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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칼럼] COP28이 한국에 던진 과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 13일 마라톤협상 끝에 폐막됐다. 이번 COP28에는 198개 당사국을 비롯해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9만여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홍수, 폭염, 산불 등 확연하게 심각해진 기후위기가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고조시킨 가운데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 결과 ‘UAE 합의(Consensus)’가 채택됐다. GST는 파리협정 14조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관련 국제사회의 진전을 5년마다 점검하는 것인데, 올해 첫 이행점검 결과 기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로로 못 가고 있기(not yet collectively on track)에 긴급한 조치와 지원 필요성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에 채택된 결정문의 주요 내용을 살펴 보면 지구온도 상승제한 노력의 목표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파리협정 목표)로 재확인(reaffirm)하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3% 감축, 2035년까지 60%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 필요함을 인정(recognize)했다. 이에 각 당사국들에게 국가별 상황에 맞게 다음의 8가지에 기여할 것을 촉구(call on)했다. 첫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고 에너지효율성을 2배로 개선한다. 둘째, 저감장치 없는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phase-down)한다. 셋째, 2050년까지 배출제로 에너지 시스템, 무탄소 및 저탄소 연료 달성 노력을 강화한다. 넷째, 정의롭고 공평하고 질서 있게 에너지 시스템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in energy system)을 2030년까지 가속화한다. 다섯째, 탄소감축이 어려운 부문을 중심으로 무탄소 및 저탄소 기술(재생에너지, 원자력, CCUS, 저탄소 수소)을 가속화한다. 여섯째, 2030년까지 비 이산화탄소, 특히 메탄배출을 대폭 감축한다. 일곱째, 저배출 및 무배출 차량 보급, 충전시설 확충 등을 통한 수송분야 배출 감축을 가속화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조속한 철폐를 촉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관련 내용이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당사국총회 이후 당사국들이 석탄 뿐만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까지 포괄하는 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유국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통 끝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화석연료를 결정문에 반영함으로써, 화석연료 시대로부터 벗어나는 국제사회의 에너지전환 방향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편으로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금융과 관련해서는 누가 비용을 지불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고, 전례 없는 기후위기 심화에 대한 과학계의 경고에 비추어 COP28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이번 C0P28 결과가 우리에게 보내는 시그널은 명확하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으로 공식화되면서 우리 정부나 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련 요구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관련 정책이나 기업의 전략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COP28에서 다시 한번 요청·권유(request·encourage) 바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30년 국가감축목표달성 경과를 포함한 격년 투명성보고서를 2024년까지 제출해야 하고 앞서 제출된 2030년 국가감축목표(40%) 보다 더 야심 찬 2035년 국가감축목표를 2025년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마침 정부도 향후 15년간 에너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내년에 확정할 예정이고,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2030) 동안 국내 산업부문 다배출기업에 대해 배출 기준과 허용량을 정하는 기본계획 및 할당계획을 2025년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따라서 정부가 1~2년 내에 소관 법령에 따라 수립해야 하는 국가법정계획들이 COP28 결정문은 물론이고 UN에 제출할 국가감축목표와도 정합성이 있어야만 한다. 기업의 경우도, 국제사회 합의가 국내 정책변화를 초래함은 물론이고 고객사인 글로벌기업의 행동도 촉진시킴으로써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요구도 가속화될 것인 바 앞서 언급한 COP28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외 정책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의 행동 변화가 바로 이번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의도하는 시그널이다.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E칼럼]  신흥 자원부국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3일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내놨다. 리튬,흑연,요소 등 185개 공급망 핵심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평균 70%에서 50% 밑으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또 이들 원료에 대해 국내 생산 및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각종 규제도 완화하면서 자립화와 다변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필요한 핵심광물 조달이 힘들었다. 과거 서구 열강의 식민지 착취의 피해국이었던 국가들이 광물자원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에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들 자원부국은 자원 관련 각종 규칙 정비를 통해 서방국가들을 줘락펴락 하는 통제권까지 줘고 자원무기화에 나서고 있다. 결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전기차 배터리 광물 등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이들 국가에 손을 내미는 형국이 됐다.자원부국들이 반도체의 핵심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이어 배터리에 쓰이는 흑연까지 통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희토류의 생산과 수출을 규제하려는 중국에 맞서기 위한 서방의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자원부국의 입지를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전 세계의 친환경 전환 흐름에는 리튬을 비롯해 니켈, 코발트, 구리와 같은 핵심광물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 핵심광물들은 특정국가 혹은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으니 이들 핵심광물 보유국들의 입지와 위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의 니켈 생산국으로 매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인도네시아에서 나온다. 코발트는 콩고가 전 세계 채굴량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이 한 나라에 편중돼 있다.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는 세계 탄산리튬 매장량 상위권 국가들이다. 특히 남미의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국은 세계 탄산리튬 65~70%의 매장량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자원부국이 수출 통제를 비롯해 자원의 국유화 등 카르텔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나미비아와 짐바브웨는 리튬 원석 수출을 금지시켰고, 칠레는 리튬 광산의 국영화를 선언했다. 인도네시아는 자원 통제에 가장 적극적이다. 2019년부터 단행한 니켈 원광석 수출 금지 조치에 더 해 최근에는 알루미늄의 원광인 보크사이트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유수출기국(OPEC)의 사례를 따라 배터리 핵심광물 카르텔을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 칠레, 콩고 등의 주요 ‘광물자원 활용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풍부한 매장량을 기반으로 자국 우선 가공, 제련 등의 조건을 내걸어 밸류체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칠레는 고부가가치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해외 기업에게 탄산리튬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들 자원 보유국들이 자원을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도 있다. 만약 자원부국 중 어느 국가라도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유화책을 펼치게 되면 다른 국가가 아무리 광산 국유화 등 엄격한 통제 정책을 내놓아도 그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예를들어 석유는 확고한 대체 불가능성을 가진 자원이지만 배터리 원재료는 비교적 쉽게 대체되고 있다.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등장한 뒤 중국내 코발트 사용 비율이 2020년 18%에서 올 9월 현재 60%로 급증했다. 또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차세대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트륨 매장량은 리튬의 440배지만 가격은 80분의 1수준으로, 리튬보다 채굴과 정제가 쉽고 저렴하다. 더불어 화재 위험성도 낮다.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활용하지 못 했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지금은 에너지 밀도를 kg당 160Wh까지 끌어 올리며 약점이 크게 개선되는 추세다. 한·중·일 3국 가운데 한국 기업이 배터리 제조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고려아연이 최근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 고순도 니켈을 생산하는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사업 기공식 가졌다. 고려아연의 올 인원 니켈 제련소는 연간 4만26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2026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TX는 지난달 리튬 광산개발 및 정광 트레이딩을 위해 페루, 브라질과 3자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 기본법)을 기반으로 빠른 시일내에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늘 수 있는 만큼 중국과의 경제 연관성을 이어 가야 한다. 중국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공동위원회 등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우리 기업의 통관 애로를 해소하고, 핵심광물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인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공급망 확보 노력도 꾸준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E칼럼] 커지는 에너지 안보 위기, 내재적 리스크 최소화해야

2023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해보다 국제적인 분쟁과 갈등이 심화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지난해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전으로 빠져 든 가운데 지난 10월에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팔 전쟁이 터지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자원 부국인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은 크게 요동친 가운데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가장 큰 지역인 중동에서마저 전쟁이 발생하다 보니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이달 초에는 남미의 거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옆 나라인 가이아나 영토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땅을 자국 영토에 편입하는 것을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 무려 90%가 넘는 지지를 획득했다면서 영유권을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이아나는 2015년 에세퀴보 연안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매장된 것이 확인되면서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던 남미의 신흥 산유국이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이 14일 회담을 갖고 상대방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갈등 국면이 일시적으로나마 봉합되는 모양새이기는 하다. 그러나 유럽, 중동에 이어 남미에서까지 국가 간 갈등이 계속되고, 이런 갈등들이 직간접적으로 에너지 문제와 얽히게 되면서 최근 안정세로 접어든 국제 유가에 대해서도 상황이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글로벌 정세가 이렇게까지 불안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초강대국 미국의 리더십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퇴하면서 미국이 주도해 오던 자유주의 세계질서가 흔들리게 된 것을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더군다나 유엔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다른 주권국가의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유엔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던 글로벌 거버넌스 레짐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이렇다 할 리더십이 부재하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요국들은 각자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정책은 물론 산업 및 금융정책까지 총동원해 경쟁적으로 자국의 기술과 산업을 보호하려 하고 있고,자원 보유국들은 자국의 자원과 에너지를 보호하려는 차원을 넘어서서 무기화하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은 주지하다시피 국내에 부존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할 뿐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과 이어지는 인프라가 부재해 물류를 전적으로 해상 수송에 의존하는 상황이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도 불리하다. 또한 수출에서 가공무역 비중이 큰 만큼, 원자재 수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역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는 구조다.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앞선 과제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EU(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사용을 극적으로 줄이면서 저탄소에너지원의 사용을 대폭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궁극적으로 에너지 안보에는 긍정적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들여와야 하는 핵심광물의 지리적 편재성을 생각할 때 석유·가스와는 또 다른 지정학적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것 역시 부담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Climate School의 제이슨 보르도프(Jason Bordoff) 교수와 부시 행정부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국가안보부 보좌관을 지낸 메건 오설리번(Meghan O‘sullivan)은 올 4월 Foreign Affairs誌 기고문을 통해 역사적으로 에너지 안보는 저렴한 가격에 충분한 공급이 가능한 상태로 정의되어 왔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의 개념을 다변화(diversification), 복원력(resilience), 통합(integration), 투명성(transparency)이라는 네 가지 원칙에 따라 재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의 주장에 입각해 볼 때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에너지원을 최대한 다변화해 특정 에너지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복원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이런 목표를 지향하는 데 있어서 현재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분절된 거버넌스 체제와 경직된 에너지 시장 구조라 판단된다. 특히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부채 수준은 국가 위험 부담을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다.2024년 새해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스스로가 안고 있는 내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외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복원력을 확보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이창호 칼럼] 전력산업기반기금은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한국전력 수행하던 전력사업 이외의 기능이 적지 않았다. 공익적 성격에서 단순 지원에 이르기까지 20여 개에 달했다. 구조개편 이후에도 전력산업에서 발생하는 공익적 기능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다. 당시 한전의 ‘본업’인 전력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외적 비용을 합해 보니 대략 전기 판매수입의 4.6% 정도였고, 이것을 따로 분리해 조성한 것이 지금의 전력기금이다. 이미 구조개편을 시작한 미국 등에서도 공적기능이나 구조개편으로 인해 수반되는 비용조달을 위해 공공재부담금(Public Goods Charge) 또는 시스템편익부담금(System Benefit Charge)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에너지절약, 기술개발, 재생에너지, 저소득지원 등 공익적 용도에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영국에서는 경쟁체제 도입으로 운영이 어려워진 노후전원의 퇴출비용 즉, 좌초비용(stranded cost)에 주로 사용됐다. 기금의 용도는 국가마다 구조개편 당시의 여건과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전력기금 규모는 설치 당시 1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기금부담율이 3.7%로 낮아졌음에도 2조 8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그동안 미사용 누적분이나 자금회수 등으로 지난해에는 기금편성 규모가 6조 5000억원에 달했다. 앞으로 계획안을 보더라도 매년 4조∼5조원의 기금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기금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적지 않은 전력기금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고민과 평가가 있었을 것이다.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기금이 조성되는 데도 여전히 쓸 곳은 많고, 기금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금 내역을 살펴보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떤 원칙과 기준에 의해 배분됐는 지도 도통 알아보기 어렵다. 전력기금 본래의 공적기능과 법적지원금은 물론, 여기저기 정책적 사업과 민원성 요구들이 쌓여가면서 수많은 사업들로 채워져 있다. 기금운영을 위해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이제는 기금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먼저 짚어 볼 것은 기금의 중요한 설치목적인 공익성이다. 사실 어떤 것이 공익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공익성의 개념부터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 시대적 상황이나 산업여건에 따라 공익성이 바뀔 수 있다. 기금조성 초기에 이런저런 명목으로 국가재정이 담당하거나 전력수요를 유발한 사업자 비용이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직도 제법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은 법적 근거 때문에 지원하지만, 온전히 공익으로 봐야 할지는 의문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발전 및 송전사업자의 비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지원이나 전기안전지원도 마찬가지다. 이렇다보니 사업자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나, 국가나 지자체의 기능에 해당하는 복지사업도 전력기금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전력기금이 생기면서 규모도 늘어나게 됐다. 지금은 대형 발전소 건설도 줄어들고 농어촌의 수요도 정체돼 단순지원금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단순 지원이나 정치적, 민원성 지원은 줄이거나 재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업의 목적과 차별성 문제다. 기금 설계 당시에는 법적부담금, 연구개발, 수요관리,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으로 분류체계와 구분이 비교적 명확했다. 연구개발비도 기술특성과 용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구분해 관리했다. 그러나 근래들어 100여개에 달하는 사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이름만 봐서는 사업간의 차별성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또 기반이나 지원이란 명분으로 이런저런 지원센터, 기반구축과 같은 사업이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고 있다. 난마처럼 어지럽게 걸쳐있는 사업들을 기준과 원칙에 맞춰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개발사업은 중복성도 심각하다. 국가가 관리하는 기금사업의 운영방식으로는 체계성과 시스템적 접근이 미흡해 보인다. 기금관리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전력시장 도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실패에 따른 보완장치가 미흡하다. 전력산업은 시장과 정책여건에 따라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보완하는 것이 기금의 설치 목적중 하나다. 보급초기의 재생에너지나 분산전원, 에너지효율향상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특히 에너지효율향상은 고효율기기 설치나 효율기준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에너지절감, 전력설비 감소에 따른 편익이 설치자나 생산자에게 온전히 돌아가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합리적으로 보전해 주는 수단이 소위 ‘회피비용’이다. 전력기금 설치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시장실패의 보완이라는 점을 인식하다면 앞으로 이런 부분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 아울러 구조개편의 취지에 따라 규제체계의 변동으로 발생하는 매몰비용이나 좌초비용의 반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업자 의사와 관계없이 발전소 수명을 감축하거나 운전을 제한한다면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규제가 강화되면 비용을 수반한다. 따라서 사업자에게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고 이는 기금의 용도에 부합된다.전력산업은 기본적으로 전기라는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고 유통하고 거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간접자본의 하나로 공익적인 속성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에 대비하여 만들어 놓은 전력기금이 여기저기 나누어주는 ‘쌈짓돈’이 돼서는 안된다. 전력기금은 전력산업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활용돼야 한다.이창호 가천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과 교수

[EE칼럼] 원칙과 기다림의 미학

요즘 우리나라 에너지계는 다사다난하다. 우선 국내 기름 값은 국제유가의 하향안정 추세를 따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2년 가까운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에도 지난 5개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미국 서부텍사스(WTI)유는 한 때 배럴당 70달러 수준 아래로, 유럽 브렌트유는 70달러 중반 수준을 맴돌기도 했다. 소폭 상향추세로 유가 100달러 시대 걱정은 당분간 없는 것 같다. 이에 우리나라 주유소 휘발유가격도 전국평균으로 리터 당 1600원대, 경유는 1500원 대를 밑돌고 있다. 여기에다 전력도매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LNG와 석탄 가격의 하락으로 지난 11월 한전의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122원으로 1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은 45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적자가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천연가스 유가연동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 한시 연장했다. 이는 향후 국제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실물경제 및 금융·외환시장 등의 변동성에 사전대응하려는 거시경제 비상대책의 일환이다. 또한 지난 1일 시행된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에 대응해 우리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측정·보고·검증 컨설팅 등 대응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에너지 이슈가 거시경제정책의 중심과제가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에너지부문 이슈는 지난 13일 두바이에서 끝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8)합의 도출이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방안들이 합의됐다. 지난 13일 2주간의 협상 끝에 어렵사리 ‘화석연료 퇴출(phase-out)’이라는 표현을 대신해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 away)’ 가속 개념을 선택한 것이 가장 눈에 뛴다. 이런 표현은 COP개최 28년 만에 처음으로 합의문에 포함됐다. 당연히 최대 현안이자 쟁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과 석탄 화력발전 비중이 큰 인도 등의 반발과 ‘로비’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런 데도 두바이 총리인 COP의장은 이번 합의안이 "과학이 주도하는 성격을 가지고, 배출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의 격차를 해소하는 균형 잡힌 내용"이라고 주장한다. ‘오일 파워’의 영향일 게다. 그러나 여러 저개발국들, 특히 저지대 도서 국가들과 많은 기후 활동가들은 크게 미흡하다고 불만이다.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내밀한 퇴출 저지조항들이 곳곳에 있다고 비난한다. 특히 천연가스를 ‘전환 기반’ 에너지로 규정한 점은 새로운 논란거리다. 석유감축 - 가스증대라는 화석에너지 원별 구조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교묘한(?) 산유국 책임회피책이란다. 물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렸고, 배출가스 저감이 미비한(unabated) 석탄 화력발전을 ‘단계적 축소(phase down)’하는 데도 합의했다. 비록 만장일치 합의로 귀결되었지만 여러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화석연료 퇴출’조항이 유야무야하게 되고, 재생에너지 확충의 구체적 목표가 제시되지 않고, 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퇴출 의지를 담지 못한 것은 그 대표 사례다. 기후변화나 지속가능한 성장 등 인류 공동선(善)에 대한 유엔의 글로벌 합의(Consensus)체재의 붕괴라는 의견마저 나온다. 결국 세계 기후변화 대응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제기된 다음과 같은 학계의 지적에 대한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가 지구온난화 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모든 UN 체재 아래서 진행되는 각종 회의와 협약들이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참여국 및 주체들의 ‘이행여부 점검(global stocktake:GST)’ 결과들이 화석연료의 점진적 감축과 궁극적 퇴출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분석 원칙을 정립하고 관련 대책 실행과정에서 각별한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 껏 에너지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가운데 단기적인 공급여건 변화에 주로 관심을 집중해 왔다. 그렇지만 요즘 세계 에너지시장과 정책체계는 좀 더 장기적 수요와 시장변화에 더욱 주목하는 것 같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망 단절로 천연 가스를 필두로 모든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을 야기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째 지속되지만 이제는 그 전쟁으로 인한 공급 왜곡과 가격 급등은 거의 없다. 기름 값은 경기 흐름과 미국산 셰일오일 생산동향과 각국의 전략비축 수준 등이 주된 시장구성요소이며 정책결정인자가 되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 OPEC+의 동시 다발적 원유감산에도 국제유가의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나라는 석유파동 등 우리가 겪은 공급애로에 대응한 공기업 위주, 국가주도 에너지전략의 재편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간 미진했던 전력원가의 가격 반영을 공급원가 하향조정기인 지금 과감하게 처리하고, 그 다음에는 민영화된 독립적 전기위원회에 시장운영을 맡기는 것을 검토할 때이다. 정부주도 전력정책의 헛된 망상을 버리기에 딱 좋은 시기가 온 것이 아닌가? 정부와 관련 공기업은 언제까지 정치권을 대신해 헛발질을 계속할 것인가?최기련 아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명예교수

[EE칼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결과와 과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예정보다 하루를 더 넘기며 지난 13일 폐막됐다. 이번 COP28에는 198개 회원국은 물론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사회에서 8만 7000여명이 참석하며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이번 COP28은 파리협정의 이행을 5년마다 점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 (GST)의 첫 회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행중심의 파리협정 체제 아래서 이번 GST의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유엔 기후변화협약 체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 억제를 위해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에 대해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 퇴출과 같은 좀 더 명확한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 사회의 모든 국가들이 화석연료 기반 국가별 에너지 체계를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재생에너지의 3배 확충과 에너지 효율 2배 증가와 함께 원자력, 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등 다양한 기술의 활용에 합의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국제사회의 합의를 바탕으로 2025년에 제출할 제2차 국가적 기여(NDC)에 더욱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 방안과 함께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한 방안을 담을 수 있도록 이제부터 바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파리협정 제6조에 관한 논의도 우리나라의 국외감축 목표 달성 차원에서는 중요하다. 파리협정 제6조의 이행을 위한 기술적 세부지침 마련을 논의한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는 합의된 전자적 양식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러한 협상 지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외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소위 국제감축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협상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대규모 국외감축 활동 개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산림, 해양,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단위가 아닌 국가나 준 국가 수준의 개도국은 물론 협력이 가능한 선진국과도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국외감축 결과(ITMO)의 국내 이전 후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비용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도 필요한 국내 법제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COP28에서 논의된 재원 관련 문제도 주목해야 한다. 파리협정에서는 개도국 기후재원 문제에 초점이 주어져 있는데, 이번 COP28에서는 최빈 개도국, 군서도서국가 등 기후변화 취약국의 지원에 초점이 있는 손실과 피해 기금(Loss and Damage Fund)을 지난해 설립에 합의한지 1년 만에 공식 재원기구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데 합의했다. 여기에 더해 개최국인 UAE가 1억달러 공여를 약속하고 독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도 재원 공여에 동참함으로써 기금의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한편으로 2025년까지 1000억달러 기후재원 조성 목표를 조기 달성함에 따라서 2025년 이후 추가 기후재원 목표 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국외감축을 추진하는 과정에 필요한 재원의 활용 차원, 그린 ODA의 획기적인 확충 추진, 대표적 기후재원 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본부 유치국 등의 맥락에서 앞으로 기후재원 논의에서 더욱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야한다. 인도태평양 전략 등 다양한 지역 외교전략과 연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협상 전략의 마련이 필요하다. 향후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의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활동을 세계 표준화하면서 중요한 이슈별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협상 대표단의 활동이 좀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정부 대표단의 운영 방안 마련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CSDLAP 소장

[EE칼럼] 미국 전기차 판매 100만대 돌파의 ‘빛과 그림자’

미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가 올해 10월 말 기준 12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EV Adoption에서 예측한 올해 연간 판매 대수인 115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유럽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8월 말 기준 유럽전체 전기차 판매대수인 128만4920대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고속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전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비중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미국이 완전 전기자동차 누적 판매 100만대를 기록하는 데는 2011년 1·4분기부터 2020년 3·4분기까지 약 10년이 걸렸고, 200만대에 도달하는데도 2020년 4·4분기부터 2022년 2·4분기까지 약 2년이 소요됐다. 300만대 돌파까지는 2022년 3·4분기부터 2023년 3·4분기까지 1년 남짓이 걸렸다. 이를 감안할 때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동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과 테슬라(Tesla)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확보 노력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게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 자동차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전기차 구매 지원금, 세금감면, 전기차 충전기 설치 지원금 등 정책자금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쏟아 붓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급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충전설비다. 충전설비가 촘촘하게 설치될수록 전기차 충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전기차 구매력이 상승한다. 올해 11월 말 현재 미국정부, 주정부, 전기회사 등에서 전기차 충전설비 지원금 규모가 615억달러(약 80조원)를 넘는다. 미국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른바 ‘Green 뉴딜’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맹주자리를 굳히려 하고 있다. 그리고 Tesla를 중심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는 가운데 중가모델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 11월 말 기준 미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전기차 모델은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합쳐 83종에 달한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새 모델이 고급스러우면서도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전기차 신차 구매에 지불된 평균가격은 16% 줄었다. 전기차 신차 가격은 2022년 6월에 정점을 찍은 후 올해 현재까지 6000달러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최대 7000달러까지 전기차 구매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가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말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정적인 소식들도 나온다. 전기차 수요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전기차 회사들이 투자를 철회하거나 연기한다는 것이다. 과연 미국 전기차 시장에 먹구름이 끼는 것일까? 미국의 올해 분기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을 살펴보자.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1·4분기 55%, 2·4분기 57%, 3·4분기는 63% 성장하면서 성장폭을 키웠다. 이 수치만으로 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그 어디에도 어둠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전기차 회사들의 투자 철회 및 연기 결정 소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소식의 진원은 바로 GM과 Ford다. 그렇다면 왜 이 두 회사가 전기차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철회를 하거나 연기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이 두 회사가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목표로 한 시장 점유율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낸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앞서 보았듯이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Tesla 대비 가격 등의 경쟁력이 없다 보니 두 회사의 시장 확보에 최소한 노란 불이 켜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최근의 고금리 정책으로 고객의 구매력이 약화돼 성장률이 지금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큰 빛이 비치는 상태에서 조그마한 그림자가 비치는 상황으로 보인다.조셉 김(Joseph KIM) 한미에너지협회 이사장

[EE칼럼]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성공 조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이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국가 에너지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수립 중이기 때문이다. 전기본은 향후 15년 동안의 전력수급 기본방향과 전망, 전력설비계획, 전력수요관리 계획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국가 전력정책으로 2년마다 수립된다. 과거 5년마다 수립되던 ‘에너지기본계획’은 지난 정부에서 폐지됐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따른 계획은 분명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제11차 전기본에 대한 국민과 에너지 업계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지난 정부때 시작해 현 정부에서 마무리한 제10차 전기본은 두 정부 간의 입장 차이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 특히 수요 예측, 전원 구성 등 세부 사항과 부족한 근거 자료에 대한 비판이 컸다. 제11차 전기본은 더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국민적 공감을 얻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고, 최고의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에너지 환경 및 수요 변화, 에너지 기술의 발전을 예측해 확실한 정책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 뿐 아니라 국민과도 적극적이고 투명한 소통을 통해 신뢰와 공감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정책은 환경, 안보, 산업, 기술 정책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므로 데이터와 과학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관점에서 수립돼야 한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며 재생에너지 일변도의 에너지전환을 추진한 독일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경제성· 환경성(탄소중립)·안전성 등을 고려하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무탄소 전원을 균형 있게 활용하겠다는 제10차 전기본의 기본방향은 적절했다. 전력망 보강과 전력시장 개편 등 전력수급기반 강화를 강조한 점도 타당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방향이 실제 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으므로 제11차 계획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데이터들을 철저하게 수집하고 분석해 널리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수집되는 데이터 자체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수집된 데이터를 검증하고 정리해 공유하는 체계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에너지 전문가들조차 다른 분야를 피상적으로 이해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에너지 경제와 기술 분야 사이, 그리고 기술 분야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각종 위원회에서 전문적인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는 결국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특정 기관에서 마련한 초안을 부분적으로만 수정하는 수준의 부실한 계획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확보하고 공유해야 한다. 현재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보고서와 일부 실시간 데이터가 있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 에너지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기관을 지정하고, 각 기관의 비공개 데이터를 포함해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검증하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신 데이터 처리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의 수집, 분석, 공개의 질과 양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계획 수립에서는 각 위원회에서 정책 방향을 정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그렇지만 기초자료를 분석해 계획 초안과 근거자료를 마련하는 전문가 그룹 또는 기관의 실질적 역할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다. 이러한 기초자료 분석과 정책 초안 작성에는 에너지 경제, 에너지원 기술, 전력시스템 기술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전기연구원, 원자력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협력 연구를 통해 데이터와 과학 기반의 에너지정책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제11차 전기본의 수립 과정을 우리 국민의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에너지 정책이 포퓰리즘에 좌우되거나 정권에 따라 춤을 춘다면 머지않아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정부와 전문기관들은 신뢰도와 가독성이 높은 에너지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공개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전문가와 소통 전문가들이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 또한 다양한 강연과 지식 채널, TV 토론, 지상 토론 등을 통해 객관적 지식을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에너지 문제는 우리와 우리 후손과 인류의 미래에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와 과학에 기반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우리나라 에너지 백년대계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장/ 제35대 한국원자력학회장

[EE칼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대한 소회

12월 초 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르고, 동해안 지역에서 폭설과 폭우 특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등 겨울철 이상 기후 징후가 뚜렷하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지난 3일에 145년만의 폭설로 항공편이 결항하고, 전 도시가 마비됐다. 파나마에서는 기후변화로 역대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자 지난달 파나마 운하의 선박통행량을 감축을 결정했으며 내년부터는 40% 정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10년에 이르는 파나마 운하 운영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처럼 최근들어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하와이의 특정 지역에서 기후변화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이산화탄소(CO2)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 420~425ppm으로 일년 전에 비해 2.5ppm 이상이 늘어나는 등 매우 우려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20ppm 대에 진입해 산업화 이전보다 50% 더 높은 수준이 됐고, 증가 속도나 내용이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이전까지의 NOAA 조사에서는 연간 2ppm을 넘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3년 이상 연속으로 기록된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려운 수치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가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됐다. 이번 COP28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그간 각국의 이행 내용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을 주제로 한 모임으로 정상들의 모임은 12월2일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모임의 주최국으로서 의장을 맡은 알자베르 의장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은 없다"고 말해 여러 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석탄화력발전 건설 중단 선언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라는 협약을 이끌어 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지구온난화 현황 분석 국제기구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3년 368억톤(t)으로, 2022년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석연료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3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일부 등지에서는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줄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COP28의 폐막일인 지난 12일 합의문을 앞두고 각국의 입장에 따라서 치열한 논의와 토론이 전개됐다. 이번 합의문은 "지극히 중요한 10년 동안 새로운 대응을 취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데 특히 화석연료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공동 선언 합의문에 채택될 화석연료와 관련된 부분은 현재 3~4가지의 다양한 안들이 검토됐는 데 이 같은 상황은 각국의 에너지 상황, 경제력, 산업구조가 나라마다 크게 달라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화석연료 산업 비중이 큰 일부 국가는 화석연료 퇴출보다 화석연료를 쓰되 탄소포집 (Carbon Capture)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법안으로 알려진 미국의 IRA법과 관련하여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 탄소포집 및 저장과 관련된 부분이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의 포집, 저장, 활용 부문에서 실제적인 적용이 2033년까지 이루어지면 12년간 세제 해택을 주는 방식으로 대응하여 기술 주도권과 함께 탄소 저감 문제에 대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올해도 화석연료 사용 폐지와 관련하여서는 각국의 복잡한 상황과 이해 문제로 원론적인 합의와 달리 구체적인 합의문 작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화석연료 폐지의 내용은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에너지원이 제한된 우리나라의 경우에 국가 에너지망을 담당하는 발전 부문은 특히 그렇다. 아직까지 기저부하의 상당부분을 석탄에 의존하고, 첨두부하 상당 부분을 LNG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탄소 중립을 위한 자발적 감축 노력에서 목표에 걸맞은 성과를 이루고 있지 못하다. 단기적으로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화석연료 퇴진을 위하여서도 이산화탄소 포집 및 지중 저장 중규모 국가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진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발전을 포함한 화석 연료 사용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전반은 탄소국경세 도입이 이미 코 앞에 도래한 만큼 전 국가적 지속적인 관리와 검토가 필요하고 미래를 위한 산업 정책 확정과 지원을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와 합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지금까지의 경제 운용 방식은 전지구적인 이산화탄소 관련 정책으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운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우리의 경우에는 산업 부문 뿐 아니라 생활 전반이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국민들은 성큼성큼 다가오는 상상을 넘는 고 에너지 비용의 시대를 감안할 때에 개개인들의 생활에서 에너지 효율 높은 제품의 사용에서 냉난방 효율 개선과 같이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절감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EE칼럼] 해외용 따로, 국내용 따로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진행 중이다. 이번 COP28에서는 198개 당사국 정부 및 지자체 대표단과 전문가 등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파리 기후협약 이후 첫 이행점검을 수행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열어 탄소중립 달성 촉진방안을 내놨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재조정을 통한 감축 경로 재조정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명시적으로 대외에 공표된 감축경로라는 게 있었던가? 2030년 목표에 맞춰 배출권 거래제의 허용총량을 맞추고 있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3년 단위의 감축 추세와 관련된 대략적인 그림만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해외에서 감축하는 온실가스의 처리 방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내 계획도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목표치가 왔다 갔다 움직이니 2025년 이후부터 2030년까지의 경로도 미정일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지난 11월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과 관련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 체계나 감축 방안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내놔 산업계와 감축산업 현장에서 큰 혼란에 빠졌다. 기존 계획의 신뢰성과 향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무리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이었고, 이제는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공식적으로 주요 당국자나 관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핵심 주도층이라는 점에서 가벼운 사적 견해로 보기가 힘들어 보인다. 어떤 방향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서, 그래도 대한민국의 선택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추후에 또 코리아는 ‘거짓말’만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파리협정 당시 감축경로를 제시하지 않고 목표만 제시해 이미 국제협상 자리에서 여러 유럽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들었던 우리나라다. 해외 크레딧을 일시적으로 구입해 매꿔서 2030년 감축 목표만 어떻게든 맞추겠다는 말은,2031년에는 다시 원상복구될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장기 목표를 믿고 관련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업자들의 금전적 손실은 어찌할 것인가.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은 사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한 신뢰관계는 이미 땅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이다. 사상 최저치를 바라보는 배출권 가격이 이를 방증한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에선 체면치레 든 뭐든 야심차게 스스로 공언했던 약속들을, 국내에서는 책임을 부인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온실가스 감축관련 전세계 시민단체들은 한국의 진정성에 대해 맹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인사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못하겠으면 비난을 좀 받더라도 중국처럼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하겠다는 그룹에 들어가든가, 그것도 아니면 ‘2070 그룹’을 하나 만들든가 능력에 맞게 솔직하게 가야할 거 같은데 말이다. 파리협약에서의 ‘후퇴금지 원칙’ 때문에 국제사회에선 또 그럴 순 없고, 그러니 계속 국내용과 해외용 입장이 따로 노는 것이다. 올해 GOP28에도 여지없이 정당 및 정부 관계자, 기업, 공공기관, 연구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줄줄이 참석했다. 직접 기후변화 관련 협상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엄청난 인원이 참석했다. 최소한 한국인 참석자들만이라도 어떤 방향이든 공감대를 형성하고 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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