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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저렴하고 충전소도 많은데…한국, 전기차 판매량 지지부진 이유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기준으로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전기차 충전시설이 풍부하고 전기료 또한 저렴하지만 정작 전기차 시장은 지지부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전기차 혁명의 선두주자로 올라올 만한 모든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수입차 포함)은 15만7823대로 집계, 2022년 15만7906대보다 0.1%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비싼 가격과 고금리 환경이 수요를 둔화시키는 데 일조했지만 안전성 우려와 부족한 급속 충전기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전환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11월 전기차 운전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운전자들은 운행 시 걱정 요소로 '충돌 후 화재'(29.3%), '충전 중 화재'(21.1%) 등 '차량 화재'를 가장 많이 꼽았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화재 우려를 부추겼던 주요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2022년 2월 부산 동래구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충전을 마치고 주차해 둔 전기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벽과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숨졌다. 지난달 23일에는 울산에서 전기차 한 대가 교각을 들이받은 뒤 불이 나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는 점이 운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문을 열어 탈출하는 방법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여전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전업주부 엄모 씨(46)는 “화재 시 수동으로 문을 열지 못해 전기차에서 사망한 운전자도 있다고 들었다"며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뒷자리에 앉은 10살짜리 아들이 문을 못 열면 어떡하냐"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전기료가 저렴하면서 공공 충전소 비율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부족이 운전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전기료는 저렴해 전기차 충전비용 또한 7km당 0.2달러 수준이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한대당 공공 전기차 충전능력이 7키로와트(kW)로, 세계 평균(2.4kW)은 물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3.46kW)도 크게 상회했다. 숫자가 높을수록 충전인프라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전기차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 공공 충전소 중 90%는 저속 충전기라는 점이다. 또 최근에는 화물용 전기트럭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충전소를 점령하고 있어 일반 운전자들의 불만을 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출장을 위해 니로EV, 제네시스 GV60, EV6 등을 이용하는 권모 씨는 “특히 서울 외각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기트럭들이 충전소를 차지하고 있다"며 “더 이상 전기차를 사용하지 않아 팔려고 내놓았다"고 토로했다. 전기트럭 차주들도 낮은 주행거리로 하루에 충전을 5~6회 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삼고 있다. 현대차의 포터2 일렉트릭, 기아차의 봉고3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211km에 불과하며 고속충전기로 완충하는데 약 47분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정부는 충전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전기트럭 중심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했다"며 “현대차는 전기트럭을 생산하는데 옛날 플랫폼을 사용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전기차 화재 우려가 과장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월까지 누적된 전기차 화재 발생 수는 132건으로 집계됐는데 매년 내연기관차에서 약 4000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것과 비교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서학개미들 ‘억장’ 어쩌나…최애 종목 테슬라 주가 ‘털썩’, 이유는?

국내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최고로 애정하는 종목으로 꼽혀온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거듭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오전 한때 전장대비 6.8%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3.65% 내린 181.0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5월 19일(180.14달러)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914억 1000만달러(약 1057조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5766억 4000만달러(약 77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테슬라는 통신용 반도체기업 브로드컴(5820억달러)에 밀려 10위로 떨어졌다. 이날 테슬라 주가 하락에는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 전기차를 더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 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SAP 관계자 말을 인용해 2만 9000대 차량을 보유한 SAP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테슬라 차 가격이 자주 바뀌어 구매 계획 수립이 어렵고, 테슬라가 차량 인도 일정을 제때 맞추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는 테슬라가 올해 작년보다 약 7% 증가한 193만대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295달러에서 225달러로 낮췄다. 앞서 월가 분석가들은 평균적으로 테슬라 올해 인도량을 작년보다 약 20% 늘어난 220만대로 예상한 바 있는데, 파이퍼 샌들러 새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낮아진 것이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이날까지 27.12% 떨어진 상태로,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낙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난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못 박은 이후 한층 심화되고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또 ‘파월’…MS·메타·테슬라 등 주가↓ 엔비디아는 독주

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4.30p(0.71%) 하락한 3만 8380.1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0p(0.32%) 밀린 4942.81로, 나스닥지수는 31.28p(0.20%) 내린 1만 5597.68로 마감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연준 당국자들 발언과 지난주 발표된 강한 미국 고용 보고서, 기업 실적 등을 소화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방송된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강한 만큼 언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신중함"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로 내려가고 있음을 지표를 통해 계속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도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3월 인하가 “가능성이 가장 크거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느리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미국 1월 고용은 이런 파월 의장 발언을 뒷받침해줬다. 미국 1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35만 3000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18만 5000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강한 고용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춘다. 최근 연준 당국자들 발언도 강한 지표로 인해 더욱 신중해졌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통화정책이 생각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크게 밀어내리지 않는 수준이라 금리를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지난 수개월간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가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전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금리 인하를 위해 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시장은 기업들 실적도 주시했다. 맥도날드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발표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2% 이상 올랐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 상장 기업 중 46%가량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2%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이는 5년 평균인 77%와 10년 평균인 74%를 모두 밑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적 발표 기업들은 예상치를 2.6% 웃도는 EPS를 발표해 4분기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주에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데서 개선된 셈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52를 웃돌았다. 이날 수치는 12월 기록한 50.5보다 2.9p 높은 수준이다. 미국 서비스업 PMI는 13개월 연속 50을 웃돌아 확장세를 유지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헬스와 기술을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유틸리티, 자재, 부동산 관련주는 2% 이상 떨어졌다. 보잉 주가는 미인도 737맥스 여객기에 추가 결함이 발견돼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1% 이상 하락했다. 스냅 주가는 전체 인력 10%가량인 500명가량을 해고한다고 밝히면서 1% 이상 하락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 주가는 지난 금요일 피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10% 이상 내렸다. 타이슨푸즈 주가는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마약 복용설과 독일 고객사 SAP 거래 중단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엔비디아 목표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3%, 메타가 3.2%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강한 경제 지표에도 여전히 미국 경제 금리 인상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애덤 헤츠 글로벌 멀티 에셋 헤드는 마켓워치에 “연착륙 얘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역사적인 수준의 금리 인상이 가져올 엄청난 영향을 완전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3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16.0%를 기록했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1.7%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8p(1.30%) 내린 13.67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中, 지준율 0.5%p 인하…“188조원 유동성 공급”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해 당초 예고대로 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공고문을 통해 “5일부터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8조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4일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것을 그대로 시행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4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진 이번 조정은 지준율 인하 폭을 종전보다 한층 키웠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또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1.95%)를 통해 1000억위안(약 18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위안 가운데 4000억위안만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난 뒤로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물가까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으로 동결하면서 금리 조정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지준율 인하는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침체한 경기를 반등시키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3월에 금리 안내려…인하 폭도 작을 것”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금리인하 폭 또한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CBS의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해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는 금리를 언제 내려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지속가능한 식으로 내려가는 증거를 더 확인하고 싶다"며 “우리의 자신감은 더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자신감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중히(prudent)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더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2%로 내려가고 있음을 지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에 대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우리는 경제가 좋은 상황이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선물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월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FOMC 회의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그는 또 연준이 올해 금리 전망치를 “극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당시 점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세 차례의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총 1.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어 “3월 FOMC에서 전망치를 업데이트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전망치를 극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1월 FOMC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우리는 실물 경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미국인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정치적인 요인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 달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며, 지정학적 위기 등 외부 충격으로 경제가 궤도를 벗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미국 경제 여파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오일보단 빅테크”…역대급 실적·주주환원에도 외면받는 美석유공룡

미국의 빅오일(거대 석유회사)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못지 않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률은 이들에 비해 한참 뒤쳐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주식 시장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빅오일은 국제유가 하락장에도 10여 년 전 전성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익을 내고 있는 동시에 올해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더 많은 현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을 예고했지만 주가 상승률은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36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22년도 연간 순이익 557억달러보단 감소했지만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셰브런의 지난해 순이익은 214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전년도(355억달러)보다 줄었지만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이 두 회사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지난해 주주환원을 통해 587억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그 결과 두 회사의 주주환원 규모는 S&P500 상위 10대 기업(엑슨모빌 4위·셰브런 7위)에 속하기도 했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트프가 1~3위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빅테크를 제외할 경우 엑슨모빌은 S&P500 상장사 중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셰브런은 실적발표에서 올해 분기 배당률을 8%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엑슨모빌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지난해 175억달러에서 올해 20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수익성 또한 안정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현재 미국 퍼미안 분지와 남미 가이아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배럴당 최대 40달러 떨어져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을 통해 유가하락에 대비할 수 있고 엑슨모빌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트레이딩 사업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엑슨모빌과 셰브런 주가는 지난 2일 각각 0.41% 하락, 2.94% 상승 마감했다. 같은날 주가가 각각 20%, 8% 치솟은 메타플랫폼(메타), 아마존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이들의 뛰어난 성과는 빅테크로부터 밀리는 것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특히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에 오른 점, 석유 소비가 최소 2030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섹터가 S&P 500 지수에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3.7%에 불과하다. 반면 기술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다. 4400억달러를 운용하는 누버거 버먼의 제프 윌 선임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에 대한) 그린라이트여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석유공룡이 증시에서 외면받는 배경엔 투자자들이 빅테크를 미래 산업을 주도할 기업들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잠재적인 이익 성장을 제공하는 반면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빅오일에 위협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미국 석유기업들의 증산 드라이브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질 수 있으며 사우디 또한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물량을 풀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제 사우디는 과거 2014년, 2020년에 원유 공급을 대폭 늘려 유가를 폭락시킨 바 있다. 석유사업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창립자는 “메타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데본에너지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를 합친 것으로 이는 투자자들로 주목을 받는다"며 “셰브론은 '퍼미안 분지에서 사업을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부분에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석유기업들이 마침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윌 애널리스트는 “석유의 희소성이 부각돼야 에너지 섹터 주가가 더 높은 수준에 거래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안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산업이며,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라며 “인내심이 있는 주주들에겐 가치투자의 진정한 기회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엑슨모빌과 셰브런 주가는 각각 0.38% 하락, 1.85% 상승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당선될라”…미 대선결과에 벌벌 떠는 중국 투자자들

중국이 경기 둔화, 증시 하락, 부동산 침체 등 다양한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은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 등 중국 내 고객들과 접촉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투자노트를 통해 “현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에 미칠 영향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경제 공격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對)중국 최혜국 대우 폐지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에 중국 수입품에 40% 이상의 연방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 회장은 미국 대선이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투자, 기술이전, 무역 등에서 중국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정책을 수용했을 뿐 아니라 이를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중국이 만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부과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얼마나 이행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가 10점 척도(0은 코로나19 봉쇄로 어려웠던 2022년, 10은 중국 경제 회복세로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1분기)를 사용해 올해 전망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응답자 12명 가운데 절반이 0점이라고 답했으며 나머지도 평균 3점을 줬다. 중국 내 투자자들은 이외에도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와 중국 증시에 대한 역외 투자자들 견해를 알고 싶어 한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이에 비해 역외 투자자들은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는지와 중국 당국의 디플레이션 대처 방안 등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돼 있었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 CSI 300 지수는 지난 한 주에만 4.6% 하락했는데 이는 2022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6.2% 급락해 2018년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조작 천국’ 일본차 또 부정···신뢰 타격에 국산차 반사이익 기대

토요타 연이은 '인증 스캔들'···79만대 리콜 미쓰비시 연비 조작 등 여파 지속···현대차·기아 이미지 상승 글로벌 1위 자동차 생산 업체인 일본 토요타가 '조작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일본차 브랜드들이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 연비를 포함한 각종 인증에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어 국산차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 신뢰를 배신하고 인증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일로 받아들인다"며 “고객을 비롯해 이해관계자 여러분에게 심려와 폐를 끼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직기(도요타 인더스트리즈), 다이하쓰, 히노자동차 등 그룹사의 잇따른 품질 인증 부정 문제가 발생하자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인 것이다. 앞서 토요타 그룹사 토요타자동직기는 부정행위를 저지르다 적발됐다. 이들이 생산하는 디젤엔진 품질인증을 위한 출력시험 등을 허위로 통과한 것이다. 토요타 측은 이에 따라 문제의 엔진이 탑재된 랜드크루저 프라도 등 10개 차종의 출하 중단을 결정했다. 다른 자회사 다이하쓰도 작년 4월 부정한 품질인증 문제가 불거져 아직 조사를 받고 있다. 추가 조사를 거쳐 1989년부터 64개 차종의 충돌·배기가스·연비 시험 등 과정에서 174건의 부정이 이뤄진 사실이 밝혀져서다. 작년 12월부터 다이하쓰의 일본 내 4개 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토요타의 다른 자회사인 히노자동차도 지난 2022년 배출가스·연비 조작이 드러나 형식 지정이 취소됐다. 토요타 그룹사들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형식의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일본차 브랜드들 분위기도 비슷하다. 지난 2016년 일어났던 미쓰비시 연비조작 사태는 아직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미쓰비시는 당시 경차 4개 차종의 연비를 부풀리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한당국이 조사에 들어가니 1991년부터 법령을 따르지 않는 측정법을 사용, 2006년 이후 판매한 모든 차종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쓰비시는 결국 닛산에 매각됐다. 안전 문제에 따른 리콜도 계속되고 있다. 토요타는 에어백이 폭발해 운전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5만대를 최근 리콜하기로 했다. 작년 12월에는 에어백 센서 문제로 아발론, 캠리, 라브4 등 112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저마다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는 힘들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장기 저성장이 계속되며 경영과 회계 분야에서 각종 거짓말이 난무하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그동안 고베 제강, 도레이, 히타치 등 굵직한 기업들이 스캔들을 일으켰다. KYB와 가와킨 홀딩스 등은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지진 대비 장치를 건물에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요리우리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일단 궁여지책으로 현지 완성차 공장 가동시간 상한을 원칙적으로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생산 현장에서 여유를 갖고 작업할 수 있게 해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특히 토요타는 신차 개발과 생산 일정도 조율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계 신차 생산량의 10%를 줄일 수 있다는 보도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국산차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이 전세계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와중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9년 토요타가 미국에서 380여만대 가량 대규모 '안전 리콜'을 실시했을 당시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를 본 적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글로벌 증시전망] ‘연준·은행 위기’ 악재에도 계속 오르는 뉴욕증시…닷컴버블 우려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 지수들이 이번 주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3만 8654.2, 4958.61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9번째,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만 5628.9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11월(1만 6212.23)과 3% 정도의 차이가 있다. 지난 주는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이벤트들로 가득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올라 미 국채금리가 덩달아 급등한 점도 주식투자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35만 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18만 5000명)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지난해 말 비농업 부문 고용 수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증가 폭이 전문가 예상치의 2배에 달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보다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미국 지역은행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한 주에만 주가가 42% 가량 폭락한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4분기 2억52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고 최근 밝혔다. 이 은행은 직전 분기까지만 해도 1억720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이에 따른 지역은행 불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빅테크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것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메타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해 지난 2일 하루에만 주가가 20% 이상 치솟았다. 아마존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주가가 8% 가까이 올랐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뉴욕증시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와중에 블룸버그통신은 빅테크간 실적이 엇갈린 점을 고려해 증시 분위기가 2000년 닷컴버블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주 빅테크 실적발표에서 메타와 아마존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은 모두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다. 실적 부진은 기대감이 현실을 앞서는 위험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7대 빅테크인 '매그니피센트7'의 현재 주가는 수익 대비 48배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S&P 평균을 두 배 넘게 웃돌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전략가들도 빅테크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과거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며 기술주들의 추가 상승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에 지난 2일까지 6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과거 2022년 4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기술업종 외 다른 업종의 기업실적이 예고됐다. 미국 산업군 전반적으로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레인메이크 정권의 그레그 마틴 공동창립자는 빅테크 실적과 관련해 “결론짓기 이르지만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기업들도 호실적 발표에 참여해 전반적인 랠리를 보고싶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고용지표 악재’ 짓누른 빅테크…다우·S&P500 또 신고가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미 빅테크(대형기술기업)들의 호실적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4.58포인트(0.35%) 오른 3만8654.4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2.42포인트(1.07%) 상승한 4958.61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67.31포인트(1.74%) 상승한 1만5628.9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9번째,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미 증시 강세는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대형 기술주가 견인했다. 메타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장 대비 20.3% 급등 마감했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메타의 시가총액은 하루 새 1968억달러나 불어났다. 이 같은 시총 증가는 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선 일간 최대 시총 증가 기록은 애플이 지난 2022년 11월 10일 세운 1909억달러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1년 전보다 매출이 10% 이상 증가하고 클라우드 서비스(AWS) 매출 증가율이 전 분기를 넘어서면서 이날 7.9% 급등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의 계속된 적자에도 1년 전보다 매출은 25%, 총이익은 200% 급등했다. 특히, 창립 이후 처음 배당을 실시하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전장 대비 20.3% 급등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1월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이날 올해 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35만3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 폭이 전문가 예상치(18만5000건)의 2배에 달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보다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통상 기술주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이날 빅테크의 호실적이 뒷받침한 강세장을 꺾지는 못했다. 내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투자리서치 책임자는 “강한 증시 상승세가 거의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남은 상황"이라며 “금리인하 전망 변화조차 상승 모멘텀을 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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