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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될라”…역대급 對美 흑자 한국, 고민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역대급 수준을 보이면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은 미국과 교역에서 사상 최대인 약 44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2020년 166억달러 수준이던 대미 흑자는 2021년 227억달러, 2022년 280억달러로 꾸준히 늘다가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넘겼다. 대미 수출 호조에 따른 것으로, 미국은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됐다. 그동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그러나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 2월과 3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서면서 미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 상황에서의 공급망 재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자국 중심 통상 정책 등 환경 변화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전체 대미 수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경우 현지 생산 차량에만 원칙적으로 혜택을 주는 IRA 시행에도 예외적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용 리스 판매로 활로를 뚫은 상태다. 또 IRA에 대응해 북미에 진출한 K-배터리 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수출이 급증했다. 반도체 등 첨단 업종의 기업들이 미국에서 경쟁적으로 대규모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가운데 공장을 채울 기계류, 장비 등의 수출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1∼3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32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71억4000만달러)보다 86% 증가했다. 올해 월평균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약 4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월평균(37억달러)보다 많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국 무역 적자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간주하고 상대국을 강력히 압박하는 통상 정책을 펴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급증한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무역 압박의 소재로 작용할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17∼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 7곳 가운데 6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캠프는 평균 3%대인 미국의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 관세'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특히 트럼프 캠프는 무역 적자 원인으로 한국·일본·유럽·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지목했다. 트럼프 캠프의 '주요 타깃 무역 적자국' 목록에 한국이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1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2022년 9위(439억달러·이하 미국 기준)로 10위권에 들었고, 지난해는 8위(514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미국의 10대 무역 적자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일본, 캐나다, 아일랜드, 한국, 대만, 이탈리아 순이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지난달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500억 달러이기 때문에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과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를 싫어한다"고 했다. 수출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는 만큼 전략적으로 대미 수입을 확대해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맞춰가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준 ‘노 피벗’에 이어 추가 긴축?…“추가 금리인상 필요할 수도”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셸 보먼 미 연준 이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싱크탱크 맨해튼 인스티튜트 주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반등한다면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여야 할 필요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보먼 이사는 이에 대해 “나의 경제전망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보먼 이사는 이어 “기준금리를 너무 이르게 또는 너무 빨리 내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먼 이사는 연준 구성원 중에서 가장 매파 성향(통화긴축 선호)의 인사로 꼽힌다. 매년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과 달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속적으로 투표권을 지닌다. 앞서 보먼 이사와 함께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이날 듀크대 연설에서 “현재 위험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경제가 어떤 경로에 있는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을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30만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0만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3월 실업률은 3.8%로 집계됐다. 지난 2월 3.9%로 튀어 올랐던 실업률이 0.1%포인트 낮아졌다. 고용 지표는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약화를 뒷받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금리·고용 상황에도…알파벳·MS·아마존·엔비디아·메타 등 주가↑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07.06p(0.80%) 오른 3만 8904.04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7.13p(1.11%) 오른 5204.34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9.44p(1.24%) 오른 1만 6248.52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 시선은 3월 비농업 고용지표 '깜짝 상승'으로 향했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30만 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20만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월 3.9%로 튀어 올랐던 실업률은 3월 0.1%p 내린 3.8%로 나타났다. 고용지표는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 약화를 뒷받침했다. 증시는 전일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과 올해 금리인하 불안으로 조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 3월 비농업 지표가 호조였음에도 시장이 추가로 금리인하 경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경로 유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방송 CNBC에서 “만약 올해 금리 인하가 없다면, 나는 매우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드만 분석을 인용, 올해 여전히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에 “꽤 강하다"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까지 시간을 두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듀크대학교 연설에서 “우리가 어떤 경제 경로를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결되는 것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보먼 이사는 “우리의 정책 금리를 너무 이르게 혹은 너무 빨리 내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럴 경우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로 돌리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수익률은 미국 고용 지표를 확인한 후 올랐지만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산장 마감가보다 8bp 이상 오른 4.40%대에 거래됐다. 보통 미 국채금리 상승은 성장·기술주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날은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졌음에도 탄탄한 미국 경제 상황이 주가지수를 지지했다. 지정학적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구호단체 요원 7명이 사망한 가자지구 구호 트럭 오폭 사건에 하마스로 오인했다며 '중대한 일련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란·이스라엘 전쟁 긴장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90달러대 부근으로 높아졌다. 종목별로는 테슬라 주가가 중국계 전기차(EV)를 상대로 한 가격 경쟁 우려가 나오면서 3%대 하락했다. 여타 대형 기술주들은 알파벳A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대, 아마존닷컴과 엔비디아가 2%대,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가 3%대 올랐다. 제네럴일렉트릭(GE) 항공 산업 회사인 GE 에어로스페이스는 배당 증가 소식에 6%대 올랐다. 도넛 체인인 크리스피크림은 파이퍼샌들러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7%대 올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는 대만 지진으로 타격을 입은 자국 내 생산라인을 대부분 복구했다고 밝히면서 1%대 상승했다. 업종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산업, 기술,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가 1% 이상 올랐다. 금융시장은 오는 6월에 금리 인하보다 동결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마감 무렵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 6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46.1%로 크게 낮아졌다. 반대로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50.9%로 약간 우위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2p(1.96%) 오른 16.03에 거래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유럽, 미국보다 더 빠른 피벗?…“6월부터 매분기 0.75%씩 금리 내릴듯”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첫 금리 인하 후 내년 말까지 매 분기 0.75%포인트씩 인하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하 신중론을 펼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상반된 모습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ECB의 금리 정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대부분 6월 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봤다. 응답자 중간값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4%인 예금금리(기준금리는 4.5%)는 올해 말까지 3차례 인하돼 연 3.25%, 내년 말에는 추가로 4차례 더 인하돼 연 2.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 인사들은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데에는 거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나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 성과에 의해 엄격하게 금리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다른 인사들은 이후 어느 정도의 속도로 금리를 내릴지에 대해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데카뱅크의 크리스티안 토드만 이코노미스트는 “가까운 미래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점은 거의 결정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 관심은 금리 인하 속도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ECB 인사들은 데이터에 얼마나 의존할지에 대해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올여름이 오기 전에 두 차례 등 올해 총 네 차례 금리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지난달 주장했다. 이에 비해 올해 금리인하 반대를 줄곧 주장해온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6월 금리인하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허락하는 경우에만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코프 레이팅스의 데니스 셴 수석 이사는 “ECB가 이르면 오는 6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부당하며 생산적이지도 않다는 신호를 금융 시장에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유로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단일 리스크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봤으며, 여러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많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바이든 “미국 경제는 세계 최고” vs 트럼프 “시궁창”…누가 맞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선 판세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만큼 전현직 대통령이 경제 지원론과 심판론을 각각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일 미국 NBC 유명 아침 프로그램 'NBC 투데이'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경제 상황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 경제는 세계 최고지만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정말로 세계 최고의 경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금리, 고물가 등에 시달려왔던 유권자들에게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조지아주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경제가 파멸의 시궁창으로 무너지고 있는 국가"라며 “공급망은 붕괴됐고 매장엔 재고가 부족하며 배달 또한 끊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가 멸망하고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현직 대통령이 미국 경제와 관련해 각각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경제가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승리했다. 경제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한 레이 페어 예일대 경제학 교수도 블룸버그통신에 “여론조사, 토론, 선거 지출 등이 화두지만 경제 전망이 판세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바이든 대 트럼프 '리턴 매치'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고 있는 미국 유권자들의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는 유권자 비중은 2020년 대결 당시에 비해 모든 연령대에서 커졌다. 특히 18~29세 젊은층의 비중이 2020년 11%에서 올해 47%로 네 배 넘게 확대됐고 30~49세 사이에서도 비중이 18%에서 43%로 증가했다. 50~64세, 65세 이상도 비중이 각각 15%→28%, 11%→19%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실제 미국 경제가 전현직 대통령 중 누구의 주장이 더 가까운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치상으론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이 더 가깝다.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3%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미 CPI 상승률이 지난 몇 달 동안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단순한 요철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다른 선진국들을 크게 웃돌았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측정법을 사용하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이미 2%를 밑돌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에도 미국 실업률은 지난 2년 동안 4% 미만이었다.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은 3.9%로 집계된 반면 같은 기간 캐나다와 EU의 실업률은 각각 5.8%, 6.0%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연착륙을 달성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하반기 빠르게 둔화하던 인플레이션이 2%대 후반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조금씩 실리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투자전문지 '연금과 투자'(P&I)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에는 단 한 차례, 4분기에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엔화 환율 151엔대 초반으로 급락…무슨 일?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일(현지시간) 151엔대 초반으로 급락(엔화 강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밤 뉴욕거래에서 엔/달러 환율은 151.22엔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엔/달러 환율은 5일 아시아 거래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3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04엔을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며칠전까지만 해도 152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마저 제기됐었다. 중동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전통 안전자산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날 엔화가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강세를 보였던 통화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파레시 우파드하야야 채권 및 환율 전략가는 “중동지역 갈등 고조로 미 국채, 스위스 프랑화, 엔화 등 전통 안전 자산들이 주목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5일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안전자산들이 강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폭이 전월 대비 2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월(27만5000건)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치텔 글로벌 외환 총괄은 “시장은 고용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며 “변동성도 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연준·중동’ 연타에…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 등 주가↓ 테슬라·메타는↑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16p(1.35%) 급락한 3만 8596.98에 마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4.28p(1.23%) 내린 5147.21에, 나스닥지수는 228.38p(1.40%) 떨어진 1만 6049.08에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종가 기준 500p 이상 내린 것은 지난 2월 13일 524.63p 이후 처음이다. 이날 낙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주가지수는 올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 발언이 나오면서 상황이 빠르게 악화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하면 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1~2월 물가 지표에 대해서는 “약간 우려스러웠다"고 평하면서 “계속 하락하기보다는 횡보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 모든 긴축 정책은 결국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이에 연준이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약간 둔화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2만 1000명을 기록해 직전주보다 9000명 증가했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만명대 초반에 머무르면서 견조한 고용시장을 시사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3월 감원 계획은 9만 309명으로 전달보다 7% 증가했다. 감원 규모는 작년 1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로 볼 때 3월 비농업 고용은 20만명 증가,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3월 고용 증가세가 지난 2월보다 둔화되고, 실업률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관련 지정학적 위험도 주가지수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이란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 전운이 감돌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모든 전투부대원 휴가를 중단하고, 각 부대에 서한을 보냈다. 이스라엘은 군에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이며 병력 전개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전일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날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유가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6달러대를,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 이런 유가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둔화 발목을 잡고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주가지수가 높은 상황에서도 유지되던 위험 선호 심리는 금리 인하 기대가 희석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빠르게 타격을 입었다. 종목 별로 보면 엔비디아는 3%대, 아마존닷컴은 1%대, 알파벳A는 2%대 내렸다.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는 0.8% 정도 올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테슬라도 1%대 상승했다. 포드 모터는 순수 전기차인 대형 SUV와 픽업트럭 출시를 2030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대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상승세였으나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주가 낙폭이 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인 TSMC는 대만 지진 소식에도 견조하던 주가가 1%대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영업손실 보고 후 전일 급락했던 인텔도 1%대 더 내렸다. 업종 지수는 11개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임의소비재, 금융, 소재, 헬스, 기술, 통신 관련 지수가 1%대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마감 무렵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연준 6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61.4%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02p(14.10%) 오른 16.35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적정주가는 14달러”…고개드는 테슬라 비관론, 서학개미 어쩌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가 전망을 둘러싼 비관론도 확산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20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온 헤지펀드 매니저 퍼 르캔더는 테슬라 주가가 14달러까지 떨어져 파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1분기 테슬라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왔다. 르캔더는 이와 관련해 “이것은 아마도 역사상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거품이었던 테슬라 거품의 종말이 진짜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나는 실제로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CNBC에 말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배경으로는 강력한 매출 성장, 수직적 통합, 소비자 직접 판매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꼽았다. 그는 회사가 자동체 제조부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분을 처리하는 수직적 통합은 회사가 성장 중에는 좋지만 매출이 감소할 때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분기 테슬라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원인은 테슬라가 언급한 공급망 차질 등보다 수요 문제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68.38달러에 장을 마감, 올해 들어 32% 하락한 상태다. 주당 14달러는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91% 폭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가 내려가면 르캔더 같은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익을 올리게 된다. 다른 전문가들도 테슬라 비관론에 가세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 라디오 프리 모바일의 리처드 윈저 창업자는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은 테스터가 되기 위해 큰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부족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테슬라의 5000억달러 밸류에이션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 주가의 추가 하락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목표주가를 300달러로 유지하면서도 “1분기 실적은 변명하기 어려운 재앙이었다"며 “일론 머스크가 이를 뒤집을만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앞날은 어둡다"고 진단했다. HSBC와 TD코웬 등은 이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이처럼 거품이 빠지면서 테슬라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나오지만 기술주로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투자가 캐시 우드는 최근 테슬라 주식을 더 사들이며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우드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제시하며 “지금은 언덕을 향해 달려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안전한 곳을 향해 달아날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드는 로보택시(무인택시)를 출시하려는 테슬라의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최대 10조달러(약 1경348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몇 년 안에 전기차와 트럭이 모든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테슬라가 턴어라운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한국예탹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금액은 1억 8595만달러로, 네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엔비디아(4억 332만달러)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힘 실리는 美 ‘금리인하 신중론’…“올해 아예 없을 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라타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4분기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강력한 생산성, 공급망의 반등, 탄력적인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분기부터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사람들도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견고한 노동시장의 변화 여부에 따라 금리 인하 횟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올해 단 한 차례,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올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금리인하 신중론을 견지했다. 파월 의장은 스탠퍼드대학 포럼에서 물가 지표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믿음이 공고해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올해 물가 상승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더 낮은 금리가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글러 이사는 이날 한 대학 연설에서 “견조한 공급을 배경으로 수요 증가가 냉각되면서, 실업률 급증 없이 인플레이션의 추가 둔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특히 소비자 지출 감소로 경제 성장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둔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노동자 수요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는 6∼12개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올해 중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핌코 측은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가 다를 것으로 보면서 “규모가 큰 선진국 경제 다수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부양책, 재정적자 확대, 인공지능(AI) 붐 등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지속 중이고 미 대선 공약들도 경제 성장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으면서, 이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핌코 측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면서도 경기 후퇴나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이 시장 전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3번보다 적고 금리 인하가 연내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금리가 연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는 시장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3.6%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longer run) 전망치 2.6%(중간값)보다 높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미국의 최종 금리가 3.25∼3.5%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면서, 연준이 장기 금리 전망치를 올리고 있지만 자신의 예상보다 점진적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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