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올해에도 봄부터 겨울까지 이례적인 기상현상들이 잇따랐다.지난 겨울 눈이 적었던 탓에 올해 봄부터 가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동해안 산불’로 강원도 일대가 장시간 불에 탔다.여름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80년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겨울에는 시작과 함께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빨리 한강이 얼어붙었다.29일 환경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은 50년 만에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평년 대비 강수량은 500㎜가량 적었고 가뭄 일수는 264.8일로 역대 최장기록을 나타내고 있다.가뭄은 지난 겨울 눈이 적게 내리면서 봄부터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2021년 12월∼2022년 2월) 겨울철 강수량은 13.3㎜로 평년(1991~2020년) 겨울철 강수량인 89.0㎜의 14.7%에 그쳤다.이는 1973년 이후 역대 최저 겨울철 강수량이다. 역대 일곱 번째로 강수량이 적었던 지난 2020년 겨울철 강수량이 47.8㎜였던 점과 비교해도 34.5㎜나 적었다.이후 여름까지도 해갈되지 않았다. 기상청 수문기상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5.5%에 그쳤다.가뭄 영향에 따라 크고 작은 산불도 잇따랐다. 지난 3월에는 역대 최장 기간, 최대 피해 규모의 산불이 동해안을 집어 삼켰다.‘동해안 산불’은 213시간만에 주불이 잡혔다. 산불은 열흘간 이어졌으며 총 2만923㏊의 산림피해와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의 시설물 피해와 3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지구온난화에 따라 실제 국내 산불 발생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기온이 올라가면 수증기량과 관계없이 대기와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화재 위험도 높아진다.산림청에 따르면 연평균 산불 발생건수는 △1980년대 238건 △1990년대 336건 △2000년대 523건 △2010년대 440건 △2020년대 474건을 기록했다.여름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내린 기록적인 폭우와 남부지방을 할퀸 태풍이 이어졌다.8월 서울에는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시간당 100㎜ 이상, 이틀 만에 5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집 안에 갇혀 사망했고 강남 일대에서는 하수가 역류하면서 도로가 잠겨 차들이 침수됐다. 일부 지하철 역에는 빗물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오기도 했다.9월에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포항에 착륙하면서 하루 만에 400㎜에 육박하는 비가 쏟아졌다. 비에 불은 하천 등으로 지하 주차장이 잠기면서 7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힌남노는 최저해면기압 기준 역대 3위, 일 최대 풍속 기준 역대 8위의 태풍으로 기록됐다.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발생한 기준으로는 첫 번째 초강력 태풍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분류 기준에 따라 ‘슈퍼태풍’으로 분류됐다.태풍 이후 11월까지 따듯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다가 11월 말부터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다.이달 중순 평균기온은 영하 4.2도로 나타났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본격적으로 확충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값이다.서해안을 중심으로 전라권, 충청권에는 많은 눈이 내리며 광주는 일일 적설량이 역대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이달 들어 계속된 한파는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소용돌이가 약한 ‘음의 북극진동’이 원인이었다.저위도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우랄산맥에서 발달한 기압능 사이에 갇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자주 유입됐기 때문이다.지속되는 한파에 한강도 평년보다 16일 빨리 얼어붙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서울 일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고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르는 한파가 지속되면서 25일 아침 올해 겨울 첫 한강 결빙이 관측됐다.한강대교 노량진 방향에서 두 번째∼네 번째 교각 상류 100 m 부근 띠 모양 구역이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강물이 보이지 않을 때를 한강 결빙이라고 판단한다. 공식 결빙이 없었던 지난 겨울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2000년대 들어 네 번째로 한강이 빨리 얼었다.claudia@ekn.kr이달 25일 오전 8시 서울 한강대교 인근 결빙관측구역이 얼어 있다. 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