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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 안줄이면 세기말 남부지방·제주에 겨울 실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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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이어지는 2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일산대교 일대 한강에 유빙이 떠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한다면 이번 세기말 남부지방과 제주에 겨울이 실종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은 2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와 작년 산출한 남한 고해상도(1㎞)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토대로 한 지역별 기후변화 전망을 29일 공개했다.

이번 전망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나 220여개 기초자치단체뿐 아니라 3500여개 읍면동별로도 제시됐다.

광역지자체 기후변화 전망을 보면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경우’(SSP5-8.5·고탄소시나리오) 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남·제주 등 8곳은 이번 세기 후반기(2081~2100년) 겨울이 ‘0’일, 즉 사라진다고 나타났다.

기상학적으로 겨울은 ‘일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 때’ 그 첫날 시작한 것으로 본다.

1991~2020년 평균(평년) 겨울은 ‘12월 4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로 87일간이다. 이 역시 1981~2010년 평균(94일)보다 7일 짧아졌다.

겨울이 없어지면 한파도 없어진다.

고탄소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금세기 말 강원, 충북, 경기, 경북을 뺀 나머지 광역지자체는 한파일이 0일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파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을 말한다. 이번 세기 말에도 한파가 남는 지역들도 강원(2.6일)을 제외하면 충북 0.3일과 경기·경북 0.2일로 하루가 안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한파일은 0~21.9일이다.

겨울이 사라지면서 여름이 늘어나 이번 세기말 제주는 1년의 약 60%(211일)가 여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129일)보다 여름이 82일 길어지는 셈이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른 뒤 다시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 첫날’에 시작한 것으로 본다. 평년 여름은 ‘5월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118일간’이다.

폭염과 열대야는 빈번해지겠다.

현재 광역지자체 폭염일은 4.8~32.4일인데 고탄소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이번 세기 말 69.1~120.1일로 11.6~96.7일 늘 전망이다. 열대야일은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11.4~84.8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에 따르면 대구(금세기 말 폭염일 120.1일)와 제주(금세기 말 열대야 일 103.3일)는 금세기 말엔 연중 3분의 1 동안 폭염 또는 열대야를 겪겠다.

폭염일은 ‘일최저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고 열대야일은 ‘밤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이다.

서울은 고탄소시나리오상 금세기 말 겨울과 여름이 각각 28일과 188일로 현재(102일과 127일)와 비교해 74일 줄고 61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기온상승이다.

고탄소시나리오에 따르면 광역지자체 연평균기온은 금세기 말 17.0~21.9도로 현재(10.5~16.1도)보다 약 6도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기온 상승 폭이 가장 큰 지자체는 서울과 경기로 6.7도였다.

강수량은 1278.0~2137.3㎜로 역시 현재(193.1~1758.5㎜)보다 늘어난다. 1일 최대강수량도 144.8~253.9㎜로 현재(110.3~159.5㎜)보다 많아진다. 현재(1.5~3.5일)인 호우일도 1.9~5.4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온실가스를 감축해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SSp1-2.6·저탄소시나리오)에도 기온이 상승해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진다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연강수량은 줄어드는 지역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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