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사태 이후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한 탓에 고려아연도 홈플러스처럼 향후 차입금 상환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NH투자증권에서 최소 고정금리 5.7%를 적용해 1조7150억원 규모의 한도 대출을 받았다. 지분 매입에 쓴 자금 1조5657억원 가운데 상당수를 대출로 충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재계는 거액의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으로 전가될 경우 재무건전성과 사업 기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전략 광물 공급망 약화와 중장기 실적 저하, 국가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홈플러스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BK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을 투자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블라인드 펀드로 조달한 2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70%에 달하는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을 받아 인수 대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피인수 기업인 홈플러스는 M&A 직후 대규모 차입금 상환 부담을 안게 됐고 경영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아 결국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는 진단이다. 실제 MBK는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해 왔다. MBK가 인수한 이후인 2016년(회계연도 기준)부터 2023년까지 홈플러스는 유형자산과 매각예정자산, 투자부동산을 처분해 총 4조113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려아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고려아연의 장기적 투자를 일부 축소하거나 특정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MBK의 차입매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달 13~14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9%가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입매수 방식의 한계와 부작용이 뚜렷하게 드러났는데도 MBK는 차입매수를 고집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MBK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저하된 만큼 금융권 차입금 차환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펀드 운용 또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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