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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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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출시에도 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3월까지 떨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8 11:52

18일 비트코인 가격 4만2649달러…7일 전에 비해 8% 넘게 하락



선물 ETF보다 못하다는 지적…연준·ECB ‘금리인하 신중론’도 악재



3월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 열려…2분기 본격 반등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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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을 알리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증시 상장과 거래에 승인된지 일주일이 됐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기대와 달리 맥을 못 추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 시세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그 이후부터 강한 반등을 예상하고 있어 비트코인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 35분 기준, 비트코인은 4만 26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던 7일 전에 비해 8%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이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어 시세가 본격 상승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이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3거래일 동안 8억7100만달러(약 1조1694억원)가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블랙록(7억2300만달러·약 9708억원)이었고 피델리티(5억4500만달러·약 7318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그레이스케일 ETF에서 11억8000만달러(약 1조 5845억원)가 유출돼 전체 순유입액을 끌어내렸다. 그레이스케일의 유출액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현물 ETF 10곳에서의 순유입액은 20억달러를 조금 넘는다.

약 2년 전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된 후 2거래일 만에 10억달러(약 1조3428억원)가 유입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번 현물 ETF는 부진한 성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렉스 솔루션의 일란 솔롯 디지털 자산 공동 총괄은 "이번 출시(현물 ETF)는 크게 성공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큰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이번 상품은 초라했고 이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 흐름을 통해서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세계 중앙은행들의 첫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점도 비트코인 시세 전망에 부담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번 사이클에서 금리를 빠르게 내릴 이유는 없다고 최근 주장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7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금리인하 시점을 봄이 아닌 여름으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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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달간 비트코인 시세 추이(사진=코인마켓캡)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3월까지 비트코인 시세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에 따르면 매트릭스포트의 마커스 틸리엔 리서치 총괄은 "6월까지 미국 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져 올해는 3∼4회의 금리 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명확한 경로를 제시하지 않는 한 비트코인 매도세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3만 8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틸리엔 총괄은 그러나 2분기부터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4만5000달러에 강력한 저항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비트코인 반감기와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는 1분기 조정장세 후 2∼4분기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2016년, 2020년 평균 추이를 봤을 때 3월 중순까지 3만63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그 해에는 비트코인이 192%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1분기에 약세를 보일 때 투자자들이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FT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 한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많은 고객들이 이를 생소하게 느끼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편입을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선 우린 고객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을 도와준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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