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 증시가 2차전지에 이어 최근엔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온 가운데 엔터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외신의 진단이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적인 팬층이 증가함에 따라 K팝 관련 주식들의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펀드들이 한국 엔터주들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K팝을 대표하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 등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올해 30% 넘게 급등해 코스피 상승률(16.32%)을 두 배 넘게 웃돌았다. 올들어 가장 크게 뛴 엔터주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연초에 4만 6000원대였던 주가가 이날 9만 2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는 등 110.26% 치솟았다. JYP 엔터테인먼트(+89.82%), 하이브(+55.62%), 에스엠(+32.86%)이 뒤를 이었다. 이장원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아티스트와 그룹들이 매주 음악 시장에 새로 등장한다"며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존재감이 더욱 지속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팝, 엔터주들이 급등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들로 구성된 뉴욕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인 KPOP AND KOREAN ENTERTAINMENT ETF(티커명:KPOP)을 만들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엔터주들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JYP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 7000원에서 13만원으로 제시하면서 매수 의견을 유지한 바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 샌퍼드 C 번스타인은 하이브의 비즈니스 구조를 높이 평가하면서 현재 대비 31%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펀드 또한 올들어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들을 12억 달러어치 순매도했지만 4억 7700만 달러를 들여 에스엠, 와이지, JYP 주식을 매수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하이브의 경우에도 2억 4500만 달러의 해외 자금이 유입돼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브로커 업체들도 하이브, 와이지와 에스엠 주식에 대한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열기 속에서 스트레스의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이날 하이브는 장중 최대 5.1% 급락했고 에스엠의 경우 소속 가수인 엑소의 일부 멤버가 회사를 상대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자 전날 7.2% 하락 마감했다. 엔터주들의 거침없는 상승 랠리로 벨류에이션 또한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이브의 선행 PER(주가순이익비율)은 45배로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대비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JYP의 선행 PER은 약 33배로, 작년 이맘때보다 3분의 1정도 더 높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의 이화정 애널리스트는 중국 K팝 팬들이 한국으로 넘어와 앨범 등을 사들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샌퍼브 C 번스타인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섹터가 2028년까지 12%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주식투자자, 트레이더 (사진=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