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초전도체 논란과 송파구 빌라 지하](http://www.ekn.kr/mnt/thum/202308/2023080601000304600014041.jpg)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초전도체 논란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국내 기업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사실이라면 우리가 쓰고 타는 대부분 물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발견이다. 과학계는 물론 경제계와 금융 시장까지 요동치고 있다. 진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검증에 최소한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대비 과학기술이 뒤처진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엄청난 성과가 났다는 이유에서다. ‘황우석 사태’ 트라우마도 여전하다. 전세계 이목이 쏠렸는데 결론을 내기 어렵다 보니 논점만 계속 흐려지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실체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일단 크다. 일각에서는 연구소 사무실이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빌라 지하에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겉모습이 누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편견을 가지는 것은 위험하다. 번듯한 사무실을 갖춘 회사·연구소가 무조건 우월한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발명·발견을 초일류 대학·기업만 하라는 법도 없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은 모두 좁은 차고 안에서 탄생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도전 의식과 기업가 정신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전성기에 "어딘가 작은 차고에서 만들어진 작은 회사가 우리의 라이벌"이라고 말했다. 차고에서 시작한 기업들은 시장 판도 자체를 아예 바꿔버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펼치기 때문이다. 한국에 차고가 없어 혁신 기업이 없다는 농담 안에도 뼈가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들은 수십년간 ‘LK-99’을 살펴왔다. ‘99’는 이 물질을 처음 발견한 1999년을 뜻한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송파구 지하 빌라’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차고들처럼 유명 관광지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yes@ekn.kr여헌우 산업부 기자 여헌우 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