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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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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美 ‘금리인하 신중론’…“올해 아예 없을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04 14:35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라타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4분기에 한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강력한 생산성, 공급망의 반등, 탄력적인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분기부터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사람들도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견고한 노동시장의 변화 여부에 따라 금리 인하 횟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올해 단 한 차례,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올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금리인하 신중론을 견지했다.


파월 의장은 스탠퍼드대학 포럼에서 물가 지표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믿음이 공고해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올해 물가 상승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더 낮은 금리가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글러 이사는 이날 한 대학 연설에서 “견조한 공급을 배경으로 수요 증가가 냉각되면서, 실업률 급증 없이 인플레이션의 추가 둔화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특히 소비자 지출 감소로 경제 성장이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둔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노동자 수요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는 6∼12개월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올해 중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핌코 측은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가 다를 것으로 보면서 “규모가 큰 선진국 경제 다수가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부양책, 재정적자 확대, 인공지능(AI) 붐 등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지속 중이고 미 대선 공약들도 경제 성장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으면서, 이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핌코 측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면서도 경기 후퇴나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이 시장 전망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3번보다 적고 금리 인하가 연내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종금리가 연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는 시장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2027년 미국 기준금리 수준을 3.6%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장기(longer run) 전망치 2.6%(중간값)보다 높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미국의 최종 금리가 3.25∼3.5%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면서, 연준이 장기 금리 전망치를 올리고 있지만 자신의 예상보다 점진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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