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7년째 일감이 없어 빈사 상태에 놓인 국내 원전 중소기업계의 회복을 위한 중장기 종합지원대책이 나왔다.정부가 나서 내년까지 원전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전인 2016년 수준으로 복원하고, 오는 2027년까지 총 6750억원을 지원해 차세대 원전기술을 갖춘 강소기업 15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중소벤처기업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원전 중소기업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2023~2027)’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앞서 지난해 6월 중기부가 발표한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의 후속 계획으로, 자금와 연구개발(R&D) 투자의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원전업계는 지난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2016년 국내 새울 원전 3·4호기 착공(현재 공사 지연) 이후 사실상 7년째 일감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국내 원전 중소기업 590개 중 132개 기업은 원전 관련 매출·투자·인력이 모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위급 상황을 감안해 이번 방안은 단기 긴급 자금지원과 중장기 육성계획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수주한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이 본격 시작되고, 내년 국내 신한울 3·4호기가 착공될 때까지 정책자금을 우선 지원해 원전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국내외 원전 건설사업이 활성화될 오는 2025년 이후를 대비해 차세대 원전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원전 중소기업 중장기(2023∼2027년) 경쟁력 강화 방안 목 표 ▶ 2024년까지 원전 중소기업 경쟁력을 탈원전 이전(2016년)으로 회복 ▶ 2027년까지 원전 강소기업 150개 육성 세부 전략 긴급 자금지원 (스케일업 강화) ▷ 원전 기술개발 R&D 지원 (2023년부터 총 1500억원) ▷ 원전 중소기업 대상 정책자금 지원 (2023년부터 총 2500억원) ▷ 시중은행 저금리 융자 (2024년부터 총 2000억원) ▷ 원전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펀드 조성 (2024년부터 총 250억원) ▷ 기술보증 (총 500억원) ▷ 중소기업 특화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 원전 생애 전주기 4개 분야 40개 품목 180개 핵심기술 선정 및 지원 ▷ 디지털 원전 플래그십 10대 프로젝트 추진 중장기 육성방안 (기술개발 지원) 자료: 중소벤처기업부 이에 따라, 중기부는 전체 원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5년간 매년 500억원씩 총 250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시중은행과 협의을 거쳐 총 2000억원을 저금리로 융자한다. 동시에 올해부터 원전기술 R&D에 총 1500억원을, 기술보증 500억원도 지원한다. 중기부는 중장기 지원책으로 설계-제작-운영-해체 등 원전 생애주기 4개 분야를 망라하는 ‘중소기업 특화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핵심기술 중소기업 육성에 나선다.로드맵에 따라 정부는 △탄소나노소재 △특수용접로봇 △3D프린팅 △비파괴검사 기술 등 40개 품목 180개 핵심기술을 선정해 5년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원전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대비해 IT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원전 정비, 디지털 트윈 기반 원전 관제 시스템 등 10개 품목을 선정해 원전 강소기업을 키우는 ‘디지털 원전 플래그십 10대 프로젝트’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중소기업이 대규모 인프라 산업 특성을 지닌 원전사업에 참여할 경우 단독으로 해외진출하기보다 한국수력원자력·두산 등 대형 공기업과 민간기업과 동반진출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중기부가 산업통상자원부, 민간기업 등과 협력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전 기업들이 일감절벽에 직면해 매출·인력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많이 위축됐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원전 부품의 국산화를 높이고 수출을 확대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소기업의 지속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김우순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정책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원전 중소기업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