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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노비와 쇠고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500년 조선왕조와 성균관의 버팀목은 쇠고기 팔던 노비들의 피와 땀이었다."역사를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왕조를 중심으로 시대를 구분하기도 하고, 인물이나 사건의 추이를 따라 파악하기도 하는 식이다. 이 중 키워드를 중심으로 역사를 읽어내는 방법은 꽤나 유용하다.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세밀화’를 그려낼 수 있어서다. 이 책의 지은이 강명관 전 부산대학교 교수는 이미 풍속화, 열녀 등을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쌓았고, 그리해 고정 독자층을 확보한 이 방면의 대가다.그가 이번엔 ‘노비’와 ‘쇠고기’란 낯선 조합으로 조선사를 파고들었다. 어쩌면 사회사, 혹은 음식문화사로 읽힐 법하지만 두툼한 책 두께가 시사하듯 조선의 정치사회사를 관통하는 역작이다. 조선이란 사족국가의 국가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던 최고의 교육기관 성균관이 공노비 신분이었던 반인의 노동에 바탕했고, 그들이 도축해 팔던 쇠고기에 대한 ‘세금’이 버팀목이었음을 치밀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증명해내기 때문이다.현방, 즉 조선의 공식적 쇠고기 판매는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농사도 장사도 할 수 없는 성균관 공노비들의 생계수단을 위해 허용한 현방은 점차 형조, 사헌부, 한성부 삼법사의 먹잇감이 됐다. 이들의 실무관리인 하예에게는 따로 급여가 없었으니 이를 마련하기 위해 불법행위 단속을 빌미로 가혹한 속전을 물렸다. 차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소의 특정 부위를 구입하겠다고 나선 뒤 이에 응하지 못한 현방에게 돈을 받아내는 ‘방전’이 그런 예다. 종내에는 성균관까지 ‘현방 등 치기’에 가담했으니 조선 후기 성균관은 현방에서 수탈하는 돈으로 운영됐다. 이를 두고 지은이는 "사족 체제의 정점에 있던 자들은 성균관을 존중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실제 재정이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도 근원적인 대책은 관심 밖이었다고"고 비판한다. 정조는 각 군문의 군졸들이 밤에 현방을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일을 막기 위해 ‘고입인가율’을 적용하도록 하는 ‘게판’을 허용했다. 이 역시 흐지부지되는 등 논의만 무성했지 효과적인 대책은 서로 미루기만 할 따름이었다.책은 역사서로는 이례적으로 각종 수치 자료까지 인용했기에 읽기 만만치 않다. 하지만 쇠고기를 중심으로 조선사를 관통하면서 곳곳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 덕분에 조선 정치 비판서로도, 풍속사로도 공들여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제목 : 노비와 쇠고기 - 성균관과 반촌의 조선사저자 : 강명관발행처 : 푸른역사yes@ekn.kr

[신간도서] 나는 인스타마켓으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사이다경제 경이로움이 ‘나는 인스타마켓으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를 출간했다.신간 ‘나는 인스타마켓으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는 저자 권소영(해피판다)의 공동구매 노하우가 집약된 인스타마켓 전략서다.인스타마켓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저자는 공동구매 진행으로 한 달 최고 45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기도 했다.이 책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인스타마켓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친절히 소개한다. 콘텐츠 기획부터 상품 소싱 방법, 업체와 협의해야 할 조건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이나 업체 입장에서 셀러와 협업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까지 공동구매와 관련해 셀러와 업체 양쪽의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준다.저자 권소영은 인스타마켓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의 신뢰를 꼽는다. 이를 위해 단순히 팔로워 수를 늘리기보다는 꾸준함과 소통,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저자는 "인스타마켓은 초기 비용 없이 집에서도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경단녀도 육아하며 돈을 벌 수 있고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고 설명했다.해피판다는 결혼 후 아이 둘을 낳고 경단녀가 된 평범한 육아맘이다. 공동구매 교육으로 35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대다수가 단 한 번의 공동구매로 100만원에 가까운 순수익을 낸 셀러로 성장했다고 전해진다.현재는 인스타그램 수익화 토대를 잡는 ‘판블리 인스타 챌린지’, 실전 경험으로 제대로 된 판매 및 제품 소싱 방법을 알려주는 ‘해피판다 공동구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제목 : 나는 인스타마켓으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저자 : 권소영발행처 : 경이로움yes@ekn.kr

[신간도서] 수소 자원 혁명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세계 경제는 탈(脫)탄소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서서히 투자 가치가 떨어지고 친환경적인 연료가 새로운 시대의 에너지로 떠오른다. 유럽연합(EU), 영국, 노르웨이, 뉴질랜드, 일본, 한국,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 코스타리카는 2050년까지 넷제로(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이 됨)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인 흐름에 기업들도 동참한다. 애플은 2030년, 유니레버는 2039년, 아마존은 204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선언했다.신간 ‘수소 자원 혁명’의 저자인 마르코 알베라는 지구를 기후위기에서 구해줄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꼽는다. 수소는 풍부한 원소 중 하나다. 수소 대부분은 지구 표면의 75%를 덮고 있는 물, 즉 ‘H2O’의 형태로 존재한다.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에서 수소는 탄소와 결합한 상태이며, 유기물질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화석연료에서도 수소는 탄소와 함께 발견된다. 탄소와 수소 모두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생성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이 과정에서 탄소는 이산화탄소를, 수소는 물을 생성한다. 부산물로 물밖에 나오지 않는 수소는 친환경적이다. 그렇다고 청정에너지가 수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청정에너지 중에서 수소가 왜 미래의 답이 될까? 왜 우리는 수소로 향할 수밖에 없는가?‘세계적인 에너지 리더’ 마르코 알베라는 이 책을 통해 청정에너지 중에서 수소가 어떻게 미래의 답이 되는지, 전 세계는 왜 수소 기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분석과 지정학적인 서사의 유려한 결합을 통해 분명한 답을 제시한다. 마르코 알베라의 20여년간 에너지 업계 경험이 함축된 이번 책을 통해 당신은 세계의 환경 정책과 에너지 과학과 함께 넷제로 미래로 향하기 위한 명확한 비전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청정에너지 수소가 여는 미래를 발견하게 된다. 그로써 새로운 시대의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제목 : 수소 자원 혁명저자 : 마르코 알베라발행처 : 미래의창yes@ekn.kr

[신간도서] 미국 문화 교양 공부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왜 미국에는 슈퍼히어로가 많을까?", "영어에도 존댓말이 있을까?"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셰익스피어와 슈퍼히어로, 영어의 역사와 공부법까지. 영문과 교수가 들려주는 미국 문화의 과거·현재·미래를 엮은 책이 나왔다.미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 영어를 잘할 수는 없다. 언어와 문화는 상호 불가결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신간 ‘미국 문화 교양 공부’에서는 한 번쯤은 들어 봤고, 한 번쯤은 궁금해 했던 미국의 역사, 종교, 인물, 언어 등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저자인 유원호 교수는 현재 서강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8년 미국 UC 버클리에서 심리학 학사, 2003년 UCLA에서 응용언어학 박사를 취득한 뒤 2006년까지는 MIT 외국어과 영어교육부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유원호 교수는 1990년 서울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미국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동생과 자취를 하며 LA 한인타운에서 낮에는 설렁탕 배달, 밤에는 중앙일보 발송부에서 막일을 하며 지냈다. 그런 그는 "미국 거지도 다 하는 영어를 나도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영어 한마디 못하던 평범한 한국 토박이 유 교수는 처음 ESL 수업을 수강한 지 13년 만인 2003년 가을, 미국 최대 명문 MIT에서 최초로 비원어민이 영어를 가르치는 대우 교수가 됐다. 2006년 미국 Syracuse 대학과 서강대학교 전임교수직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MIT에서 유 교수의 수업을 청강했던 한 교환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한국 영어교육에 대한 사명감으로 귀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해진다.제목 : 미국 문화 교양 공부저자 : 유원호발행처 : 넥서스yes@ekn.kr

[신간도서] 수학은 암기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많이 외울수록 더 쉬워지고, 더 빨리 풀 수 있다."대치동에서 30여년간 수학 교육 외길을 걸어온 김현정 선생님이 수학 성적 향상의 비밀을 알려준다.김현정 선생님은 대치동에서 수학교육 전문가이자 입시 수학 해결사로 일해왔다.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경기여고에서 담임교사 6년, 수학 학원장과 현역 강사를 겸직하며 30여년간 대한민국 입시 1번지에 있었다.수학을 잘하려면 이해력이 좋아야 하고, 두뇌가 뛰어나야 하고,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기본은 맞지만 입시 수학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고, 다른 요령이 필요하다. 김현정 선생님은 놀랍게도 ‘수학은 암기 과목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수학이야말로 개념과 공식을 제대로 외워야 문제를 더 쉽게, 더 빨리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암기 과목이라는 것이다.이렇게 전제부터 달리하면 수학에 대한 접근이 더 쉬워질 수 있다. 수학머리가 없어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아니라 꾸준히, 열심히 외우지 않고 요령 없이 문제부터 풀려 들기 때문에 수학 성적이 오를 수 없던 것이다. 수학 또한 암기가 중요한 과목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수학은 다른 과목과 비슷해질 수 있다. 저자는 수학교육자로서 오랫동안 경험하고 닦아온 원칙과 실질적으로 수학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들려준다. 책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던 입시를 위한, 성적이 오르는 수학 공부법을 배워볼 수 있다.제목 : 수학은 암기다 - 대치동 입시 수학 30년 내공의 비밀저자 : 김현정발행처 : 한국경제신문yes@ekn.kr

알지티, 서빙로봇 美 수출 잇따라 성사...해외진출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서비스로봇 토탈 솔루션 업체 알지티(RGT)가 미국 하와이와 조지아주의 대형 외식업체에 자율주행 서빙 로봇 ‘써봇(SIRBOT)’ 수출계약을 완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를 기점으로 알지티는 미국에서 외형을 확장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알지티 ‘써봇’은 서빙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를 이용해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완전 자율주행 로봇이다. 특히, 기존 서빙로봇에 쓰이는 ‘라이다 센서’는 민감도가 높아질수록 햇빛이나 조명, 투명물질에 영향을 받아 오류가 날 수 있는데, 알지티는 이를 보완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 유리벽 등 투명한 물체나 광택이 나는 물체도 정확히 인지하고 회피해 음식을 서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서빙로봇에 카드단말기를 탑재,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부터 결제, 서빙까지 할 수 있는 ‘주문결제형 써봇’을 추가로 선보였다. 이로써 둥근형, 네모형, 주문형, 주문결제형 등 총 4종의 써봇 제품 라인을 완성했다. 알지티는 음식점, 카페는 물론 스크린골프장, 헬스장, 복합쇼핑몰, PC방, 요양시설 등 다양한 매장에 써봇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 7개국에 써봇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미국 수출로 알지티 해외진출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써봇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325% 증가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1~2월 수출 물량이 전년동기 대비 500% 증가해 해외진출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알지티는 100% 국내 기술로 서빙로봇의 개발, 제조, 유통, 관리 등 전 과정을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서비스업 매장의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토털 솔루션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호정 알지티 대표는 "로봇 글로벌 팀이라는 알지티의 사명에서도 나타냈듯이 알지티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서비스로봇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로봇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유통망 확대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20230303_233941 알지티 서빙로봇

"납품대금 연동제, 정부 조달부터 모범 보여야"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김유승 기자]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대금 제값받기’의 기틀이 되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원만한 수용과 안착을 위해선 관련 법과 제도의 추가 지원과 함께 ‘가장 큰 원도급자’인 정부의 선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말 그대로 하청 중소기업이 납품하는 제품의 원자재 가격이 국내외 요인으로 변동(상승)할 경우 인상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함으로써 중소 제조업체의 비용전가 개선과 경영난 해소를 유도하자는 상생제도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가장 민감한 제조 부문 비용인 만큼 대기업(원도급·위탁업체)은 최종 생산재의 가격 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반대 또는 소극적 입장을 보여 그동안 중소기업(하도급·수탁업체)의 줄기찬 요구에도 제도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중소기업계의 끈질긴 촉구에 더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적극적인 제도 추진, 일부 대기업의 전향적 참여가 성사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은 이달 종료되고 10월부터 제도 도입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대기업에 납품대금 연동 내용을 기재한 약정서 발급이 의무화된다. 지난달 27일에는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위탁기업간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이래 14년간 중소벤처기업계의 숙원과제였다. 정부는 지난달 8일 이영 중기부 장관이 ‘납품대금 연동제 태스크포스 발대식’에 참석하고, 이어 같은 달 24일 조주현 중기부 차관이 LS전선에 제품을 납품하는 세종시 유진통신공업을 방문해 납품대금 연동제 우수사례 현장의견을 청취하는 등 납품대금 연동제 홍보에 애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달 13일 중기부와 함께 ‘납품대금 연동제 A부터 Z까지 기업설명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제도에 대한 인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여야 협치로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위한 상생협력법이 통과됐고, 지속적인 안내와 홍보를 통해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중소기업이나 사각지대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이와 더불어 세부 시행방안 마련을 위한 상생협력법 시행령 개정 과정 중에서 중소기업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중기부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주최한 ‘납품대금 연동제의 이해와 안착’ 심포지엄에서 송창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부에서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가절감을 위한 중소기업의 혁신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납품대금 연동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혁신의 효과는 이미 납품가격 인하 스케줄에 반영되는 것인 만큼 원자재가격 급상승에 대해 추가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납품대금 연동제로 중소기업은 위험을 줄여 안정적인 혁신기반을 확립할 수 있고, 대기업은 위험부담의 대가로 공급자(중소기업)에게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으므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게임"이라고 말해 납품대금 연동제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대기업 등 원도급업계의 태도도 당초 부정적인 모습에서 점차 협조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회원사 기업들의 부담을 우려해 납품대금 연동제의 시행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법이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납품대금 연동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상생협력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됐지만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하도급법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는데, 이 두 법 사이에는 적용에 상이한 부분이 있다"고 말해 법안과 시행령 등에서 두 법의 적용 기준을 통일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과 더불어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에너지 비용이나 인건비 등에 비해 원자재 가격은 전쟁 등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하도급계약 체결 시 미리 예측하고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변동을 반영하는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만으로도 하청 중소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대기업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 발생이나 가격 상승분을 제때 하청업체에게 제공할 수 없는 경우 등에 대비해 각 기업마다 자율적으로 별도의 ‘납품대금 연동제를 위한 충당금’을 조성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의 상생을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민간기업에게 ESG 경영(특히 ‘사회’) 측면에서 접근해 줄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품목과 수량 측면에서 가장 큰 원도급자라 할 수 있는 정부(조달청)에게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줄 것도 당부했다. 김익성 교수는 "정부의 공공조달은 중소기업의 판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므로 ‘조달을 통해 중소기업의 예측가능한 수익구조를 보장하고 혁신을 유도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해준다’는 조달철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은 매우 다양한 업종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이러한 조달철학에 기초해 각 업종에 따라 담당 공무원들이 업종 특성에 맞는 유연한 조달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h0054@ekn.kr연동제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오른쪽)이 지난달 24일 세종시 유진통신공업에서 납품대금 연동제 우수사례 현장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MWC 빛낸 대기업·스타트업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혁신기술을 장착한 K-스타트업들이 올해 세계 최대 IT·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중소기업 해외진출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2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에 국내 스타트업 60여 곳이 참가했다. 행사장 내 SK텔레콤-스타트업 동반진출관에 선보인 14곳을 포함한 K-스타트업들은 행사기간 중 전세계 160여 나라의 2000여개 기업과 8만여명의 방문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고, 일부 스타트업은 수출 합의서 체결이나 상을 받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시각장애인 보행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인정받아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를 수상한 LBS테크, KT와 공동 개발한 5G 특화망의 핵심 코어장비로 일본 바이어와 수출 합의를 성사시킨 이루온이 꼽힌다. LBS테크는 MWC 주최자 GSMA가 지난 1년간 개발·출시된 전세계 이동통신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가운데 탁월한 성과를 보인 제품을 선정·시상하는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영예를 누렸다. LBS테크는 교통약자를 위한 건물 접근성 정보를 기반으로 ‘보행 내비게이션’과 시각장애인 비대면 주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1년 국내 시각장애인 전용 보행안내 시스템으로 NET 인증을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스타트업인 이루온은 MWC 기간에 일본 바이어와 5G 특화망 핵심 코어장비 수출 합의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중기부의 구매조건부 공동투자형사업에 참여한 이루온은 KT와 공동개발한 5G 장비로 글로벌 경쟁력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루온은 현재 KT· LG유플러스 등에 이동통신 관련 솔루션 및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루온의 이번 수출 협약은 5G 특화망 코어장비의 첫 해외진출로, 고가의 외국제품이 독점하던 글로벌 시장의 국내 중소기업 진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푸드 스캔 기술로 올해 MWC에 참가한 누비랩의 관계자는 "MWC에 SKT와 함께 참여해 해외홍보를 적극 펼친 만큼 기존의 글로벌 협력업체 외에 새로운 파트너사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비랩은 MWC에서 식사 전후 식판을 스캔해 섭취량·잔반량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비량을 예측하는 AI 기반 솔루션을 선보였다. 국방부·SK텔레콤 등 민관 거래처와 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단체급식소 70여개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 19개 나라에 진출한 미국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 아라마크와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국내 스타트업 11개 참여사들도 AI 활용 영상 분석,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청각장애인 모빌리티, AI 어르신 돌봄 서비스 등을 혁신기술들을 MWC에서 전시하고 해외진출 기회를 타진했다. MWC 행사에 참가한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앞으로도 국내 우수 스타트업이 SK텔레콤· KT 등과 같은 대기업과 협력해 글로벌시장에서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해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전시회의 ‘SK텔레콤-스타트업 동반진출관’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부·벤처스타트업계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70년 만에 근로시간제 개편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동상이몽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근로시간제 개편에서 정부는 제한적 탄력근무제에 힘을 싣고 있지만, 인력난과 업종 특수성을 갖고 있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은 탄력근무제 전면시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부와 기업간 견해 차이는 지난달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벤처·스타트업 대표 및 전문가 간담회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월 8시간 연장 근무제도 폐지 이후 벤처·스타트업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근로시간제도 관련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중기부는 고학력·고소득·전문직 위주 동업자에 준하는 직원에 한정한 탄력근무제를 추진 의사를 밝힌 반면,참석한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은 주 52시간제를 폐지하고 전면적인 탄력근무제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탄력근무제의 시행은 대표뿐 아닌 직원들의 바람으로 스타트업계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에 취업한 직원들은 특성상 기업 성장의 의욕이 강하고, 회사 규모 확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추구하기에 자발적으로 일에 나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제조업 벤처 대표들도 "산업 특성상 직원들이 항상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수주가 들어오면 가동하는 형태로, 일이 밀렸을 때만 직원을 추가 고용할 수 없기에 위탁기업이 지정한 날짜에 물건 납품을 맞추기 어렵다"며 주 52시간제의 폐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이 탄력근무제의 시행 대상이 일반직원까지 적용되기 바랐지만, 중기부가 주도하는 관련법안의 개정 추진안에는 고소득·고학력·전문직 위주로 스톡옵션을 부여받아 동업자에 준하는 일부 직원에만 적용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현재의 추진안도 노동계와 야당의 거센 반발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노무법 대표 패널로 참석한 한 교수는 "기업 대표들은 사업을 키워내 기업도 성장하고 직원도 발전하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근로자들은 그 선의를 의심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탄력근무제가 시행될 경우 많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발을 돌릴 수 있어 근로자들이 탄력근로제에 동의하는지는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사안"이라고 기업의 전면 시행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영 중기부 장관도 "앞으로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협·단체와 소통을 강화하고 추진 일정을 공유할 계획이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실무협의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겠다"고 밝혀 노동계와 기업의 상충된 주장을 최대한 조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중기부 근로시간 개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지난달 2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근로시간 제도개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네 번째 회장 당선에 성공했다. 역대 최장수 중기중앙회장 기록 경신을 예약한 김 회장은 만장일치 당선에 힘입어 그동안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을 더욱 힘있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김기문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61차 정기총회에서 제27대 중기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단독 출마한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 임원선출 규정에 따라 기립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정회원 364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회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김 회장은 지난 23·24대(2007∼2014년), 26대(2019년∼현재)에 이어 27대 회장에 선출돼 통산 네 번째 회장직에 오르게 됐으며, 오는 2027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재임기간 총 16년으로 기존 김봉재 전 회장의 합산 임기 13년을 넘어 ‘최장수 중기중앙회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장기간 회장직을 맡는데 대한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유권자들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김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에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대표적인 과제는 오는 10월 시행되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정착이다. 중소기업계는 지난달 27일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위탁기업간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을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가 로드쇼 개최 등 대기업(원청업체) 동참을 독려하고 있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도 기존 ‘반대’ 입장에서 ‘협조’ 태도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원활한 제도 정착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납품대금 연동제에 관한) 현장의 의견을 잘 수렴해 (시행령 등) 하위규정에 반영시키고 공동조달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 회장의 주력 사업은 기업승계 제도 개선이다. 김 회장은 "사전증여 연부연납을 현재 5년에서 20년까지 늘리고, 사전증여와 사후상속 한도도 늘려 기업승계 제도를 완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회원들에게 다짐했다. 이밖에 김 회장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외국인력 전체 쿼터와 기업별 고용한도 폐지’, 공동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동조합 공동사업의 담합 배제’ 등을 재임기간 주력할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김기문 회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중소기업의 단합된 역량을 다른 경제계나 정부, 국회 등에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며 "중소기업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중앙회는 정책지원의 메카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ch0054@ekn.kr김기문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 첫번째)이 2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61회 정기총회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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