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동차의 상징인 전기차와 수소차. 이 둘 중 탄소중립 관점에서 더 친환경적인 자동차는 어느 것일까? 육아를 위해 필수적인 기저귀 사용. 천기저귀와 일회용 기저귀 중 어느 것을 사용하는 것이 더 친환경 삶에 가까울까? 먼저 자동차를 보자.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행 중에 연료를 연소하므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주행 중에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진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까? 이들 자동차의 전과정 단계 중 에너지인 전기의 생산과정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전기는 발전소 발전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태양광이나 풍력보다는 가스발전, 가스보다는 석탄화력발전의 온실가스 발생량이 더 많다. 수소는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를 스팀으로 분해하는 방식과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에 따라 온실가스 발생량이 다르다. 이처럼 자동차의 주행과정만 보면 전기차와 수소차에서 온실가스가 발생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에너지인 연료생산과정을 포함 자동차 생산 운행 폐기 전과정으로 시야를 확장하면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기저귀는 어떨까? 아마도 보통은 천 기저귀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듯싶다. 그러나 2005년 영국에서 진행한 이들 제품 간 환경성 비교 분석 보고서는 의외의 결과를 제시한다. 자원고갈 측면에서 일회용 기저귀가 천 기저귀보다 최대 2.3배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영향은 일회용 기저귀가 가정에서 세탁하는 천 기저귀보다 61%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유는 천 기저귀를 세탁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과 전기, 세재, 섬유유연제를 생산하는 과정이 일회용기저귀를 생산하는 과정보다 환경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는 이러한 제품 간 환경영향을 적확하게 분석 평가하는 국제공인 방법이고, 전과정사고(Life Cycle Thinking, LCT)는 현대인들이 지속가능한 소비 생산을 위해 꼭 염두에 두어야할 사고이다. 이런 이유로 전과정평가는 국제사회에서 제품환경정책을 수립하는데 반드시 고려하는 요소가 되고 있으며, ISO 14040 시리즈로 국제표준화 돼 있다. 국내외 전과정평가 분야 최고 전문가인 김익 스마트에코 주식회사 대표와 허탁 건국대 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가 공동지필한 ‘환경전과정평가’(도서출판 동화기술 펴냄)은 우리 생활에서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생활 방법은 물론 기업의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부하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하는지 사례를 들어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유럽에서 추진 중인 탄소국경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와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가 예고한 탄소배출 공시 규정의 핵심인 ‘스코프 3’(Scope3), 즉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유통, 판매, 폐기 전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을 어떻게 산정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스코프 1’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배출량, ‘스코프 2’는 전기나 스팀 등 사업장에서 간접배출하는 온실가스배출량을 의미한다. 저자인 김익 스마트에코 대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정보를 요구하거나 저탄소제품 기준치를 만족하는 제품만 공공구매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따라 국내 기업관계자들과 환경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전과정평가를 공부하고자 했지만, 국내에는 오래된 해외 번역서만 있어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제 표준인 ISO 14040 및 ISO 14044의 절차와 요건에 따라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경험을 체계적으로 수록하였으며,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PET 오렌지 음료제품을 사례로 각 절차마다 단계적으로 사례를 수록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자인 허탁 한국환경환림원 회장과 김익 스마트에코 대표는 사제지간으로 대를 이어 국내 전과정평가 분야를 육성 발전시킨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다. 허탁 회장은 국내 전과정평가 초기 토대를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한 연구자로 현재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국대 교학부총장, 한국전과정평가학회회장을 역임했다. 김익 대표는 우리나라 탄소성적표지제도 기획자로 ISO 한국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전과정평가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건국대와 세종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jjs@ekn.krclip202209111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