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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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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전망] ‘연준·은행 위기’ 악재에도 계속 오르는 뉴욕증시…닷컴버블 우려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4 12:12
미 월가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 지수들이 이번 주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3만 8654.2, 4958.61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9번째,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만 5628.9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11월(1만 6212.23)과 3% 정도의 차이가 있다.


지난 주는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이벤트들로 가득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올라 미 국채금리가 덩달아 급등한 점도 주식투자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35만 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18만 5000명)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지난해 말 비농업 부문 고용 수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증가 폭이 전문가 예상치의 2배에 달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보다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미국 지역은행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한 주에만 주가가 42% 가량 폭락한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4분기 2억52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고 최근 밝혔다. 이 은행은 직전 분기까지만 해도 1억720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이에 따른 지역은행 불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빅테크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것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메타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해 지난 2일 하루에만 주가가 20% 이상 치솟았다. 아마존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주가가 8% 가까이 올랐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뉴욕증시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와중에 블룸버그통신은 빅테크간 실적이 엇갈린 점을 고려해 증시 분위기가 2000년 닷컴버블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주 빅테크 실적발표에서 메타와 아마존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은 모두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다.


실적 부진은 기대감이 현실을 앞서는 위험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7대 빅테크인 '매그니피센트7'의 현재 주가는 수익 대비 48배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S&P 평균을 두 배 넘게 웃돌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전략가들도 빅테크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과거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며 기술주들의 추가 상승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에 지난 2일까지 6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과거 2022년 4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기술업종 외 다른 업종의 기업실적이 예고됐다. 미국 산업군 전반적으로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레인메이크 정권의 그레그 마틴 공동창립자는 빅테크 실적과 관련해 “결론짓기 이르지만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기업들도 호실적 발표에 참여해 전반적인 랠리를 보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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