 거점과 점유율이 높고,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의 현지 전략 모델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배당수익률은 5%에 육박해, 단기 조정 이후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적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나 가격 조정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회복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윤동한 회장, 콜마홀딩스 임시주총 허가 신청…父子 갈등 격화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이사로 복귀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에 신청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놓고 아들과 아버지·딸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로 갈등이 번지고 있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동한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홀딩스의 이사 선임을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이 신청에는 윤동한 회장 본인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치봉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김병묵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유정철 콜마비앤에이치 부사장 등 8명을 사내이사로, 박정찬·권영상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이 담겼다. 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의 임시주총 소집 신청에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콜마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 측이 후보로 추천한 10명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면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경영을 뜻대로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다만 윤 부회장이 지분 31.75%를 갖고 있는 만큼 윤 회장(5.59%)과 윤여원 대표 부부(10.62%)가 힘을 합해도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 이번 윤 회장 측 조치는 앞서 윤상현 부회장이 윤여원 대표가 경영하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이사회 개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신청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5일 법원은 이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콜마홀딩스는 9월 26일까지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를 열 수 있다. 콜마홀딩스는 임시주총에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2019년 남매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들인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를 비롯해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딸 윤여원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맡았다. 지난 5월 윤 부회장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교체를 시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윤 회장이 6년 전 아들에게 증여했던 주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남매간 다툼이 부자간 갈등으로 번졌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SK이노, 구조조정 대수술…주가 회복 ‘키’는 배터리 수익성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하고, 8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까지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증권가는 구조조정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핵심 자회사 SK온의 실적 정상화 없이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삼성증권, iM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구조조정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주가 반등은 SK온의 배터리 실적 정상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안을 공식 결의했다. 이번 합병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와 윤활유 사업부를 통합, 재무구조 안정화와 기업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합병은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하는 방식이며, 합병 비율은 1대 1.6616742로 책정됐다. 신주 6646만6968주가 발행되고, 합병법인은 올 11월 1일 공식 출범 예정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2조원), 영구채 발행(0.7조원), 자산 매각(3.5조원) 등을 아우른 총 8조원 규모 자본 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이 자금은 주로 합병 비용과 단기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안정화 등에 투입된다. 증권가는 이번 구조조정 효과에 냉랭한 시선을 보낸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SK온의 만성적자 구조가 이어질 경우 합병 및 유동성 확보가 본질적 변화를 담보하지는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증권은 SK온의 진정한 회생은 수익성 개선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은 사실상 수익성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SK온을 살리기 위함"이라며 “SK그룹 내에서 특히 알짜였던 E&S 합병에 이어 SKTI, 엔텀, 이젠 엔무브까지 온에 흡수시킴으로써 자금줄 역할을 맡기는 것보다는 배터리 자체의 수익성 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iM증권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 축소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배터리 부문 실적 부진과 유상증자에 따른 발행주식수 증가로 오히려 적정가치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정유·E&S 부문의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배터리 사업은 미국 관세 부담과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2만원으로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전통 에너지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배터리 사업인 SK온은 영업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관세 인상과 원가 상승, 구매 세액공제 축소, 신규 켄터키 1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KB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윤주 KB증권 연구원은 “SK온의 2분기 실적이 미국 현대차 납품 증가로 적자 폭은 상당히 개선됐으나, 기대했던 손익분기점(BEP) 달성에는 실패했다"며 “3분기부터는 관세 부담, 원가 인상, 구매 세액공제 철회,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SK온이 3분기에 2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도 SK온이 3분기에 1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높은 가동률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증가로 SKBA 가동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부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 감안 시, 수직계열화를 갖추지 못한 SK온을 위한 캐시카우 붙이기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자본구조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의지는 긍정적이나, 결국 주가의 상승 여력은 BOSK의 가동률 정상화와 실적 기여 여부를 확인한 이후에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상법 개정은 한국시장 신뢰 회복 위한 시작…집중투표제로 신뢰 다져야”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모두 '탈출하는 시장'에서 재평가하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다음 단계는 장기 투자자가 보기에 한국 시장이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때야말로 정말 시장에서 리레이팅이 실현되고 코스피500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해외 및 국내 장기투자자들이 보는 상법 보완 입법 간담회'에서 박유경 네덜란드연금 이머징마켓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비롯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유경 대표,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참석해 사전 질문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참석자들은 “상법 개정은 신뢰 회복을 위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유경 대표는 “프리미엄 마켓으로 가는 10년의 아주 긴 프로젝트 초반에 와 있다"며 “상법 개정이라는 변화가 실질적인 변화일 것인지,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변화의 시작에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된 법안에 기초해 판례가 쌓이고, 관행이 바뀌면서 기업 지배구조가 실제로 바뀌어야 외국인과 장기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더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대상 '회사 및 주주'로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변경 및 의무 선임 비율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3%룰 적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상법은 회사의 전체 주주 이익이 보호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이익이 우선한다는 비판이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적됐다. 상법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 받은 내용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점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상법 개정의 핵심 키워드는 이사회"라며 “경영진을 감시하고 경고하고, 잘못하면 대체하는 역할을 이사회가 해야 하는데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그런 역할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창업하고 절대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만,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정치 활동 계속하면 해고할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이번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 발짝 다가가는 질적인 업그레이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를 포함한 '더 센 상법 개정'을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여러 표를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대주주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주주 총회에서 다른 이사와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2차 상법 개정안에 담겼다. 참석자들은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현 센터장은 “집중 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없으면 상법 개정은 선언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의 감시자가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집중투표제를 두고 일각에선 선진국에는 없는 제도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최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제도가 맞다"며 “그들은 우리와 지배구조가 달라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채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은 최대주주가 명확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사회가 전체 주주를 위해 일하는 것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집중 투표제가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한국은 많은 기업이 40%대 지분만 쥐고 있으면 이사회를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선임할 수 있는 게 현재 문제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상법 개정의 보완 입법 과제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꼽았다. 최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이해 못 하는 게 자사주"라며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주주로부터 회삿돈으로 샀는데 이게 없어지지 않고 경영자는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걸 외국인 투자자는 이해를 못 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투기 자본이 들어와 이사회를 장악하고 기밀을 탈취하고 경영권을 흔들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참석자들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는 “경영권 인수가 목적인 바이어 펀드를 제외하고 한국 상장기업에 외국 투기 자본이 들어와서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권 제도 개선만으로 코스피가 오르면 이게 거품 아니냐는 논쟁을 내부에서도 벌인다"며 “지금 단계는 주가를 억지로 부양하는 게 아니라 억눌려 있던 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에 걸쳐 코스피가 5000에 도달하려면 결국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사회 구조 개혁이나 전체적인 성장 전략이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보완 입법 추진 계획에 관해서 “전체적인 대내외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반대하는 게 포인트가 아니라 민주당이 다양한 소통을 통해 한 걸음씩 가야 한다. 시장에 필요하다면 저희는 추진할 것"이라며 “여러 법안이 나오고 있는데 9월부터 구체적인 것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LG생활건강, 어닝쇼크에 주가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LG생활건강이 1일 장초반 약세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하향 등 부정적 리포트가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6분 현재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 대비 6.49% 하락한 29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전날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4%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 역시 8.8% 줄어든 1조6049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이날 LG생활건강이 당분간 비슷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조소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해외시장의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전통 유통 채널의 효율화가 진행 중인 만큼 단기간 내 과거 수준의 이익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스피어, 스페이스X에 772억 특수합금 공급…장 초반 상한가

스피어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스피어는 전 거래일 대비 30.00% 오른 1만41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스피어는 스페이스X와 총 772억원 규모의 특수합금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5년 12월 31일까지로, 약 10년간 장기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스피어는 항공우주용 특수합금 전문 기업으로, 최근 미국 민간 우주 기업들의 활발한 발사 활동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미국의 주요 우주항공 발사업체들과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스페이스X와의 계약은 하반기 들어 성사된 것으로,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중대형 선반 조선 기업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 첫날 급등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공모가(5만원) 대비 4만3700원(87.20%) 오른 9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조선은 1987년 설립된 신영조선공업이 전신으로 2004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설립 초기 벌크선 위주로 건조했으나, 2013년 이후 중대형 선박으로 전환한 뒤 현재는 원유 운반선, 석유제품 운반선,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친환경·고부가가치선 등으로 선종을 다변화했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106개 기관이 참여해 27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종 공모가는 희망 공모밴드 가격인 4만2000~5만원의 상단인 5만원으로 확정했다. 최종 공모가 기준 전체 공모금액은 500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9263억원 규모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테슬라 잭팟’에 날아오른 삼성전자, 공매도도 덩달아 급증…“8만전자 향해 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의 대규모 파운드리 장기계약을 따내며 '8만전자'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부활'이라는 평가 속에 주가는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고, 공매도 거래도 함께 급증하면서 차익실현과 숏세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7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앞서 2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6.79% 급등한 7만400원에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7만전자'에 복귀했고, 29일에도 0.28% 오른 7만600원을 기록했다. 30일에는 2.83%(2000원) 추가 상승하며 7만2600원에 마감, 3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약 2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28일에만 989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29일 3583억원, 30일에도 8131억원을 추가로 매수하며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 거래도 덩달아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8일 1285억원에서 29일 2042억원으로 약 59% 급증했으며, 30일에도 1771억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공매도 비중 역시 24일 5.6%에서 29일 7.5%로 뛰며, 1개월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호재에 따른 급등 후 조정'을 노리는 숏포지션 세력의 유입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규모 호재 이후 급등세가 이어지면, 시장에서는 '되돌림'에 베팅하는 세력도 함께 움직인다"며 “특히 기관이나 외국인 중 일부는 공매도를 통해 단기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매도 증가가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강한 매수세가 공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하면서, 주가가 더 오르는 '숏커버링 랠리(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며 주가가 더 오르는 현상)'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본다. 증권가도 이번 급등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의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33년 12월까지 총 22조7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테슬라와 체결했으며, 이는 파운드리 연간 매출의 약 17%에 달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4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7만2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향했고, 키움증권은 8만9000원까지 높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테슬라의 자율주행·로봇·우주사업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삼성의 차세대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 AI6 칩 생산을 전담할 것"이라며 “165억 달러는 최소 금액이며 실제 수요는 더 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슬라 수주 건은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자 TSMC의 독점 구조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충격파"라며 “기업가치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D램 부문은 AMD 등 주요 고객사의 HBM 판매 증가와 일회성 비용 축소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파운드리 부문도 가동률 회복과 손익개선 흐름이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차세대 슈퍼컴퓨터용 칩을 전담한다는 점은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자율주행·우주사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기대만큼이나 '현실 검증'이 중요하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로이터통신은 “계약 규모의 불확실성, 단독 파트너 리스크, 수율 증명 압박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향후 2나노 GAA 공정 안정성과 HBM3E 12hi의 엔비디아 인증 통과 여부 등이 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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