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국내 증시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중 98%가 외국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로부터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는 총 2만552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공시가 2만5088건으로 전체의 98.3%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 공시는 434건(1.7%)에 그쳤다.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투자자나 그 대리인은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이거나, 그 미만이라도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이 넘는다면 공시 대상이다.올해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를 낸 투자자는 국내외 금융사 중 19곳이었다. 가장 많은 공시를 한 곳은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로 전체의 27.0%인 6903건을 냈다. 이어 ‘메릴린치인터내셔날’ 6663건(26.1%), ‘골드만삭스인터내셔날’ 4804건(18.8%) 등의 순이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자주 언급된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은 총 50건(0.20%)으로 미미했다.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187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비중은 전체의 0.7% 수준이었다. 이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105건(0.4%), 블래쉬자산운용 60건(0.2%), 한국투자증권 49건(0.2%) 등의 순이었고, 나머지는 0.1% 미만이었다.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 공시가 8174건(32.0%), 코스닥은 1만7348건(68.0%)이었다. 이를 보면 코스닥에 끼치는 공매도의 영향력이 비교적 클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 역시 공매도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 49조9800억원 중 외국인의 거래대금은 35조9100억원으로 71.9%를 차지했지만, 개인의 비중은 1.6%(8200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25조원 가운데 외국인이 15조3400억원으로 61.4%, 개인은 2.3%(5800억원)였다.이같은 외국인 쏠림 현상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성향,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은 주가 하락을 일으키는 공매도에 부정적이고,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국내 금융사들도 공매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suc@ekn.kr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