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바와 실버바(사진=로이터/연합)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4068.21달러까지 오르면서 지난 주 최고점을 넘어섰다. 이날 상승으로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의 누적 상승률은 55%에 육박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입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제금값은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미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사태 등이 맞물리며 오름폭을 더욱 키웠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반발해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밝힌 점도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개최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틀 뒤인 12일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라는 글을 올리며 정면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무역 리스크가 잠잠해지려던 시점에 미중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양측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 변동성이 완화되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이는 금값 상승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국제은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장중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최대 52달러까지 급등, 1980년 사상 최고가인 52.50달러에 근접했다. 올해 은값 상승률은 78%에 달한다.
미중 갈등 격화로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은에 매수세가 몰린 데다, 런던 거래소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확산한 점도 상승세를 부추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함께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진행 중인 핵심 광물 국가안보조사 결과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사 대상에는 은, 백금, 팔라듐 등이 포함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에 따라 '품목별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구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당시에도 관세 발효를 앞두고 구리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한편, 백금 가격은 전장 대비 3% 가까이 오른 온스당 1643.87달러를 기록 중이고 팔라듐 가격은 장중 최대 3.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