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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기준금리 동결…5개월 연속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다섯달째 동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LPR 1년 만기는 연 3.45%, 5년 만기는 연 4.20%로 종전과 같이 유지한다고 발표했다.지난해 8월 21일 LPR 1년 만기를 2개월 만에 0.1%포인트 인하하고 5년 만기는 동결하는 조치를 발표한 이후 9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같은 수치를 유지한 것이다.중국 경제매체들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들도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볼 수 있다.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1년 만기 LPR 3.45%는 인민은행이 LPR을 홈페이지에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 4.25% 이래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5년 만기 LPR 4.20% 역시 2019년 8월 4.85%에서 지속해 낮아져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째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인민은행은 LPR 산정에 관여하는 시중은행을 올해 들어 기존 18개에서 중신은행과 장쑤은행을 추가해 총 20개로 늘렸다.인민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2월 기준으로 석달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단행된 LPR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당국의 목표치인 ‘5% 안팎’에 부합하는 5.2%를 달성한 만큼 추가 금리 인하보다는 통화완화 정책 속도를 조절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5.2%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올해는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유동성 공급을 위해 조만간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중국 인민은행(사진=로이터/연합)

"재난 채권 수익률이 20%?"…기후위기에 ‘캣본드’ 인기몰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기후재난에 의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캣본드(Catastrophe bond·대재해 채권)’이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대체투자처로 꼽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경각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만큼 캣본드의 인기가 앞으로 커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대체투자시장 컨설팅 업체 프레킨(Preqin)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보험연계증권(ILS)의 수익률이 14%를 뛰어 넘었다고 보도했다. ‘보험회사의 보험’으로 불리는 ILS 중에서 캣본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측정하는 ‘글로벌 캣본드 성과지수 총 수익률’은 19.7%를 차지해 헤지펀드 업계 평균 수익률(8%)을 두 배 넘게 뛰어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 고위험·고수익 투자처인 미국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12.9%를 기록해 캣본드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재해(catastrophe)와 채권(bond)의 합성어인 캣본드는 손해보험사가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자연재해 때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채권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에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종의 ILS다.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 상황이 펼쳐지면 원금 손실로 이어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캣본드는 자연재해 발생 확률에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헤지펀드 등이 대체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캣본드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추이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해 캣본드 발행 규모는 16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글로벌 총 발행규모는 450억달러로 불어났다. 영국계 헤지펀드 테낙스의 토비 푸그헤 애널리스트는 "캣본드가 처음으로 발행됐던 1990년대 이후로 이런 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헤지펀드는 캣본드 투자를 통해 지난해 약 18%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허리케인 이안’이 과거 2022년 9월~10월 미국을 강타한 이후 기후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보험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 미국 역사상 기록되는 최악의 재해로 평가되는 허리케인 이안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피해액이 발생했는데 당시 피해자 중 60%만 보험에 가입됐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위스리의 장 루이 모니에는 "주택가입자 수요가 8%에서 20%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마저 발생해 복구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자 보험사들은 더 많은 보험금을 충당하기 위해 캣본드 발행규모를 대폭 늘렸다. 이처럼 불어난 캣본드 공급을 시장이 흡수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더 많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캣본드 수익률과 미 국채처럼 리스크가 없는 채권의 수익률 간 스프레드가 지난해 역대급으로 확대됐다. 보험 섹터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업체 탄젠시 캐피털의 도미닉 하게던 공동 창립자는 "지난 12∼18개월 동안 ILS에 대한 관심이 큰 폭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미국 허리케인 시즌이 202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점이 캣본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올해도 대규모 재난이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테낙스는 올해 캣본드 투자수익률이 10∼1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작년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를 체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캣본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난 리스크를 전문으로 하는 카렌 클락 앤드 컴퍼니의 카렌 클락 공동 설립자는 폭풍, 산불 등을 포함한 2차 재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특히 산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캣본드가 이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해 빈도가 증가하면서 보험사들도 재난의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재보험사 뮤닉리의 언스트 라우치 수석 기후과학자는 "뇌우에 따른 피해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2차 재해로 간주해왔지만 발생 빈도가 증가하다보니 새롭게 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지난해 사이버 공격에 따른 기업 피해를 보장해주는 ‘사이버 캣본드’가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범했다고 전했다. 모니에는 "사이버 캣본드가 지난해 성공적이었다"며 "투자자는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미 월가에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허리케인 이안이 2022년 10월 미 플로리다주를 휩쓸었던 모습(사진=로이터/연합)

AI 열풍탄 美 S&P500, 2년만에 사상 최고치…"연말 5000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가 2년 만에 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23% 오른 4839.81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기존 최고가(2022년 1월 3일·4796.56)를 넘어섰다. S&P 500 지수는 2022년 1월 3일 당시 4796.56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로써 S&P500 지수는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마지막으로 신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이달 초,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날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05%, 1.7%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미 증시에 상장된 약 500개 대형주 가격 움직임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산출하는 미 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다. 우량주 30개 종목의 구성된 다우 지수나 나스닥 지수와 비교해 미 증시 전반의 상황을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지난해 강세장을 주도했던 빅테크 주식들이 이달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전날 TSMC가 2024년 매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힘을 보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중에서도 엔비디아, MS, 메타가 S&P 500 지수 중 상승 폭이 가장 큰 주식이다. 올해 각각 23%, 10% 가량 급등한 엔비디아, 메타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등 우려에도 생성형 인공지능이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시장은 또 다시 기술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 심리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2.9%까지 떨어졌다. 비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은 "올해 경제지표는 나쁜 소식보다 좋은 소식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돼 올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는 경로를 보고 있다"고 낙관했다. S&P 500 지수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S&P 500 지수의 이번 신고가 경신은 512일만에 달성됐는데 이는 1928년 이후 6번째로 가장 긴 기간으로 나타났다. S&P 500 지수가 오랜 기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지수는 1년 뒤 14번 중 13번 13%(중간값) 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올 6월, 연말 S&P 500 지수 전망치를 각각 4900, 5000으로 제시했다. 그는 "S&P 500 벨류에이션이 최고치로 오른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여전히 올해 미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JP모건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배포한 투자 노트에서 기업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며 올해 연말 S&P 500 지수 전망치를 4200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 수준에서 12% 넘게 하락한 수치다. 한편,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연준 주요 인사들은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진입한다. 오는 25일에는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다. WSJ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은 1.7%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3분기 성장률인 4.9%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26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월치였던 0.1% 상승보다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지는 셈이다. 다만,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로는 3% 오르는 데 그치며 전월 수치인 3.2%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경기선행지표,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등도 발표된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 미국 대형 통신사 버라이즌과 AT&T, 소비재 기업 존슨앤존슨(J&J),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실적이 발표된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항공사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GLOBAL-IPO/ (사진=연합)

홍해 긴장감 지속되는데 국제유가는 박스권…"후티, 유조선 안 건드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세계 물류가 타격을 입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등 에너지 시장은 아직까지 요동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해상 수송 석유 거래의 12%가량이 홍해를 통해 이뤄지는 데도 에너지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예멘 후티 반군이 대형 유조선이나 석유 생산 시설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두 달째 상선 공격을 이어갔지만 지금까지 대규모 유조선을 타격하지 않도록 조심했다고 FP는 평가했다. 이는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서 세계 주요 석유 시설은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일부 이유가 있다. 중동 지역에 초점을 둔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포린리포츠 부사장 맷 리드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선박 대부분은 유조선이 아닌 드라이 벌크선, 화물선"이라면서 "이는 의도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원들을 죽일 경우 일부 국가를 화나게 하겠지만 유조선을 공격해 환경 재해를 초래할 경우 세계가 분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는 여유 생산능력이라는 완충장치가 있는 석유 시장의 기본 여건 때문이라고 FP는 지적했다. 1년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했을 때만 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을 줄이고 러시아 석유는 제재받으면서 세계 석유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 각국이 기록적인 석유 생산량을 나타내고 있다.동시에 중국과 세계 원유 수요도 예상만큼 높지 않았다.또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통행할 수 없게 돼버린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경우 수에즈와 유럽으로 가는 가까운 항로이기는 하지만 대체 항로가 존재한다. 셸 등 에너지 기업들은 홍해 항로 운항을 중단하고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자문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은 후티의 공격에 대해 "지역 수송에 대한 위협이지 생산에 대한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9월 배럴당 94달러에 육박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초 약 5개월 만에 70달러선이 붕괴됐다. WTI 가격은 그 이후 현재까지 배러당 68∼75달러 범위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이란이 가세해 지역 긴장이 더 높아지는 등의 경우 상황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19일 이스라엘 관련 화물선 나포를 시작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에 미국은 최근 후티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운송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사진=AFP/연합)

나홀로 랠리 일본증시...엔화 환율 흐름에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연초부터 한국 코스피가 죽쑤고 있는 반면에 이웃나라 일본 증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적 엔저와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으면서 매수세가 몰린 일본 증시가 3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19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 오른 3만5963.2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엔 3만6076.23까지 치솟기도 했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3만6000대를 기록한 적은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만이다. 올해 한국 코스피는 물론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일본 닛케이 지수는 8% 넘게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종가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는 7.38% 하락했고 중국 CSI300 지수, 대만 가권지수, 호주 S&P/ASX 200 지수 등도 2∼3%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주요 지수인 일본 토픽스 지수도 이날 2510.03에 거래를 마감해 연초 대비 5.5% 가량 상승했다. 이 또한 34년만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 버핏의 ‘바이 재팬’부터 정부의 주가 부양…엔저도 한몫 일본 증시의 분위기가 바뀐건 작년부터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사들인다고 밝히자 수십 년간 박스권 장세를 이어왔던 닛케이 평균주가가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역사적 엔저 효과로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 호실적을 보인 것도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달러당 130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같은 해 11월 152엔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올해 연초에 140엔후반대로 소폭 떨어졌지만 현재 148엔대로 다시 급등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 또한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는 PBR이 1배 이하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지난 15일부터는 PBR 개선책을 제시한 일본 상장기업 명단을 매월 발표하기로 했다. 또 일본판 ISA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올해부터 혜택이 대폭 확대된 것도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해지는 점도 증시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일본에 몰리는 자금…일학개미 순매수액도 한달만에 7배 증가 이처럼 일본 증시가 연초부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자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달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 펀드매니저는 59%에 달했다. 비중확대의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인도(18%)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들의 일분 주식 순매수액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일학개미는 일본 주식을 총 4432만달러 어치 순매수 했다.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628만달러)보다 7배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 향후 전망은 제각각…"증시 과열" VS "장기적 강세장" 이런 가운데 향후 일본 증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HSBC, 소시에테제네랄(SG) 등은 일본증시가 너무 과열된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장하고 있다. HSBC는 토픽스 지수가 올해 2460에 마감, 현재 수준에서 3%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SG는 닛케이 평균주가가 연말에 3만 2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토픽스 지수의 상대강도지수(RSI)가 또 다시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9월에도 과매수 구간에 진입한 바 있는데 그 이후 토픽스 지수는 9%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은 아니더라도 올해 금리를 내린다는 점, 일본은행이 올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SG는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을 지난해 11월 15%에서 현재 8%로 축소시켰고 HSBC는 일본 주식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을 내놨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알랙산더 울프 아시아 투자 전략 총괄은 "엔저가 일본 증시 상승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앞으로는 엔화 가치가 평가절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모리타 토시오 일본 증권업협회장은 닛케이 평군주가가 올해 4만2∼300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MUFJ 자산관리의 이시가네 키요시 펀드 매니저는 최근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일본 주식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기에 장기적으론 강세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서도 일본 증시가 향후 12개월에 걸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답한 응답자는 지난달 약 17%에서 이달 25%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JAPAN-ECONOMY-STOCKS 19일 일본 시민들이 닛케이 225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사진=AFP/연합)

[미국주식] 간만에 열매 뉴욕증시, 애플·엔비디아·MS·아마존·알파벳·메타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애플 중심 기술주 강세에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94p(0.54%) 오른 3만 7468.61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3p(0.88%) 오른 4780.9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0.03p(1.35%) 뛴 1만 5055.65로 마감했다. 시장은 애플 주가 반등, 국채금리 움직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3월 금리인하 기대 등을 주시했다. 애플 주가는 개장 초부터 2% 이상 오르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애플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가는 208달러에서 225달러로 높여 잡았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더 강해질 가능성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새 장비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 포지션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있다는 것이다. 애플 주가는 결국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대만 TSMC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은 반도체 관련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AMD와 엔비디아 주가는 1%, 2%가량 올랐다.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3% 이상 올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1.1%, 알파벳A가 1.2%, 메타가 2.1% 이상 올랐다.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2022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 주보다 1만 6000명 감소한 18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전망치 20만 8000명도 밑돌았다. 이는 그만큼 고용 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제가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전날 미국 소매판매도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 금리 인하 전망도 조정되고 있다. 미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7%가량으로 반영했다. 1주일 전에 70%를 웃돌던 데서 낮아진 것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14%까지 올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연준이 물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연준이 3분기에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조기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촉발할 수 있는 수요 급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 낙관론이 살아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TSMC 실적 발표와 관련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많은 긍정적 가이던스로 인해 오늘 기술주들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스터리 EAB 리스크 솔루션스의 아님 홀저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고용 시장의 지표, 특히 오늘은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매우 중요했다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면 연준이 "공격적으로 섣불리 인하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와 월별 비농업 고용자수를 통해 일자리 감소가 확인돼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현재까지 성장을 절벽으로 떨어뜨릴 만큼 고용이 충분히 완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 내 기술 관련주가 2%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통신, 산업, 임의소비재, 자재 관련주가 올랐고, 유틸리티, 부동산, 에너지 관련주는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3월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은 55.7%, 0.50%p 금리 인하 가능성은 1.4%엿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6p(4.46%) 내린 14.13을 기록했다. hg3to8@ekn.krApple Watch Patent Dispute 미국 기술기업 애플 로고.AP/연합뉴스

"달러 너무 오르네"…엔화·원화 등 환율 급등하자 당국 개입에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강세에 한국 원화, 일본 엔화를 포함해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이어가자 시장 참가자들이 당국 개입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달러화가 다시 오르자 자국내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개입에 따른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중앙은행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대만달러 가치가 급락하자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전날 당국 관계자가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움직임이 지나치다고 말했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상승(엔화 가치 하락)에 대한 당국의 개입도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반에 개입이 많아진다는 것은 우려사항"이라며 "달러 강세에 이어 트레이더들의 포지셩닝에 따라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것이란 트레이더들의 베팅이 갈수록 축소되자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올 들어 2% 가량 급등했다.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창 들썩이던 지난해 12월 당시 피델리티, JP모건체이스,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달러화 강세는 작년만큼 장기추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최근의 급등세는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과 금융 당국에게 현실을 직감하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가 올해 주요국 중 통화가치가 가증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연초에 달러당 140엔대에 머물렀던 엔/달러 환율은 현재 147엔대까지 4% 넘게 급등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150엔’에 바짝 다가가자 개입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경우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보다 4.5원 내린 달러당 1339.7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대만달러의 경우 이번 주에만 가치가 1.5% 급락했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즈의 레몬 장 전략가는 "한국은행과 인민은행이 시장 변동성을 완화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이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데 이는 원/달러가 넓은 범위에 거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달러화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경우 인도, 인도네시아처럼 경상수지와 재정적자가 악화하는 국가들은 통화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한국, 일본 등 화력이 충분한 국가들이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 측면에선 최근 한국 원화가 최근에 가장 극심했기 때문에 개입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달러, 환율, 원화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

테슬라, 유럽에도 전기차 가격 할인…올들어 주가 14%↓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에 이어 유럽 전 지역에서도 모델Y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테슬라는 독일에서 모델Y 롱레인지 및 모델Y 퍼포먼스 판매가를 5000유로씩 인하해 각각 4만9990유로(약 7325만원)와 5만5990유로(약 8203만원)로 책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전에 비해 9%와 8.1% 내린 가격이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델Y 후륜구동 가격도 4.2% 인하됐다.프랑스에서는 모델Y 가격을 최대 6.7% 인하했고, 덴마크에서는 가격이 최대 10.8% 낮아졌다.CNBC는 네덜란드의 모델Y 판매가격이 최대 7.7% 내렸고, 노르웨이에서도 5.6~7.1% 내려갔다고 전했다.아울러 독일 연방 자동차 당국에 따르면 독일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1.4% 증가한 반면 테슬라의 판매량은 9% 감소했다.이에 따라 독일 최대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는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시장점유율 13.5%로 테슬라의 12.1%에 비해 높았다.이런 와중에 테슬라 목표주가가 이날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UBS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250달러에서 229달러로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됐다. 웰스파고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223달러로 11% 가량 내렸다. 이날 종가까지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4% 가량 급락했다.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다. 테슬라는 지난 주 중국에서 모델3, 모델Y 판매 가격을 각각 5.9%, 2.8% 내린 바 있다. 이에 더해 테슬라는 부품 부족으로 독일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렌터카업체 허츠가 보유 중인 테슬라 차량을 포함해 전기차 2만대를 매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사진=로이터/연합)

멀어지는 ‘조기 금리인하론’…연준·ECB에 금융계 큰손도 모두 ‘일축’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세계 중앙은행들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은 물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주요 금융인들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다보스에 모인 금융인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시장 기대처럼 이뤄질 가능성이 작다는 쪽에 입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대니얼 핀토에서부터 스탠다드차타드 최고경영자(CEO) 빌 윈터스,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루트닉에 이르기까지 주요 인사들이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보다 늦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회장 겸 CEO인 론 오핸리는 시장의 높은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연준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로는 매우 명확했는데, 시장이 왜 이를 배로 늘리고 퍼트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예상했는데, 시장에서는 6차례에 걸친 인하를 기대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들의 신중한 태도는 최근 연준 인사들 견해와 일치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해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한때 확실한 것으로 보였던 3월 인하 가능성은 크게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9.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만 하더라도 이는 90%를 넘기도 했다. 또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도 올랐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치인 4.1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앤 월시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정확히 주류 의견은 아니지만 앞으로 경제가 상당히 약세(softness)로 갈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좀 더 일찍(sooner rather than later) 시작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은 곧 인하를 예상하고 중앙은행들은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중앙은행들의 금리 지침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과 이를 아주 무시하는 것 사이에 중간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들이 올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기는 하겠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더 느리게 움직일 이유들이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지난 16일 월러 이사의 발언 후 연준이 3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이 틀릴 위험이 커졌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올 여름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라가르드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다만 ECB가 여전히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고 불확실성도 있는 데다 일부 지표는 원하는 수준에 있지 않다며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와 관련해 "일어날 가능성에 비해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 싸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USA-BANKS/RATES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ETF 출시에도 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3월까지 떨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증시 상장과 거래에 승인된지 일주일이 됐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기대와 달리 맥을 못 추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 시세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그 이후부터 강한 반등을 예상하고 있어 비트코인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 35분 기준, 비트코인은 4만 26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던 7일 전에 비해 8%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이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어 시세가 본격 상승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이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3거래일 동안 8억7100만달러(약 1조1694억원)가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블랙록(7억2300만달러·약 9708억원)이었고 피델리티(5억4500만달러·약 7318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그레이스케일 ETF에서 11억8000만달러(약 1조 5845억원)가 유출돼 전체 순유입액을 끌어내렸다. 그레이스케일의 유출액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현물 ETF 10곳에서의 순유입액은 20억달러를 조금 넘는다. 약 2년 전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된 후 2거래일 만에 10억달러(약 1조3428억원)가 유입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번 현물 ETF는 부진한 성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렉스 솔루션의 일란 솔롯 디지털 자산 공동 총괄은 "이번 출시(현물 ETF)는 크게 성공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큰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이번 상품은 초라했고 이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 흐름을 통해서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세계 중앙은행들의 첫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점도 비트코인 시세 전망에 부담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번 사이클에서 금리를 빠르게 내릴 이유는 없다고 최근 주장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7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금리인하 시점을 봄이 아닌 여름으로 거론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3월까지 비트코인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에 따르면 매트릭스포트의 마커스 틸리엔 리서치 총괄은 "6월까지 미국 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져 올해는 3∼4회의 금리 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경로를 제시하지 않는 한 비트코인 매도세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3만 8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틸리엔 총괄은 그러나 2분기부터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4만5000달러에 강력한 저항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비트코인 반감기와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1분기 조정장세 후 2∼4분기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2016년, 2020년 평균 추이를 봤을 때 3월 중순까지 3만63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그 해에는 비트코인이 19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1분기에 약세를 보일 때 투자자들이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FT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 한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많은 고객들이 이를 생소하게 느끼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편입을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선 우린 고객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을 도와준다"고 낙관했다.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을 알리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사진=AFP/연합)지난 1달간 비트코인 시세 추이(사진=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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