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내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막판까지 외부 인사 선임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손 회장, 세대교체-조직 안정화 결단..."연임 나서지 않겠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손 회장은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라임 사태 관련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아 3년간 금융사 신규 취업이 불가능하다. 당초 금융권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문책경고 취소 청구 소송 등을 거쳐 연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손 회장은 조직 안정과 세대교체 등을 두루 고려해 용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차기 회장 급부상손 회장이 용퇴를 결정함에 따라 외부 출신과 내부 출신의 유력 후보군들이 우리금융 차기 회장직을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하고, 27일께 회장 후보군을 2~3명으로 압축한 숏리스트를 선정한다. 다음달 초에는 차기 회장 단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내부, 외부 출신 후보군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특히 우리금융에 대한 예금보험공사 지분 1.29%로 낮아진 만큼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출신이 차기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중 이 행장은 가장 유력한 회장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1962년생인 이 행장은 1990년 8월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 검사실 수석검사역, 자금부장, 우리금융지주 글로벌전략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거쳤다. 현재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비상임이사도 겸직하고 있어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은 다른 지주사에 비해 지주사 출범 시기가 늦고, 아직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갖추지 못한 만큼 CEO의 인사이트와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금융지주사의 모태가 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룹의 전반적인 흐름과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은행을 거친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직에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행장과 함께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도 내부 출신 가운데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 막판 외부출신 발탁 가능성도외부 출신으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이 낮고 사실상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외부 출신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관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년 말부터 오는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사 CEO가 모두 교체된 가운데 최근 들어 내부 출신 인사들이 등용되는 분위기라는 점도 이사회 입장에서 무시 못할 변수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조용병 회장이 용퇴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해 12월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이석준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으며,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새 행장에 내부 출신인 김성태 행장이 취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국책은행도 아닌 민간 금융지주사인 만큼 외부 출신 인사를 회장직에 선임할 만한 명분이 크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 출신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직에 선임될 경우 정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조직 쇄신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반대로 해당 조직을 파악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점은 단점"이라며 "이사회가 각 후보군들의 강점,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인물을 발탁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에서는 이미 금감원장과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에 사실상 거취를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은 만큼 내부 출신이 아닌 현 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물이 최종 CEO로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이 손 회장 중징계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는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의 예보 지분이 낮아졌다고 해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ys106@ekn.kr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원덕 우리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